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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일 00시 00분 등록

데카르트의 근대합리주의는 의미 있는 것은 인과관계와 정량화라고 여겼다. 과학이란 인과에 대한 지식이며 의미 있는 것은 양이라고 했다. 전체는 부분의 합이며 더 나아가 부분에 의해 규정된다고 했다. 이 데카르트의 근대합리주의가 350년간 서양을 풍미하고 세계를 지배했다. 진정으로 믿는 철학자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근대합리주의라고 불리게 된 시대의 세계관은 데카르트의 것이었다.
- 우에다 아츠오 『피터 드러커 다시 읽기』 p.94


천동설을 지동설로 바꾸었던 코페르니쿠스처럼, 시대를 풍미하는 정신을 바꾸어 인류에게 진보를 선물하는 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데카르트도 그런 위대한 일을 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장악했던 것은 이성이 신앙과 분리되지 않은 스콜라 철학이었지요. 데카르트는 이성을 신앙에서 분리하여, 확실한 사유 주체로서의 이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성의 발견은 인류에게 과학기술의 진보와 경제사회의 발전을 선물했습니다. 맹목적인 믿음의 상태를 벗어나 논리적으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의 확실한 진리가 필요했습니다. 한 가지만 확실해지면 거기에서 인과관계를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데카르트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임을 발견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성의 힘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인류를 구원하지 못했습니다. 이성이 인류에게 진보만을 안겨다 준 것은 아니었던 게지요. 과학 기술의 발달이 만들어낸 최신 무기는 두 번의 세계 대전을 통해 근대 문명을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데카르트의 전제처럼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욕망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말은 인간의 사유에 욕망이 개입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만물은 데카르트가 주장한 이성과 논리만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역동적인 관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주체의식을 발견했지만, 그것을 너무 강조한 결과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체, 마음과 신체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을 단절”시켜버렸습니다. 근대합리주의의 결함은 이원론의 모습으로 20세기 내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1957년에 이미 드러커는 이렇게 썼다. “우리들은 어느 틈엔가 근대합리주의라는 시대로부터 이름도 없는 새로운 시대로 이행했다. 어제까지 근대합리주의라 부르고 최신의 것으로 여긴 세계관, 문제의식, 근거가 모두 의미를 상실했다.” 『내일의 이정표(Landmarks of Tomorrow)』
드러커는 여기에 덧붙여 언어는 근대합리주의의 것 그대로이며 현실과 행동만이 탈근대합리주의로 이행했다고 본다. 즉 우리가 말하는 것은 350년간 지속된 세계관인데 보고 있는 것은 수단도 도구도 언어도 없는 현실의 세계라는 것이다.
- 우에다 아츠오 『피터 드러커 다시 읽기』 p.90


근대합리주의의 한계를 파악한 철학자들과 현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엔트로피』에서 기계적 세계관의 종말을 선언했고, 후설은 근대 합리주의는 세계에 대한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합니다. 데카르트에 대항하여, 세계는 객관적이지도 않고, 인간의 인식은 완전하지 않다는 견해를 펼친 것입니다. 드러커 역시, 근대합리주의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탈근대합리주의 사회의 도래를 주장합니다. 드러커의 많은 저서들은 탈근대합리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효과적인 도구와 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이었지요. 요컨대, 탈근대합리주의는 드러커 저작들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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