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현운
  • 조회 수 445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6월 23일 07시 35분 등록

"기적은 아무런 노력이나 혼란 없이 저절로 최상의 상태로 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그런 기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우리가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은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망치고 싶어 하는 심각한 혼란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 뒤에 일어난다.
우리 안에는 이런 혼란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인함이 숨어 있다."

 - 피터 센게, 『통합의 리더십』을 추천하며

어제 만난 그녀는 힘겨워했습니다. 남자 친구 때문입니다. 둘의 관계는 원만했지만, 남자 친구의 어떤 한 가지 면이 가끔씩 그녀를 무척 힘겹게 했습니다. 남자 친구는 사려 깊은 듯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꺼렸고, 친절했지만 여자 친구의 진심어린 조언은 마다했습니다. 그녀가 힘들어하는 문제는 그의 고질적인 모습입니다. 미루는 습관, 불쑥 약속을 취소하는 책임감 없는 태도, 사소한 일들로 인해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함.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가 먼저 변화하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에게 책을 권하는 것은 변화를 강요하는 것이었고, 남자 친구에게 은근히 누군가의 좋은 모습을 들려주는 것은 그의 심기를 건드릴 뿐입니다. 그녀도, 나도 답답했습니다. 우리는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그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침묵으로 동의했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을 실감하던 날이었습니다.

 

사랑은 힘겨운 것입니다. 조금 주는 것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전부를 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을 시도하는 모든 이들이 ‘자아의 붕괴‘와 ‘사랑의 붕괴‘ 중 하나를 경험합니다. 자아의 붕괴를 선택하는 이들은 사랑을 이루어냅니다.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자아의 붕괴입니다. 자신의 이기심과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니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자아의 붕괴를 회피하면 사랑이 붕괴됩니다. 스스로 자아의 붕괴를 선택하여 사랑을 지켜내는 일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으니까요.

 

변화도 기적이요, 사랑도 기적입니다.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기적.
기적은 그냥 일어나지 않습니다.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적이지만, 꾸준한 노력과 혼란을 이겨내는 강인함으로 기적을 꿈꿀 수는 있습니다. 나는 그녀가 지혜로운 선택을 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강인함과 심각한 혼란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지닌 강인함은 모든 사람들이 가진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기적을 기대하고 꿈꿀 수 있습니다.

IP *.135.205.13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92141
158 8기 예비연구원(허정화) 내 인생의 시33편 file [13] 난다 2012.03.12 6244
157 [8기 지적레이스 4주차/ 정나라] 음악이 깃든 시, 33 file [10] 터닝포인트 2012.03.12 4538
156 [8기 지적레이스 4주차/ 정나라] 음악이 깃든 시- 부록: ... 터닝포인트 2012.03.12 5141
155 [8기 지적레이스 4주차/ 정나라] 음악이 깃든 시- 부록: ... [11] 터닝포인트 2012.03.12 13139
154 일곱 편의 외운시 [7] 부지깽이 2012.03.15 5313
153 나누고 싶은 時 그리고 詩 라비나비 2012.04.09 4447
152 [그림책] 적 - 누가 적인가? file 한정화 2012.05.11 5091
151 [그림책] 우리도 가끔은 하느님이예요 file 한정화 2012.05.16 4527
150 성찰보다 중요한 것 훈습-김형경, 만 가지 행동 명석 2012.05.30 7011
149 이경희, 에미는 괜찮다 명석 2012.05.30 4581
148 한 범생이법학자의 글로 푸는 욕망-김두식, 욕망해도 괜찮아 명석 2012.05.30 4465
147 쓸쓸한 생의 찬미-류시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3] 명석 2012.05.30 6153
146 니케의 미소를 보았는가/김성렬 [2] 써니 2012.07.26 4574
145 나도 그처럼 - 오에 겐자부로,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 명석 2012.07.31 4523
144 [오에 겐자부로에서 시작하는 일본문학] 수희향 2012.08.25 4748
143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일본의 셰익스피어 수희향 2012.08.25 4832
142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너무 순수해서 동화될 수 ... 수희향 2012.08.25 4882
141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시리도록 하얀 동양의 서정성 수희향 2012.09.06 4608
140 김호기의 『시대정신과 지식인』 file [1] 이희석 2012.10.16 4632
139 늦지 않았다. – 한명석 – 북하우스 [1] yeajonghee 2012.11.06 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