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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1일 19시 31분 등록
 

1. '서양철학사' 저자 버트런트 러셀에 대하여..

1872년 영국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버트런트 러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랐다. 어릴 적의 그는 하루 일과 중 정원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 감성이 풍부하고 한편으로는 고독한 소년이었다. 혼자 있는 와중에도 그는 계속해서 무엇이든 배우려고 했다. 그가 강렬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은 끊임없이 사랑하고자 하는 열망, 끝이 없는 배움에의 욕구,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사랑하고자 하는 열망은 러셀이 평생에 걸쳐 뜨거운 사랑을 여러 번-혼외 사랑까지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건가? 라는 생각은 들지만- 할 수 있게 해주었고, 배움의 욕망에 들끓었던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과 도덕, 과학을 공부했으며, 특히나 수학을 가장 좋아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게 되면서, 철학, 과학, 사회학, 교육, 정치, 예술과 종교에 이르는 엄청난 지식으로 책을 썼으며, 1950년에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했다. 러셀은 본인이 생각하는 진실을 사회의 진실과 더불어 세상에 알리고, 스스로도 그것을 몸소 실천하려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 좌파, 회의적 무신론자롤 정의하고 정치적 활동, 대중계몽, 교육을 통해 진실을 알리는데 힘썼다. 평화주의자였던 러셀은 반전운동, 핵무장 반대운동, 여성의 성해방 운동을 통해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되고 있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지속적인 활동과 노력들을 했다.


러셀이 평생 지키고자 했던 지행합일의 노력은 그가 지은 책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금욕과 근면을 강조했던 스토아학파에 반대되는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철학자였던 러셀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적인 면은 점점 사라지고, 노동에 따른 인간의 가치평가, 물질적인 것만으로 행복을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일벌레가 되어-노동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먹고 살기엔 점점 척박해지는 현실-서 점점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줄어드는 사람들에게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란 책을 통해 게을러지라고 얘기한다. 최소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의 책이 세월이 수십 년 흐른 지금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한편으론 러셀이 책을 쓴 당시와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참 씁쓸한 점이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던 초기에 이와 같은 통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생각하는 진실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확고하고, 그것을 위해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항상 노력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러셀 자서전에서는 그가 살아온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 삶에서 살아 움직이는 철학을 보고 느낄 수 있다.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에서는 러셀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에 대해 나온다. 자체가 기쁨을 빚어내는 원천인 사랑을 하라는 것, 타인, 여론을 두려워하지 말것, 때로는 일탈적인 언행이 명랑하고태평스러운 태도를 가질 것 등에 대해 얘기하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으라고 얘기해준다. 이 책 역시 러셀의 통찰력과 철학적 가치관이 잘 드러난다.


서양철학사에서 러셀을 보니, 그는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내가 읽었을 때에는 이해하기가 참 어렵긴 했으나, 전체 철학의 역사를 훤히 꿰뚫고 있고, 철학자들끼리 주고 받은 영향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생기거나 없어지는 철학 학파들 뿐만 아니라 종교, 수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당대에 시대상황 전체에 대해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러셀은 진짜 ‘철학자’이다. 그런 방대한 양의 지식을 쌓기까지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왜?’라는 질문이 가득했을 것 같다. 질문에 꼬리를 물고 계속 파고들다보니, 각종 학문들을 섭렵하게 되고, 어느 순간 머리에서 ‘번쩍’ 러셀이 공부한 학문들간의 관계가 보였을 것이다. ‘지식에의 열망’을 몸소 보여준 사람이고, 그 지식들을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 훌륭한 인권/평화 운동가이자 철학자이다.


저자에 대해 쓰고 나니, 그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특히 '게으름에 대한 찬양'과 '행복의 정복' 그리고 '러셀 자서전'은 필히 읽어봐야겠다. 모처럼 너무 훌륭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도덕적으로 살아온 사람을 만나게 되니 참 기쁘다.


2. 내가 저자라면...

