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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6일 11시 39분 등록

 

동양에서는 붓이 발달하고 서양에서는 펜이 발달한 이유는?

동양인은 눈으로, 서양인은 입으로?

동양화 속 인물과 서양화 속 인물 중 어느 쪽이 더 클까?

동양은 불고기 요리, 서양은 스테이크가 발달한 까닭은?



정말이지 “웰메이드” 다큐멘터리의 시대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네이처를 능가하는 훌륭한 국내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EBS의 <다큐프라임> 이라는 프로그램인데, <동과 서>는 바로 여기서 다룬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이 리처드 니스벳 교수의 <생각의 지도>와 상당 부분이 겹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을 바탕으로 <동과 서> 다큐멘터리의 제작이 기획되었고, 시청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연구에 사용된 많은 실험과 사례를 제공하였다.

나 또한 <생각의 지도>를 읽던 중, 비슷한 맥락의 <동과 서>라는 책을 함께 보게 되었고

둘 사이를 관통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캐치해 낼 수 있었다.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문화이며, 동양과 서양은 그들이 지닌 문화의 차이만큼 ‘생각의 구조’도 다르게 형성, 유지되어 왔다는 주장은 상당한 신빙성을 가진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많은 역사적 사실들과, 연구를 위해 사용된 다양한 실험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개체야말로 진정한 실체다 - 아리스토텔레스

색은 공이요, 공은 곧 색이다 - 반야심경 


위에 제시된 두 예문은, 동양인은 세상을 전체가 하나로 모여 있는 거대한 장(場)과 같은 공간이라 생각하고, 서양은 세상을 각각 다른 개체가 모여 집합을 이루고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여러 증거 중 하나이다. 

각각 전체로서의 사고, 개체로서의 사고가 발달한 동과 서.  그래서 동양인은 개체 간의 관계와 그 사이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동사’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서양인은 각 개체의 이름인 “명사”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우리 실생활에서도 그러한 예를 얼마든지 들 수 있는데, 가령 손님에게 차를 대접할 때에

우리들은 “차 좀 더 드시겠어요?” 혹은 “더 드실래요?” 라고 동사 중심으로 말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More tea?" 와 같이 명사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 

통계적으로도 동양과 서양의 언어구조는 전자가 동사, 후자가 명사로 더 많은 비율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서양에서 일찍이 물리학이나 수학과 같은 학문이 발달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양의 연기(緣起)론은, 수많은 개체들이 각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장(場)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주장한다.

이것은 곧 동양의 “기(氣)와 장(場)의 사고”, 서양의 “분석적 사고”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풍선이 하나 있다.  곧이어 풍선이 날아간다.  풍선이 날아가는 이유에 대해 물어 보자 동양인과 서양인은 신기하게도 전혀 다른 답을 말하였다. 

동양인은 풍선이 날아가는 이유에 대해 갑자기 바람이 불어 그렇게 되었다 답하고, 서양인은 풍선 내부 공기가 주변보다 가벼워 날아가게 된 것이라 답했다.

간단한 실험이지만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전혀 간단하지 않다.  그 안에 동양과 서양의 핵심적인 사고의 방향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속성 중심적 사고가 발달한 서양은 어떤 현상의 원인이 사물의 내부에 존재하는 “속성” 때문이라 생각하고, 동양인은 사물을 둘러싼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양 철학의 기본 개념인 정체성(Identity)과 동양 철학의 기본이 되는 <주역>의 역(易)을 떠올리게 되는 대목이다. 

개체의 속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서양은 모든 사고의 초점이 “개인”에 맞추어져 있다.

전체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는 동양은 개인이 아닌 개인을 둘러싼 환경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서양은 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최대한 인정해 주는 개인주의적 사고에 익숙하고, 주변과의 조화와 화합을 중요시하는 동양은 집단주의적 문화에 더 익숙하다. 

서양에서 “I"가 항상 대문자로 쓰여 있다는 사실은 개인의 이익과 결정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서양의 개인주의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서두에 던진 몇 가지 질문들에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막연하고 모호한 직관으로 답하지 마라.  여기에 너무나 명확한 증거들이 펼쳐져 있다.

동(東)과 서(西)의 생각의 지도를 쫓아가 보는 거다.  어쩌면 뜻하지 않게도,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 그저 “다름”과 “틀림”으로만 이해해 왔던 서로에 대한 경직된 입장이 보드라운 솜털처럼 몽글몽글하게 풀어질 것이다.

   

IP *.51.1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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ヴィヴィアン
2011.04.21 09:58:28 *.84.2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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