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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3일 00시 51분 등록
순임금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일도 그와 똑같이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용기다. 경제의 학문을 하려면, “주공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한다. 뛰어난 문장가가 되고 싶으면, “유향(劉向)과 한유(韓愈)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고, 그와 꼭 같이 한다. 서법의 명가가 되려면 “왕희지와 왕헌지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고, 부자가 되고 싶거든 “도주공(陶朱公)과 의돈(猗頓)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한다. 무릇 한 가지 바람이 있거든 문득 한 사람을 목표로 삼아 반드시 똑같아진 뒤에야 그만두기를 다짐해야 한다. 이것이 용(勇)의 덕이 하는 바다.
- 정약용, <학유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贐學游家誡)> 중에서
= 정민 저, <다산어록청상>에서 재인용

비범함으로의 도약에 성공한 거의 모든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약의 발판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견되는 인물이 바로 스승입니다. 강수진의 성공 뒤에는 그녀가 ‘어머니’라고 부를 정도로 존경하는 스승인 마리카 베소브라소바가 있고, 카잘스도 한창 성장기에 세 명의 좋은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헬렌 켈러에게는 앤 설리번 선생이 있었고, 장자는 노자를 스승으로 모셨으며, 플라톤의 뒤에는 소크라테스가 있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뒤에는 플라톤이 있었습니다.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없더라도 책과 여러 자료로 사숙(私淑)할 수 있습니다. 사숙(私淑)이란 ‘존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못했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산 정약용은 성호 이익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능히 천지가 크고 일월이 밝은 것을 알게 된 것은 모두 이 선생의 힘”이라고 말할 정도로 성호 이익을 존경했습니다. 다산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젊은 문인들을 모아 열흘 동안 ‘성호 이익 추모 학술대회’를 열어 성호의 학문과 사상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맹자는 공자 사후 약 100년 후에 태어났으나 공자가 남긴 행적과 책을 통해 학문과 도의 근본을 간접적으로 배우고 독학하여 스스로 탁월한 학문적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맹자는 공자에게 직접 수학하지 못했음에도 유학의 정통 계승자로서 공자에 버금가는 수준(亞聖)에 올랐습니다.

저는 동료 연구원인 승오와 함께 20대를 대상으로 삶의 방향성 정립을 도와주는 ‘나침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역할모델을 찾아서 깊이 배우라”고 강조하곤 합니다. 이렇게 조언하는 이유는 저 스스로 역할모델과 스승의 중요성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23살 때부터 한 분의 스승님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자질이 부족하고 수련이 모자라서 자주 흔들리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스승님의 지도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만큼도 되지 못했을 겁니다. 

스승에게 깊이 배운다는 것은 스승과의 수련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스승과 역할모델에 대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힘껏 배우고 관찰하고 정리하고 모방하면 마침내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IP *.234.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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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윰
2009.09.03 09:18:49 *.196.56.187
역할모델을 찾는것은 참 어려운일이기도합니다..
관련책도 많이읽고 하지만 사실 그사람을 실제로 만나보지 않아서 그런지 100%존경하긴 힘든것같습니다.
세상엔 훌륭하신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분을 '나의 스승님'으로 삼아야하는지는  아직 판가름이 잘 안되네요. 
저도  자극이되고 동기부여가 될수있는 스승님이 있었음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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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09.03 11:58:09 *.234.26.96
스승이나 역할모델은 한 명이어도 좋지만 여러 명이어도 좋습니다.
스승은 준비가 된 제자에게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한 명의 스승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배울만한 찾아서 배우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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