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승완
  • 조회 수 924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9년 12월 31일 01시 24분 등록

교육학에서는 한 사람의 성장과 재능 계발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의미 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s)’라고 부릅니다. 심리학자 조지 하버드 미드(George H. Mead)는 인간이 자아를 형성해 나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타인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한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 도약한 사람들은 의미 있는 타인을 다양한 용어로 표현합니다. ‘역할모델’, ‘나의 영웅’, ‘황금씨앗을 뿌려준 사람’. 뭐라 부르든 의미 있는 타인의 역할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동료), 후원자(지지자), 스승(멘토). 세 가지 역할 중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스승입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학자이자 ‘필즈상’ 수상자인데 그가 수학자로써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헤이스케는 고등학교 시절 ‘탄젠트’라는 별명을 가진 ‘특별한 선생님’에게서 수학을 배웠습니다. 그는
“탄젠트 선생님에게 수학을 배운 것은 대단한 행운이었다”고 말합니다. 

탄젠트 선생님은 수학 교육에 대한 독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문제를 푸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문제를 푸는 과정의 발상을 배우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선생님은 독특하고 어려운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문제를 푸는 발상에 초점을 맞춰 채점을 했습니다. 이런 탓에 학생들 대부분의 점수는 0점, 평균 30점 정도였습니다. 

헤이스케는 탄젠트 선생님이 내준 교과과정에 없는 문제를 혼자 풀기도 했고, 언젠가는 수학 시험에서 이례적으로 백점을 맞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험에서 답을 틀렸음에도 만점을 받은 겁니다. 선생님은 답은 틀렸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관건이 되는 발상이 확실하기 때문에 백점을 준 것이었습니다. 헤이스케는 선생님에게 배우면서 수학의 재미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끌렸다”고 말합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후에 쓴 <학문의 즐거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디어! 발상이야말로 수학자가 제일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다. 수학에서 발상만 확실하면 나머지는 시간과 노력이 문제다. 나는 그 발상의 중요성을 ‘탄젠트’ 선생님에게서 철저히 배운 것이다.”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타인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스승에게 배워도 학생의 반응과 성취는 완전히 다릅니다. 탄젠트 선생님의 경우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별 호감을 가지지 않았지만 헤이스케에게는 특별한 스승이었습니다. 왜일까요? 사람 사이에 인연이란 것이 있고, 훌륭한 스승은 준비된 학생에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과의 만남은 축복입니다.

IP *.254.238.193

프로필 이미지
pariring
2010.03.18 15:08:01 *.133.214.163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동감이 되는 글이네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161272
818 북리뷰4주차-기억 꿈 사상 file 이은주 2010.03.08 6573
817 <북리뷰>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온다-『2020 부의전쟁 in ... 구름을벗어난달 2011.01.17 7019
816 다산이 걸어간 '사람의 길' -『뜬 세상의 아름다움』 현운 2009.10.30 7523
815 [먼별3-19]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예술 너... 수희향 2011.02.10 7682
814 <북리뷰>풍경 너머로 흔들리는 부성의 부재-『내 젊은 날의... 구름을벗어난달 2011.02.01 7725
813 [먼별3-21] <자크 아탈리의 "살아남기 위하여"> 미래사회 7... 수희향 2011.02.16 7856
812 신화와 인생 북 리뷰 file narara 2010.02.15 7890
811 [그림책] 우리도 가끔은 하느님이예요 file 한정화 2012.05.16 7943
810 서른 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나리 2009.08.12 8011
809 8기 예비 연구원 (1) 헤로도토스의 역사 : 진성희 file 샐리올리브 2012.02.19 8090
808 [7기 연구원지원]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읽고서 file 박주선 2011.03.14 8212
807 10기 2차 레이스 4주차-괴테와의 대화(이은심) file 왕참치 2014.03.03 8590
806 [먼별3-33] <이부영의 "아니마와 아니무스"> 남성안의 여성성... 수희향 2011.03.23 8661
805 16.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 얻는 삶의 지혜 관리자 2011.12.01 8779
804 숲에게 길을 묻다 부지깽이 2009.06.02 8807
803 [먼별3-35] <이부영의 "자기와 자기실현"> 한 인간으로서 온... 수희향 2011.03.30 8836
802 [북] 왜 일하는가? 대답할 수 있는가? 하모니리더십 2010.11.24 8837
801 행운을 창조하는 사람 현운 2009.09.01 8869
800 소명 = 내면의 기쁨 X 세상의 요구 승완 2009.10.26 8873
799 나도 그처럼 - 오에 겐자부로,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 명석 2012.07.31 8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