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승완
  • 조회 수 1175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9년 6월 18일 02시 17분 등록
 옛 사람들은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라고 하는 ‘무감어수’(無鑒於水)의 경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그것이 바로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감어인’(鑒於人).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과의 사업 속에 자신을 세우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비추어보기를 이 금언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어깨동무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살아가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鑒於人). 저는 10년 가까이 한 사람에게 나를 비추어 왔습니다. 바로 제 평생의 스승님이십니다. 그 분의 글을 닮고 싶었고, 말을 닮고 싶었으며, 그 분의 삶을 닮고 싶었습니다. 허나 이미 오래 전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다움으로 제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승님에게 저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건 미련도 아니고 추종도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그 분에 대한 제 사랑이고 저에 대한 제 자신의 사랑입니다.

책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鑒於書). 책은 저를 비출 수 있는 중요한 또 하나의 거울입니다. 좋은 책은 좋은 친구였고 스승이었습니다. 학교보다 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고, 책을 통해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 읽기를 넘어 쓰기 시작하면서, 저와 제가 쓰는 책은 서로를 비춰주고 있습니다. 제가 맑아지는 만큼 제 책도 맑아질 것이고, 그 책을 보며 좀 더 맑은 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좋은 책은 자신을 비출 수 있는 좋은 거울입니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좋습니다. 이 말은 좋은 책일수록 가까이 두고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좋은 책 중에서도 으뜸인 것은 언제 읽든 좋습니다. 이런 책 많지 않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나무야 나무야’가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에 읽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 계절이 어떤 시기에 있든, 이 책은 바르고(善) 아름다운(美) 친구(盡善盡美)가 되어 줍니다.
IP *.251.74.213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09.06.18 23:35:31 *.12.130.125
맞아요. 사부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 간직한 체, 선배는 선배만의 멋진 길을 만들어 가고 있음이
너무도 잘 보여요.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후배들은 또 닮아가고 싶어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선배 계속 홧팅이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198317
818 북리뷰4주차-기억 꿈 사상 file 이은주 2010.03.08 7535
817 <북리뷰>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온다-『2020 부의전쟁 in ... 구름을벗어난달 2011.01.17 8628
816 <북리뷰>풍경 너머로 흔들리는 부성의 부재-『내 젊은 날의... 구름을벗어난달 2011.02.01 9180
815 다산이 걸어간 '사람의 길' -『뜬 세상의 아름다움』 현운 2009.10.30 9234
814 [먼별3-19]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예술 너... 수희향 2011.02.10 9285
813 신화와 인생 북 리뷰 file narara 2010.02.15 9700
812 8기 예비 연구원 (1) 헤로도토스의 역사 : 진성희 file 샐리올리브 2012.02.19 9800
811 16.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 얻는 삶의 지혜 관리자 2011.12.01 9843
810 [7기 연구원지원]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읽고서 file 박주선 2011.03.14 9952
809 서른 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나리 2009.08.12 9987
808 10기 2차 레이스 4주차-괴테와의 대화(이은심) file 왕참치 2014.03.03 10002
807 하프타임 - 밥 버포드 나리 2009.06.06 10196
806 [먼별3-21] <자크 아탈리의 "살아남기 위하여"> 미래사회 7... 수희향 2011.02.16 10215
805 책을 읽으며 나우리 2008.10.22 10259
804 [소개글] 4개의 통장 - 고경호 거암 2009.01.09 10262
803 조금 더 고집쟁이여도 괜찮아(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 칠월토끼 2012.02.07 10297
802 젊음의 탄생 - 이어령 나리 2009.07.14 10308
801 구본형의 THE BOSS ★ 쿨한 동행 (김미성) 기대이상 2009.02.16 10311
800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맑은 2009.01.29 10360
799 9기 레이스 2주차 : 법의 정신 - 이효은 file 꽃마리 2013.02.11 1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