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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7일 01시 18분 등록
발레는 아픔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예술이에요. 그러니 그게 싫고 두려우면 발레를 할 수 없죠. 한다 해도 금세 포기할 수밖에 없고요. 나이가 든다고, 경력이 많다고 해서 그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아요. 나 역시 20년 가까이 발레를 해왔지만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게 육체적인 고통이에요. 발과 다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온 몸이 아프죠. 몇 년에 한두 번 간혹 멀쩡할 때가 있기도 한데, 그럴 때면 오히려 나 자신이 이상해서 적응이 안 돼요. ‘어, 왜 안 아프지? 내가 뭘 잘 못했나? 어제 연습을 게을리 했나?’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차라리 아픈 걸 다행이라 여겨요. 숙명으로 알고 받아들이게 된 거죠.
- 강수진, 발레리나
= 장광열 저,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에서 재인용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별명은 ‘연습 벌레’입니다. 그녀가 얼마나 연습에 몰두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아마도 발일 겁니다. 그녀의 발은 한 방송사의 ‘성공시대’라는 TV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강수진의 발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놀라움, 나중에는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수진의 또 하나의 별명은 ‘강철 나비’입니다. 발레를 음악에 비유하면 발레리나에게는 몸이 악기입니다. 혹독한 연습과 그로 인해 발이 짓이겨지고 늘 몸 이곳저곳이 아픈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녀처럼 독종인 연습벌레가 겪는 고통은 그 만큼 큽니다. 이것이 강수진이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이자 가장 못생긴 발의 소유자인 이유입니다. 괴상하게 생겼음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발은 그녀에게 최고의 훈장인 셈입니다. 그녀는 훈련에 비례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는 ‘강철’이자 ‘나비’처럼 멋진 움직임과 연기를 보여줍니다.

뭔가를 잘하기 위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연습과 그것에 따른 고통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이런 연습과 고통을 오래 감수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저는 꿈이라는 말보다 욕망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보다 더 간절한 느낌, 뭔가를 위해 활활 타오르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좋습니다. 그런데 욕망에도 가짜 욕망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단순 동경’입니다. ‘단순 동경’은 무대 위의 화려함만을 보고 무대 뒤의 질퍽함은 보지 않는 사이비 욕망입니다. 이건 어떤 꿈을 위해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무시한 채 그저 ‘누리는 혜택’만을 동경하는 겁니다.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10대의 마음이 단순 동경의 좋은 예입니다. 무대 위의 화려한 조명이나 인기만 바라보는 사람은 무대 뒤의 혹독한 연습과 언제 끝날지 모를 무명 시절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강수진은 발레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 고통을 감수 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 마흔이 넘은 그녀는 다시 태어나도 발레를 하고 싶고, 할 거라고 말합니다. 발레는 그녀에게 소명입니다. 그녀의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발레와 그것을 위한 연습이 있습니다. 

저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를 묻습니다. 

그것이 그대의 진짜 꿈인가, 혹시 단순 동경과 같은 가짜 꿈은 아닌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알고 있는가, 그것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 꿈을 위해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대부분 투입하고 있는가?

제게는 이 세 가지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만이 진짜 꿈이고 간절한 욕망입니다.
IP *.237.9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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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8.27 17:26:23 *.10.137.123
1. 동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안에서 간절함이 꿈틀대고 작은 불씨지만 타오르기 시작함을 느끼니까요.
2. 대가는... 연구원을 시작하면서 이미 치루기 시작했습니다...
3. 네. 올 한해 세상과의 통로는 최소화하여 그저 단절되지 않을 정도로만 열어놓고 있습니다. 물론, 동시에 세상을 위한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선배. <단순 동경>이 <가짜 욕망>이라는 말 참 좋아요.
더불어 강수진씨의 <강철나비>도요.

미당 서정주님의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라는 시가 생각나는 글이기도 한데요...
그런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질퍽함이 없는 단물만 바라는 거...그거 맞아요...

사실, 때로는 치뤄야 할 대가가 좀 혹독해서 피하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 우리들 삶인 것 같아요.
그래도 해볼게요.
언젠가 나만의 꽃, 나비가 되기 위해
그래도 웃으며 이 길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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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8.28 08:08:27 *.249.57.210
선배, 저 역시 그러해요.
그니까...저도 모르게 제게 대비되는 글들에 집중하게 되고
그러한 글들에 자연스레 댓글을 달게 된다는 말이죠.

책을 읽을 때나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자가 던지는 물음에 내가 공감한다면
나도 모르게 독백처럼 그 물음에 답하게 되는 거. 그런거죠.
머 그런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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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08.27 22:39:58 *.237.95.146
이곳에 쓰는 글들은 거의 대부분 제게 하는 말이에요.
누구보다 저한테 먼저 적용하고 지켜야 하는 내용들이죠.
늘 따뜻한 관심으로 읽어주는 누나에게 감사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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ヴィヴィアン
2011.04.21 09:56:23 *.84.2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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