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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8일 02시 17분 등록
 옛 사람들은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라고 하는 ‘무감어수’(無鑒於水)의 경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그것이 바로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감어인’(鑒於人).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과의 사업 속에 자신을 세우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비추어보기를 이 금언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어깨동무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살아가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鑒於人). 저는 10년 가까이 한 사람에게 나를 비추어 왔습니다. 바로 제 평생의 스승님이십니다. 그 분의 글을 닮고 싶었고, 말을 닮고 싶었으며, 그 분의 삶을 닮고 싶었습니다. 허나 이미 오래 전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다움으로 제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승님에게 저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건 미련도 아니고 추종도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그 분에 대한 제 사랑이고 저에 대한 제 자신의 사랑입니다.

책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鑒於書). 책은 저를 비출 수 있는 중요한 또 하나의 거울입니다. 좋은 책은 좋은 친구였고 스승이었습니다. 학교보다 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고, 책을 통해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 읽기를 넘어 쓰기 시작하면서, 저와 제가 쓰는 책은 서로를 비춰주고 있습니다. 제가 맑아지는 만큼 제 책도 맑아질 것이고, 그 책을 보며 좀 더 맑은 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좋은 책은 자신을 비출 수 있는 좋은 거울입니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좋습니다. 이 말은 좋은 책일수록 가까이 두고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좋은 책 중에서도 으뜸인 것은 언제 읽든 좋습니다. 이런 책 많지 않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나무야 나무야’가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에 읽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 계절이 어떤 시기에 있든, 이 책은 바르고(善) 아름다운(美) 친구(盡善盡美)가 되어 줍니다.
IP *.25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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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6.18 23:35:31 *.12.130.125
맞아요. 사부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 간직한 체, 선배는 선배만의 멋진 길을 만들어 가고 있음이
너무도 잘 보여요.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후배들은 또 닮아가고 싶어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선배 계속 홧팅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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