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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일 21시 53분 등록

추천사

시인이 죽었다.

가난과 결핍으로 굶어 죽었다.

이 풍요의 세상에 먹지 못해 죽어 없어졌다.

고통 받으며 투쟁하고

사랑하고 노래하는 것이 그 몫인 시인이 사라졌다.

승리의 기쁨을 부르는 사람도

패배의 아픔을 세상에 나눌 사람도

빵맛도 보고

피 맛도 아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눈물에서

입맞춤까지

고독에서 민중에 이르기 까지

그 모든 것을 시속에 살려 놓던 시인이 죽었다.

추위에 얼어 죽고

결핍에 굶어 죽었다.

오직 시만을 위해 살고

시맛에 살던 위대한 시인들이 죽었다.

- 시와 투쟁을 위해 살았던, 그리고 그 이상을 원하지 않았던 시인 네루다를 기리며

어느 날, 꽃피는 작년 봄 어느 날, 우리는 문득 시가 그리웠습니다. 삶을 두려움과 흥분의 모험 길로 만들고, 폭풍같은 진짜 사랑을 원하는 순간 시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 때 우리의 가슴을 비처럼 적시고, 영혼을 뿌리 뽑듯 휘몰아친 시 한 편씩을 들고 모여보자 했습니다. 우리는 계곡의 물이 차고 맑은 그 아름다운 산에서 가지고 온 시를 한 편씩 읽기 시작했지요. 그 유치한 향연이 끝나고 나자 묘한 향기가 오래 감돌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모두 '내 인생의 시 한편'을 가지고 모이라고 선동해 보았습니다. 시라는 것을 다 잊고 사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그 사람들이 가슴에서 시 하나씩을 꺼내 들고 나타난 것이지요. 우리는 그 시들을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이 시집이 만들어 지게 되었습니다.

유치하여 우리의 눈물을 자아내는 시, '아버지' 하고 부르게 하는 시, 엎어졌다 다시 시작 하게 하는 시,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을 수 있다고 선동하는 시, 그리움 손때처럼 묻어나는 시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대중이 뽑은 시'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바로 당신 손에 지금 들려있는 이 시집입니다.

우리는 이 시들이 봄날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어려워 무너진 마음 곁에 피어나는 작은 꽃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나도 살아야겠다 다시 참 잘 살아봐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혹은 참으로 기쁜 마음에 그 기쁨을 더하는 축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혹은 우리의 잘못을 밝히는 등불 하나, 잘못가던 어두운 길을 되돌아서 나올 수 있는 용기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 삶도 이 시 한편 같기를 바라는 피같은 마음 하나 생겼으면 합니다. 여럿이 모여 마음을 담았으니 그리되겠지요. 꼭 그리되겠지요.

그리하여 세상의 시인들에게 이렇게 기원합니다.

"우리 마음 속 시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이 죽었던 당신들을 살려 내길 바랍니다. 이제 다시는 굶지 않고 주옥같은 시를 써서, 시를 씀으로도 먹고 살 수 있기를, 그리하여 영혼을 이끄는 삶의 전령관이 다시 되어 주기를 희망합니다. 그대들이 '마음의 피로써 글을 쓰면 우리는 그것이 곧 영혼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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