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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7일 00시 17분 등록
한비야 선생님은 올해 출간된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자신의 십대와 이십대에 대해 “가고 싶은 방향만 어렴풋이 알았을 뿐, 매일매일 비틀거렸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첫 번째 큰 선택은 대학의 학과를 정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한 선생님은 또래들보다 6년 늦게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치열하게 공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4년 전액장학금과 매달 생활비를 지급받는 좋은 조건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해당 대학에는 자신이 원했던 언론학이나 국제관계학과가 없었습니다. 장학금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다른 대학을 선택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국제무대에서 일하겠다는 방향을 갖고 있던 그녀는 차선책으로 영문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갈 때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절친한 지인의 도움으로 가는 유학이었는데 해당 학교에는 이번에도 자신이 원하는 학과가 없었습니다. 세계를 무대 삼아 대중을 상대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녀는 다시 한 번 차선책으로 국제홍보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그녀는 외국계 국제홍보회사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그녀는 사표를 냈습니다. 당시는 입사 3년만에 부장 승진이 확정적일 정도로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어릴 적 아버지와의 약속인 세계 여행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이 모이자 주저 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6년 동안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돌아와 그 경험을 책으로 썼습니다. 세계 오지 여행가 겸 작가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월드비전의 긴급구호 팀장이 되었습니다.

제홍보와 오지 여행과 작가, 그리고 긴급구호라는 분야는 서로 관련이 적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한비야 선생님은 자신의 삶이 대학 입학 때부터 어떤 방향성을 따라 이뤄진 것이며 삶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잘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떠날 때, 그 여행을 다녀온 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줄은. 그리고 그 오지 여행이 지금 하고 있는 구호 일과 이렇게 맞춘 듯이 이어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대학 때나 유학 시절, 꼭 가고 싶었던 과는 아니지만 적어도 맞는 방향을 선택했기에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국제 무대에서 인도적 지원에 관한 일을 계속 하겠다는 방향만 갖고 있을 뿐, 향후 10년 내에 어느 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지금처럼 현장에 있을지, 구호 정책을 연구할지,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할지. 그러나 어떤 일을 선택하든 이 방향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삶의 길 혹은 방향에는 세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많이 가는 길,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같은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길, 그리고 내가 스스로 발견하고 선택한 길. 저는 자신의 길을 발견하여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내가 발견한 그 길이 남들이 많이 가는 길일 수도 있고 다른 이가 가르쳐준 길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모색하고 발견한 길을 선택하여 가는 태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완전히 다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나의 길을 찾고 싶다. 그 길을 가고 싶다. 하지만 그런 길은 상대적으로 불안해 보인다.” 이런 불안감은 다른 이들이 많이 간 길, 그래서 잘 보이는 길, 그런 길이 안전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길에서의 삶도 녹록치 않음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방향이 확실하고 그 방향만 맞다면 가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불안하고 불확실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역동적이고 재밌기도 할 겁니다. 한비야 선생님의 입을 빌리면
“무엇보다도 그 방향으로 첫걸음을 떼었느냐가 중요”합니다.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한비야 선생님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습니다.

“방향만 정해졌다면 가는 길은 아무리 흔들려도 상관없다. 아니, 흔들릴수록 좋다. 비행기 타고 한 번에 가는 사람에 비해 훨씬 좋은 구경, 신기한 구경을 많이 할 테니까.”

-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중에서
IP *.238.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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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2009.12.08 01:06:37 *.59.199.241
흔들리며 가고 있는 나의 길에서 불안이 엄습해올 때,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한비야님을 보면 불끈 힘이 쏟곤 합니다. 방향이 정해진것에 감사하고 속도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야겠지요. 오늘보다 더 낳은 내일을 꿈꾸며 한발자국씩 나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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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2.08 12:53:43 *.238.40.80
저도 한비야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햇살님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햇살님, 우리 각자 찾은 방향으로 성실하게 꾸준히 즐겁게 나아가요.
 한걸음, 한걸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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