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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4일 17시 34분 등록
지도를 들고 목적지를 찾아가려는 이가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자신의 현재 위치다. 성장하고 싶은 사람도 자신의 현재 모습에 직면해야 한다. 관념적인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다음과 같은 주제에 능숙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어, 나의 생각은 이런 거야, 거기에 대해서는 이런 전문가의 견해가 있지 등. 이런 대화에 공통적으로 빠져 있는 것은 그들의 진짜 살아가는 모습이다. 이들이 강점은 이상적이라는 것이고, 이들의 약점은 현실 인식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오늘 글의 주제는 관념적인 이들의 연약함이다.

1. 그들은 종종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삶과 동일시한다. 어떤 생각을 자주 말하고 다녔다고 해서, 자신의 신념을 지녔다고 해서, 어떤 주제에 대하여 전문가의 견해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그의 삶인 것은 아니다. 이 점을 명심하지 않으면 그는 점점 더 관념적인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의 삶은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데, 스스로는 성장하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성장은 관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현장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또 다른 실수들을 범한다.

2. 그들은 종종 다른 이들에게 공허한 조언을 한다. 그들은 생각 속에서 스스로를 키워왔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단순하게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 인생에서 부딪히는 문제가 얼마나 복합적인 원인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으로 뛰어들어보지 않았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관념적인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받는 사람들은 '이 사람 말은 맞는데, 도무지 와 닿지가 않는단 말야'라고 생각한다. 와 닿지 않는 말은 하는 모든 사람들이 관념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인 사람들의 조언이 좀처럼 다른 이의 가슴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3. 그들은 현실적인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다. (잘 알고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거듭 기억하시라.)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깊이 있는 이론은 잘 받아들이지만, 자신의 삶을 개선하라는 실제적인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실제 삶이 어떠한지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그들은 자기 생각이 곧 자기 삶인 줄 알고, 필요한 조언도 잘 인정하지 않는다. 관념적인 사람은 대체로 관념론자인 경우가 많은데, 관념론자들은 눈에 보이는 실제적인 문제들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과 정신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제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관념의 세계에서 내려와 현실 세계에서 행동하면서 실천의 어려움을 경험하여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일이다. 마음과 귀를 열어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하여 주변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당신이 관념적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데에는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자신의 MBTI 둘째 알파벳이 S가 아니라 N 인가, 아직 서른 이전의 나이인가, 기독교인인가, 물건을 잘 찾지 못하거나 어딘가에 잘 부딪치는가를 물어라. 이 모든 것에 YES 라는 답변이 나왔다면 의심해 볼 일이다. 자기 삶과 생각이 괴리되고 있지 않은지. 

(관념론자들은 이상을 추구하는 멋진 이들이다. 그러나 관념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권위는 사람들이 부여하는 추구할 만한 가치이지만, 권위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권위적인 사람은 권위가 없지만 나이, 성별, 직업 등으로 권위가 있는 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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