서양 철학사라는 책이 도착해서 받아 드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1000여 페이지에 너무 생소한 이름들과 단어들. 너무 어려웠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처음 읽기에는 이해하기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읽고는 있지만-내가 너무 무지해서 그렇겠지만-, 이건 글자만 읽고 있는 것이지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저자에 대해 알고 난 이후에 오히려 책의 내용 중 러셀이 직접 철학자나 철학학파의 가치관에 비판하는 내용들을 이 사람이 왜 비판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옮긴이 서문에서 러셀이 살아온 개인적인 삶과 그 삶 속에서 인권/평화운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여성해방에 관심이 있었던 부분, 무정부주의자, 좌파, 무신론자 , 유년 시절의 모습과 성장한 환경 등 러셀 개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드려다 볼 수 있고, 그러한 삶에서 파생되어 지금껏 지켜오고 있는 신념-책 전반에 영향을 미쳤을-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아 주었더라면, 오히려 책을 이해하기 더 쉬웠을 것 같다.


책의 전체 구성은 고대 철학에서부터 근현대 철학까지 철학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철학자나 학파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각 장의 연결의 매개로 하여 진행하고 있다. 철학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있어 필요한 시대적 배경들과 철학, 과학, 그리고 수학 등 학문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 해 나가고 있다. 저자는  기존의 자료에서 각 철학자들에 대한 자료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료가 실제 철학자의 모습인지 혹은 모함이나 칭찬을 하기위해 정치적인 목적이 개입이 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각 철학자들의 역사를 이야기하려고 애쓴다. 물론 철학의 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여부 등은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 있고, 저자의 가치관과 맞지 않거나 저자가 싫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비판과 지적을 한다. 철학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좋으나, 중립적으로 쓰려고 노력하다가, 갑자기 저자의 비판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 드러내다보니, 저자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저자에 대한 신뢰가 좀 떨어지기도 한다.


책을 쓸 때, 독자층을 어떤 사람들-전문가인지, 일반인인지-로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철학에 정말 무지한 내가 읽은 바로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학문이긴 하지만, 시대적 상황과 철학자에 대한 것이 마구 섞여 있어서 정리가 잘 안 된 것 같다. 오히려, 시대적인 흐름-정치적인 상황과 배경들-에 대해서는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이야기로 1권에서 모두 써서 전체적인 시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2권, 3권에서 각각의 이야기 흐름에서 나왔던 학파와 학자들에 대해 자세히 적었더라면 좀 더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근현대 철학으로 오면서 철학이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많이 줄어들게 된 것 같다. 철학가들의 사유도 좀 더 자유로워-왕과 교황의 권력이 최고일 때, 정치적 권력자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 사형에 처해 졌던 시대에 비하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19세기 철학자인 벤담의 신념 -여자와 남자가 동등하다는 신념,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등-과 리카도-모든 가치가 노동에 의해 부여된다면, 보상은 모두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등 공리주의자들의 철학적 신념이 저자인 러셀과도 비슷하지만, 내게도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들이었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논쟁을 문제 삼는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삶을 통합하거나 해체하는 역할을 했다는 입장에서 철학사를 서술해 나간다

가톨릭교 내부에서 일어난 정통신앙과 이단사상의 충돌은 가톨릭 제도 개혁의 계기인 동시에 개신교 성장의 계기가 된 종교 개혁의 발단이 되었다 p7


철학의 독창성은 기존의 사고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통찰하는 데서 나온다. 러셀은 철학사 전체를 꿰뚫으면서 각 철학적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비판함으로써 독창적인 철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p8


철학은 공동체의 삶을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며 나는 바로 이 부분을 고찰하려 애썼다. p10


내가 말하려는 철학은 신학과 과학의 중간에 위치한다. p17


진리는 더는 권위자에게 물어서 확인하지 않고, 내적 성찰을 통해 확인했다. p26


자유주의의 핵심은 비합리적인 교의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서 사회질서를 보장하는 동시에, 사회 보존에 필요한 이상으로 개인을 구속하지 않고서 사회 안정을 확보하려는 시도이다. p29


기묘해 보이는 여성주의적 요소도 들어 있었다. 신분이 높은 여자들과 하녀들이 노출된 언덕에서 무리를 지어 황홀경에 이르려 밤새껏 춤을 추었는데, 아마 일부는 술에 취했겠지만 주로 신비감에 도취되었을 터이다. 남편들은 못마땅했으나 아무도 종교 행사에 감시 반대하지 못했다.

문명인은 장래의 쾌락을 위해, 설령 장래의 쾌락이 먼 미래에 주어질지라도 현재의 고통을 기꺼이 참아낸다. p48


진정한 의미의 예상은 충동과 아무 상관 없이 이성이 장래의 어느 날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하는 경우에만 일어난다.

