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승완
  • 조회 수 538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0년 1월 4일 00시 29분 등록

중국의 양명학자인 이탁오는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처음 보고 ‘정말 멋진 통찰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근데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버드 대학의 교육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가 쓴 <열정과 기질>을 읽으면서 이탁오의 말이 옳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열정과 기질>은 한 분야에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온 7명의 창조적 대가들을 연구한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적 대가는 피카소(그림)와 간디(정치․사회), 프로이트(정신분석학), 엘리엇(시), 스트라빈스키(음악), 아인슈타인(물리학), 그레이엄(무용)입니다. 이 책에서 가드너는 위대한 혁신자가 창조적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 ‘일종의 규칙’처럼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것을 ‘도약의 시기에 얻는 인지적 ․ 정서적인 도움’이자 ‘친밀한 관계’로 표현합니다. ‘인지적 ․ 정서적인 도움’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가드너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런 친밀한 관계에 대해 좀 더 말해 둘 내용이 있다. 첫째,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두 가지 차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무조건적인 지지로 격려하는 정서적인 차원이 있어야 하고, 혁신적인 도약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 본질에 관해 유용한 조언을 해주는 인지적인 차원이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범한 인물도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스승과 친구 같은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친구는 정서적인 차원의 지지자를 뜻하고, 인지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은 스승(멘토)을 가리킵니다. 한 사람이 스승과 친구의 역할 모두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두 명 혹은 어떤 집단이 두 역할을 나눠서 맡기도 합니다.

 

가드너는 비범한 인물이 조력자와 맺는 관계를 유년기의 자녀와 어머니의 관계에 비유합니다. 이것은 어머니가 어린 자녀에게 모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모국어를 원만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 그리고 충실한 설명을 아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조적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에게도 이런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창조적인 도약의 시기는 정서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매우 긴장이 높은 시기일 수밖에 없다. 이때는 유아기 이래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이때 벌어지는 의사소통의 종류는 이미 동일한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평범한 대화보다는 어릴 때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상황과 더 닮았으며,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비범한 인물에게는 그들을 지도하거나 도와주는 존재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하곤 합니다. 조력자의 부재 속에서 이뤄낸 비범한 성취, 바로 그 점이 비범성의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해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타고난 인물이더라도 사람 없이는 비범함에 이를 수 없습니다. 비범함으로 도약하는 데는 언제나 결정적 인물의 결정적인 개입이 존재합니다. 결정적 인물의 가장 보편적이 유형이 조력자로써의 스승과 친구이고, 개입의 내용은 정서적 차원의 지지와 인지적 차원의 도움입니다. 예를 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랄프 왈도 에머슨이 스승이자 친구 역할을 했고, 워렌 버핏에게는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스승과 찰리 멍거라는 파트너가 있었으며, 파블로 카잘스에게는 그가 “내 선생님, 후원자, 안내자이며, 그보다 더한 존재이자 제일 좋은 친구”라고 부른 데 모르피 백작이 있었습니다.

IP *.254.238.193

프로필 이미지
한정화
2010.01.05 17:31:12 *.72.153.59
아~ 꿈을 찾아가는 데에도 친구와 스승을 꼭 찾아서 긴밀하게 자신과 연결시켜야겠군.
고마워. 하고 싶다, 이루고 싶다의 목록에 친구와 스승의 이름을 꼭 넣을께.
프로필 이미지
승완
2010.01.07 00:33:11 *.254.238.193
누나에게는 좋은 스승과 친구들이 있어요.
누나 마음도 좋으니, 올해 참 좋은 날 많을 거에요. ^_^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92520
278 [7기지원] 3주.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 file [4] [2] 강훈 2011.03.06 6387
277 [7기]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file [2] 이루미 2011.03.07 4510
276 [7기 연구원지원]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읽고 file [2] 박주선 2011.03.07 4662
275 [예비7기] 3주차_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_구본형 file [2] 김서영 2011.03.07 4609
274 [7기 연구원 지원]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북리뷰 [2] 이현정 2011.03.07 4539
273 [먼별3-28] <이부영의 "그림자"> 무의식 세계로의 첫걸음: ... [5] 수희향 2011.03.09 5616
272 [7기 레이스_4주] 서양문명을 읽는코드, 신 -김용규 file [5] 미나 2011.03.13 4720
271 [7기지원] 4주.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 김용규 file [8] [1] 강훈 2011.03.13 4991
270 [7기 레이스] 김용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3] [1] 김경인 2011.03.13 6766
269 [7기 레이스] 김용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아래... file [13] [2] 김경인 2011.03.13 7621
268 4.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4] [16] 미선 2011.03.13 4605
267 [7기 연구원-지적 Race]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리뷰 [4] 장윤영 2011.03.13 4544
266 [7기도전-북리뷰] 김용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6] 유재경 2011.03.13 4549
265 4주차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3] 전민정 2011.03.13 4728
264 [7기리뷰]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_김용규 file [7] [1] 양경수 2011.03.14 4873
263 4차 Book review _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3] 오경희 2011.03.14 7117
262 [7기]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file [3] 이루미 2011.03.14 5163
261 [예비7기] 4주차_서양문명을 읽는 코드-신_김용규 file [1] 김서영 2011.03.14 4482
260 [7기 연구원지원]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읽고서 file 박주선 2011.03.14 4450
259 [먼별3-30] <헤르만 헤세의 "인생"> 헤세가 말하는 인생이란... [2] 수희향 2011.03.16 5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