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김나경
  • 조회 수 4499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9년 12월 13일 12시 00분 등록
 

늦지 않았다/ 한명석 / 북하우스/ 2009


p.24 세월이 이렇게 빠르구나 싶으면서,
혹시 좋은 시절이 다 지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회한이 끼어든다.


아주 오랜 만에 변경연에 글을 올린다.

책이 나오기 전에 “늦지 않았다”라는 제목을 듣게 되었다.

저자는 그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 눈치였지만, 나는 찌릿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늦지 않았다!” 이만큼 이 책에 어울리는 제목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나는 운명이라고 느낀다 ㅎㅎ


2006년에 저자는 변경연과 접속이 시작되었다고 책에 쓰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 나도 그 즈음에 변경연 홈페이지에 드나들기 시작한 것 같다.

시간은 꽤 빠르게 지나 벌써 2010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다지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 않은데,

저자가 자꾸 평범하다고 하니 )

보통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건 아름다운 저서 한권을 세상에 내어 놓는 일을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 있었다. 저자를 직접 만나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책을 읽다보니 마치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친근감도 들었다.

이러한 책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미덕은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 “
그럼 나도 할 수 있겠다”
"나도 늦지 않았다 고 외치고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마흔은 중년에도 못 낀다고 했는데, 나는 이제 겨우 사십대에 진입해 놓고
얼마나 엄청나게 엄살을 떨어댔는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이 책 속에는 크게 두 갈래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나는 중년이후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성공시킨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른 하나는 '글쓰기'라는 표현도구를 찾아내고 그것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새롭게 배워 나가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이 두 번째 이야기는 아직 다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저자의 다음 책은 여기서 시작되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 본다.


p. 58

미스토리를 쓰고 나서 나는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를 알았다. 살아오면서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행위 속에 내가 들어 있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이 나왔다.

이제껏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왜 한 번도 안 했는지 의아할 지경이었다.


p.189 

중년은 여러모로 글쓰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 글쓰기처럼 따뜻하고 강력하고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대다수 사람들에게 요긴한 표현방법이 있으면 어디 나와 보라고 하라.

나는 진심으로 모든 사람이 글쓰기와 친해지기를 바란다.

스티븐 킹의 말처럼 글쓰기를 통해 살아고, 이겨내고, 일어서기 바란다.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위 글의 바로 뒷부분에 보면 어떤 편집자가 한 말이라는데, 문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만의 경험이다 뭐 그런 이야기가 있긴 하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자산과 능력을 가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참 글을 잘 쓴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아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이 책속에는 저자가 지난 3년동안 골몰하며 책을 통해 만난 여러 사람들에 대한 풍성한 기록들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내게 다가온 이야기가 몇 있다.

윤광준의 “내 인생의 친구”에 나온다는 칠순 부모님의 국밥집이야기.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에서 뽑은 문장 - 오동나무는 세 번 잘라줘야 하는 법이네. 기를 죽여야 크게 자라지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의 이야기 - 자신의 길을 찾고 싶다고 너무 일찍부터 조바심 내지 말고, 생활인으로서의 의무를 어지간히 해낸 다음에 꿈을 찾아 떠나도 늦지 않는다

이밖에도 밑줄을 그으며 읽은 구절들이 제법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어놓는 일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그 심정을 나는 잘 가늠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짜릿하긴 하겠다. 애를 먹이면서 태어난 자식일수록 기쁨이 더욱 클 것이다.

저자의 다음 책을 기다린다.


IP *.255.159.220

프로필 이미지
명석
2009.12.15 21:27:50 *.108.48.236
나경씨가 내 글을 읽어주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 되었지요?
나는 지금도 나경씨가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소개한 내 글을 보고
방방 뜨던 댓글이 생생해요.^^
ㅎㅎ 언젠가 부산에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썼을 때는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갔냐'는 말을 해 주기도 했지요.
꼭 자주 만나 는 사이가 아니라도
이렇게 멀찌감치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이도
'아는' 사이인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굽이굽이 흘러가며 좋은 이웃이 되기 바라구요,
내 인생의 첫 책의 첫 독후감 ^^ 고마워요~~
프로필 이미지
나경
2009.12.16 12:31:36 *.255.159.220
아하!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소개한 글을 읽고 제가 흥분했던 기억!
정말 잊을 수 없어요.
덕분에 지난 가을 수유너머  고미숙 선생님을 저희 공간에 초대하는 꿈을 이루었는데,
그 꿈의 시작이 바로 선생님의 글이었네요^^

댓글 많이 기억하시네요 ㅎㅎ
그 부산 여행 이야기, 남편이 선생님 성함보고 남자인 줄 알고
싫어했는데 ㅋㅋ

책 잘 읽었습니다.
무플의 서러움을 깨고
달아 놓으신 댓글도 감사해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92438
578 [8기 지적레이스 4주차/ 정나라] 음악이 깃든 시, 33 file [10] 터닝포인트 2012.03.12 4553
577 열하일기 - 김종호(10기 연구원 도전자) file [5] 구름에달가듯이 2014.02.07 4553
576 10기 레이스-열하일기-이은심 file [2] 왕참치 2014.02.10 4553
575 [먼별3-11] <자크 아탈리의 "깨어있는 자들의 나라"> 프랑스... 수희향 2011.01.12 4554
574 구본형의 THE BOSS 쿨한 동행 4월하늘 2009.02.16 4555
573 카를 융 자서전 narara 2010.03.07 4555
572 리뷰따라하기-11 < 역사속의영웅들:윌듀런트 > [1] [2] 청강 경수기 2010.05.17 4555
571 연습하고, 밥 먹고, 잠자고, 다시 연습해요 [6] 승완 2009.08.24 4556
570 다산이 독서가에게 던지는 3가지 조언 - 『뜬 세상의 아... [1] 현운 2009.11.03 4556
569 북리뷰3.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이선형 2010.02.28 4556
568 9기 북리뷰4주 <솔로몬 탈무드>-용경식 file 엘모99 2013.02.24 4556
567 품격 있는 신화 경영서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1] 15기 김신웅 2013.10.25 4556
566 10기 레이스 - 북리뷰: 열하일기 - 강종희 file [1] 종종걸음 2014.02.10 4556
565 "늦지 않았다(한명석)" 를 읽고 file [3] 지금 2010.02.17 4557
564 황홀한 감옥 속으로 이희석 2009.12.30 4558
563 <북리뷰>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2] 구름을벗어난달 2010.07.12 4560
562 새로운 롤 모델, 마이클 더다 이희석 2010.10.26 4561
561 인생도처유상수 -유홍준- 나선 2011.11.29 4561
560 <예비 9기 레이스 1주차 -그리스인이야기>-이효은 file 꽃마리 2013.02.04 4561
559 <생각의 탄생> - 2차 과제 [2] 나리 2009.02.21 4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