인간이 성취한 가장 위대한 업적에는 도취의 요소, 즉 사려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열정의 요소가 어느 정도 들어 있다. p49


과학은 지식에 한계를 그을 수는 있지만, 상상력에 한계를 그어서는 안 된다. p50


바쿠스를 숭배하는 종교 의식의 특징적인 몇 가지 요소는 오르페우스교의 영향권에 속한 전 지역에서 나타났다. 그중 하나가 여성주의 색채인데, 여성주의는 피타고라스의 사상 속에 더욱 짙게 나타나며, 플라톤의 철학 속에서는 여성들이 정치적 측면에서 남성과 완벽하게 e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수준까지 나아간다. p54


산허리에서 바쿠스 무녀들이 추는 춤은 격렬한 감정을 발산하기 위한 몸짓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문명 생활의 부담과 보호에서 벗어나 인간 이외의 아름다운 것들이 넘실대는 세계로 바람과 별의 자유로움 속으로 탈출하려는 춤이었다. p55


오르페우스교도에게 현세의 삶은 고통이고 따분하며 지루할 뿐이다. 우리는 태어나고 죽는, 끝없이 반복되는 주기로 돌아가는 수레바퀴 아래 갇혀 산다. 우리의 진정한 삶은 도달하기 어려운 천상의 삶이지만, 우리는 지상에 묶여 있다.  p57


경험만을 믿는 철학자는 자신이 수집한 자료에 매달리는 노예로 전락하기도 하지만, 순수한 수학자는 음악가처럼 질서정연한 미의 세계를 창조하는 자유로우 존재에 가깝다. p73


신사계급은 노예 노동에 의존하거나 적어도 의문의 여지 없이 열등하다고 판단되는 자들의 노동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동등한 권리를 소유한 사회의 일원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과학은 대부분 초기에 일종의 그릇된 신념과 연계되어, 허구적 가치를 부여하기 일쑤였다.p74


더 나아가 사유가 감각보다 더 고귀하며, 사유의 대상이 감각지각의 대상보다 더 실재성을 갖는다고 주장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p77


어떤 철학자를 연구할 때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는 그를 숭상하지도 경멸하지도 말고 이론 가운데서 믿을 만한 점을 알아낼 때까지 우선 일종의 가설로서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판적 태도를 회복할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가능한 한 이제까지 주장하던 의견을 포기할 수도 있는 정신상태를 닮아야 한다. 경멸은 가설로서 공감을 표현하는 데 방해가 되며, 숭상은 비판적 태도의 회복에 방해가 된다.

우리의 마음속에 도사린 여러 편견이 다른 정신적 기질의 지배를 받는 시대에는 얼마나 어리석어 보일지 깨닫게 한다. p81


종교는 두 가지 형태, 즉 신과 영혼 불명르 통해 영원성을 추구한다. 신에게는 변화 가능성도 변전의 기미도 없으며, 사후 생명 역시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다. p89


만약 어떤 단어가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으려면, 그 단어는 무엇인가를 의미해야지 아무것도 아닌 존재를 의미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그 단어가 의미하는 대상은 어떤 의미에서 존재해야 한다. p95


낱말의 의미가 끝없이 변한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낱말의 변화로 말미암아 그 낱말이 포함된 명제의 진리와 허위에 어떤 차이도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숨겨졌다. p96


우리가 어떤 사건에 관해 ‘왜?’라고 질문할 때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의미할 수 있겠다. “이 사건은 어떤 목적에 이바지했는가?”를 뜻하거나 “이전에 주어진 어떤 조건이 이사건을 야기했는가?”를 뜻한다. p118


그는 유쾌함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여, 온화한 마음가짐과 지적 활동을 목표에 이르는 최선의 수단으로 여겼다. p124


플라톤은 충분한 사유재산을 소유했기에, 자신처럼 행운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듯하다. p131


소크라테스는 지혜를 사칭하는 자들의 거짓을 폭로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기 때문에 절대 빈곤 속에서 살았지만, 신탁을 입증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더 중시했다. p143


스파르타에서 여자들의 지위는 특이했다. 그들은 그리스 다른 지역의 신분이 높은 여자들과 달리 격리된 생활을 하지 않았다. 소녀들은 소년들과 똑같은 체육 과정을 이수했다. p155


