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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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 자연법칙
하이럼 스미스
1. 시간 기근
나는 책을 읽을 때 000하는 법칙, 000을 위한 원칙 같은 'How to'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류의 책들은 대개 문제의 본질보다는 현상에 집착한 솔루션을 내놓는다. 물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순 없다. 실무적인 스킬이나 이론을 습득할 때, 유경험자의 잘 정리된 조언은 중요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영역이 우리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태도, 자기 성찰적인 내용을 다룰 때에는 사뭇 얘기가 달라진다. 개인에게 저자의 생(生)의 철학과 그 부산물들이 끼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이럼 스미스의 ‘10가지 자연법칙’이란 책은 아주 신중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 갈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우리가 ‘시간 기근’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로 서두를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일상의 모든 일은 그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일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허덕대는 사람들 또한 더욱더 많아지고 있다.
시간이 없다고,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고 다들 아우성이다. 혹자는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시간 기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시간 기근’을 탈피하기 위해 큰돈을 들여 획득한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면 인정할 수 있겠는가. 가장 쉬운 예로 인터넷과 휴대폰을 들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더 빨리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터넷은 보물섬이고 유토피아다. 철지난 원피스 하나를 사기 위해 지친 몸을 끌고 백화점을 헤맬 필요도 없고, 언제 어느 장소에서든 혼자 조용히 이어폰을 꽂고 영화 한 편을 감상할 수도 있다.
휴대폰은 어떠한가. 태평양 너머의 상사와도 언제든 휴대폰을 통해 긴급사항을 전달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신성불가침의 화장실 안에서도 어젯밤 먹은 스파게티가 어떻네 하며 친구와 수다를 떨 정도다.
이처럼 인터넷과 휴대폰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우리의 시간을 아껴 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해 보자. 과연 그러할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넋 놓고 클릭만 하다가 몇 시간을 날려 본 경험은? 인터넷 기사 속 연예인들 가십에 온 종일 히죽거렸던 경험은? 혹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친구들 전화를 받느라 정작 자기 일을 시간 내 끝내지 못했던 낭패는?
우리는 이처럼 쉽게 속는다. 근본 없이 속도와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그러면서 다시 말한다. 시간이 없다고. 하루가 너무 정신없이 지나간다고.
인생살이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고 복잡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컨트롤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재정립하기 위해 또다시 돈과 시간을 들여 이와 관련된 책과 세미나에 투자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노력들은 또 다른 ‘시간 기근’을 양산하는 것으로 종결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시간이 없어 문제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면, 문제의 근간인 ‘시간’을 이해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동안 우리가 감쪽같이 속고 있었던 시간의 양면성에 대해서 말이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시간 가뭄’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흉하게 벌어지고 갈라진 시간의 틈새에 촉촉한 물길을 대어 줘야 한다. 일상 속에 숨어 있던, 놓치고 있던 시간을 찾아내 촉촉한 단비를 내려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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