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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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다른 행정관들에 비해 비공개, 비공식 석상에서 대통령님을 뵙고 말씀을 들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똑같았습니다. 공개석상에서 하는 말씀이나 비공개석상에서 하는 말씀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런 말씀은 여기서만 하시고 공개석상에서는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 ‘괜한 시비만 불러올 텐데’ 싶은 말씀도 나중에 공개석상에서 그대로 하셨습니다.
발언에 대한 평가나 시비를 떠나, ‘무대 앞’과 ‘무대 뒤’의 말이 다르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아는, 당신이 접한 그 노무현이 그 노무현입니다.
- 김상철, 전 청와대 행정관
- 유시민, 진중권, 홍세화 외 지음,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에서 재인용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 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씩씩한 남자였다. 스스로에게 당당했고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상대했다. 난 그를 정치인이 아니라, 그렇게 한 사람의 남자로서,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써 좋아했습니다. 이 분의 삶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정면 승부하는 용기, 국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소박함, 강자보다 약자의 편에 서는 마음. 제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분의 삶 자체가 메시지였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자, 그의 세련되지 못한 말이나 행동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삶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중에서 어떤 분들은 “정치권력의 최정점인 대통령이 되어서 왜 권력을 분산시키고, 검찰과 경찰을 자기 권력의 무기로 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정치개혁이든 어떤 개혁이든 더 강하게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아쉬워합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노 전 대통령의 신념에 맞지 않습니다. 신념에 철저한 사람은 목적을 위해 신념에 반하는 수단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왜 권력을 휘두르지 못했냐?”는 질문에 대해 “과거의 썩은 다리로 미래의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봉하마을에 갔을 때, 사진 한 장, 글 한 자 남기지 못했습니다. 인사도, 절도 못했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이고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이기 때문에 정치개혁은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라는 당신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우리나라 정치를 위해 욕과 투표 말고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어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제 신념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살고 있을 때, 그때 다시 와서 인사를 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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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에 대한 평가나 시비를 떠나, ‘무대 앞’과 ‘무대 뒤’의 말이 다르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아는, 당신이 접한 그 노무현이 그 노무현입니다.
- 김상철, 전 청와대 행정관
- 유시민, 진중권, 홍세화 외 지음,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에서 재인용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 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씩씩한 남자였다. 스스로에게 당당했고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상대했다. 난 그를 정치인이 아니라, 그렇게 한 사람의 남자로서,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써 좋아했습니다. 이 분의 삶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정면 승부하는 용기, 국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소박함, 강자보다 약자의 편에 서는 마음. 제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분의 삶 자체가 메시지였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자, 그의 세련되지 못한 말이나 행동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삶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중에서 어떤 분들은 “정치권력의 최정점인 대통령이 되어서 왜 권력을 분산시키고, 검찰과 경찰을 자기 권력의 무기로 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정치개혁이든 어떤 개혁이든 더 강하게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아쉬워합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노 전 대통령의 신념에 맞지 않습니다. 신념에 철저한 사람은 목적을 위해 신념에 반하는 수단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왜 권력을 휘두르지 못했냐?”는 질문에 대해 “과거의 썩은 다리로 미래의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봉하마을에 갔을 때, 사진 한 장, 글 한 자 남기지 못했습니다. 인사도, 절도 못했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이고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이기 때문에 정치개혁은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라는 당신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우리나라 정치를 위해 욕과 투표 말고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어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제 신념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살고 있을 때, 그때 다시 와서 인사를 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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