그리스는 언제나 정치 권력을 통한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 이상, 희망에 미친 효과를 통해 세상에 영향을 주었다. p161


플라톤은 후세에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정도로 편협한 제안을 치장하는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국가’에서 제안한 내용을 미처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일이 벌어졌다. 플라톤을 칭찬하는 평가는 언제나 옳다고 받아들였으나 그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p167


영원한 선을 최대로 이해한 사람들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유능한 정치가가 되려면, 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는 지성의 훈련과 도덕적 훈련을 겸비할 경우에만 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p168


물론 공산주의가 추구하는 이점은 사적인 소유 감정이 아주 약해지게 함으로써, 사유 재산제 폐지의 묵인이나 공공 정신에 따른 지배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한다는 데 있다. p175


철학자는 ‘진리를 통찰함’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p185


플라톤이 산수와 기하학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산수와 기하학이 그의 철학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는데도 몇 사람을 제외하면 현대 플라톤 연구자들이 수학에 무지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화의 폐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p199


철학자들은 도덕적 노력을 기울여 탐닉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말이다. 철학자들은 분명히 방심한 태도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하는데, 여성 해방 운동이 성공을 거둔 다음부터 그렇게 살기는 훨씬 어려워졌다. p203


유명한 여러 성직자는 감각에 속한 쾌락은 포기하지만 다른 쾌락을 경계하지 않아서 권력욕에 사로잡혔고, 결국 종교를 위한다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끔찍하고 잔혹한 행위와 종교 박해를 저질렀다. p204


플라톤은 인간이 욕구를 최소로 줄이면 아주 적은 돈으로도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맞는 말이다.

인도나 티베트의 성자는 기구가 필요없고 허리에 간단한 옷만 두른 채 쌀만 먹으며, 현명하다고 생각되기에 받는 최소한의 보시로 살아갈 따름이다. p207


우리는 감각 대상들 가운데서 정확한 같음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까 근접한 같음을 보게 될 뿐이라는 말이다. p208


진정한 철학자만이 죽어서 천국에 가게 된다. p210


선대 철학자들이 범한 오류는 청년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할 때 범하기 쉬운 영광스러운 올류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범한 오류는 습관이 형성한 편견에서 자유로울 리 없는 시대적 한계에서 비롯된 오류이다. p236


관조란  충분히 도달하기는 힘들지만 인간이 완전히 행복한 상태이다. ‘이렇게 관조하는 삶은 인간이 도달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리라. 왜냐하면 관조하는 삶은 그렇게 살려는 자가 인간인 한에서가 아니라 인간 속에 신성한 면이 있는 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본성 속에 깃들인 신성한 요소를 늘리는 일은 인간에게 열려 있으며, 신성한 요소의 증대가 바로 최고 덕이다. p247


지적인 덕은 가르쳐서 얻고, 도덕적인 덕은 습관을 키워서 얻는다 p249


대범한 사람의 특징은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거나 거의 아무 요구도 하지 않지만, 서슴없이 도와주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엄하게 대하고 중간 계층에 속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건방지지 않다는 것이다. p252


우리는 본질적인 구조 탓으로 최선의 것들은 소수에게만 제한적으로 부여하고, 다수에게는 차선의 것들에 만족하도록 요구하는 사회에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 p253


관조가 전쟁이나 정치나 다른 어떤 실천 경력보다 더 나은 까닭은 삶에 여유를 주기 때문이며, 여유는 행복의 본질적 요소이다. p258


재산은 개인의 소유여야 마땅하지만, 사람들이 재산을 널리 사회 일반에 걸쳐 사용하도록 자비의 덕을 갖추게끔 훈련해야 한다. p268


모든 사회의 불평등은 길게 보자면 수입의 불평등이다. p271


사회 불만이 넘치고 혁명에 대한 공포가 널리 퍼졌다. 자유노동자의 노임은 추측건대 동방의 노예 노동과 경쟁하면서 내려가는 동안, 생활필수품 가격은 올라갔다. p312


당신이 저축해둔 돈이 내일 전부 없어질지도 모른다면 검약이란 소용이 없어진다. 당신이 정직하게 대한 사람이 당신을 속인 게 확실하다면 정직이란 어떤 이득도 주지 않는다. p315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가르쳤다. p319


회의주의가 게으른 사람에게 위안을 준 까닭은 무지한 사람도 평판이 좋은 지식인 못지않게 현명하다는 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p323


개인의 삶은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선한 삶이 된다. p349


선한 인간의 행복이 신의 행복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학이란 과수원과 같아서, 논리학은 울타리이고 자연학은 나무이며 윤리학은 열매라고 한다. p353


사회상황이 한 시대의 철학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이 처한 상황이 개인의 철학에 생각보다 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암시한다. p357


노예제도의 폐단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양산했을 뿐만 아니라 고대 세계가 활력을 잃게 했다.

