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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일 00시 09분 등록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 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유홍준 지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중에서

얼마 전 여행을 떠나며 배낭에 책 3권을 넣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입니다. 인문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스테디셀러인 이 책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여행을 즐기지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늦게 읽었지만 적기에 읽은 듯합니다. 이제는 여행과 우리의 문화유산 그리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며 유홍준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미적 안목에 감탄했습니다.

책에서 유 교수님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여행 중에 이 말을 자주 되 내었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아주 작은 비석’ 앞에 섰을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삶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앎이 비석을 보자 깊은 느낌을 촉발했고, 그로 인해 눈에 보이는 비석 너머의 뭔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비석은 자연산 너럭바위인데 노무현 전대통령과 잘 어울렸습니다. 비석에는 소박한 글씨체로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비석 건립에 힘쓴 사람들의 안목에 감사했습니다. 이 비석을 준비한 위원회의 장이 바로 유홍준 교수님이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비석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와 잘 어울리는 비석이어서 다행인데, 그게 더 슬펐습니다. 비석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천둥이 내리쳤습니다. 그러나 비로 제 가슴을 씻을 수 없었고, 천둥도 제 느낌을 쪼갤 수 없었습니다. ‘비야 더 내려라. 천둥아 더 세게 쳐라.’ 비석을 바라보던 시간과 장면,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슬픕니다. 오랫동안 그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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