희망의 시대에는 현재 겪는 크나큰 악행들도 지나갈 것이기에 견딜 만하다. 그러나 암울한 시대에는 심지어 실재하는 선조차 좋은 기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p358


‘신국’은 다른 몇몇 위대한 책처럼 책을 읽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처음 읽었을 때보다 다시 읽을 경우 더욱 좋은 인상이 남도록 구성되어 있다. p469


학식을 갖추고도 무지할 수 있음을 가르쳤으며, 배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지혜를 터득했다. p499


교회의 권위에서 해방되면서 개이눚의가 출현하고, 심지어 무정부주의까지 생겨났다.

근대 철학은 대부분 개인주의와 주관주의적 경향을 그대로 간직했다. p640


사회질서는 힘에 의해 재편되어 보통 사람들의 희망보다는 오히려 강자의 의지를 대변한다. p642


과거의 도덕 규칙이 더는 존중되지 않고, 각국의 통치자는 대부분 배반과 모략으로 지도자의 지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자리를 지키기 위해 냉혹하고 잔인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p652


마키아밸리는 대중의 인기를 얻는 정부를 선호하는데, 이는 ‘권리’의 개념에서 비롯되지 않고 대중의 인기를 얻은 정부가 전제 정부보다 잔인성, 비도덕성, 변덕의 정도가 덜하다는 현실적인 관찰에서 나온 것이다. p661


무엇이 욕망을 좌우하는가? 나는 행복이라고, 행복뿐이라고 대답한다. 최고에 이른 행복은 우리에게 가능한 최대의 쾌락이다. p785


모든 인간이 그 자체 목적으로서 간주되어야 한다는 그의 원리는 인권을 주장한 학설 가운데 하나이다.

한 인간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의지에 복종해야만 하는 경우보다 더 끔찍하고 두려운 일은 없다. p894


정부의 조치를 추진하는 이른바 ‘전 국민’이란 실제로는 모든 국민이 아니라 단지 다수일 뿐이다. p902


그(벤담)는 여자가 남자가 동등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공화주의자이자 남녀평등 신봉자였으며, 제국주의의 적대자이자 비타협적인 민주주의자였다. p915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인간의 평등과 이론상의 민주주의를 진지하게 믿고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현대인의 상상력은 본질적으로 비민주적인, 19세기 산업조직에 의해 생성된 사회조직의 양식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한편에는 기업가들이 있고 다른 편에는 노동자 계급이 있다. 민주 국가의 일반 시민들은 민주주의 체제 내부에서 생겨난 이러한 분열을 미처 깨닫지 못한 상태이다. p922


굶주린 자들에게는 불만을 자극하거나 애써 변명하기 위한 정교한 철학이 필요 없을뿐더러, 그들에게 철학이란 기껏해야 게으른 부자들의 놀음으로 비칠 분이다.

바로 선이란 충분히 먹는 것이고 나머지는 쓸데없는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 배고픈 사람이라면 아무도 달리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p944


아무도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는 행복할 수 없을 테지만, 정말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행복해질 겁니다. p976


모든 가치가 노동에 의해 부여된다면, 보상은 모두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p986


철학이 독단적인 일부 주장을 포기한다고 해서,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삶에 영감을 불어넣는 일까지 멈추지는 않는다. p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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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마음
2010.02.22 12:28:23 *.53.8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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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0.02.23 00:35:46 *.53.229.15
와... 저 박수 너무 맘에 드는데요?? 헤헤 감사합니다.^^ 부쩍 힘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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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서양철학사 (버트런드 러셀) [1] 김용빈 2010.02.22 4473
499 2 러셀의 서양철학사 [3] [1] 신진철 2010.02.22 4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