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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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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23시 33분 등록
융의 책장을 다시한번 넘기다가 페이지 326과 327에서 무언가 미묘한 것들에 대한 불분명함이 있습니다.
분명한 생각을 나누어 줄 수 있으신지요.

326
처음에 나는 환상을 내가 지각한 대로 '장중한 언어'로 꾸미기 일쑤였다. 그것이 원형의 양식에 어울리기 때문이었다. 원형은 열정적으로 말하고 심지어 과장하기까지 한다. 그런 언어양식은 나를 당황하게 하고 기분을 언짢게 했다. 마치 누가 못으로 석고 벽을 긁어대고 칼로 접시를 긁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으므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나는 무의식이 스스로 선택한 양식으로 모든 것을 받아쓰는 수밖에 없었다. 자주 나는 그것을 귀로 듣는 것 같았고, 나의 혀가 말을 꾸미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스스로 중얼거리는 말을 나 자신이 듣는 경우도 있었다. 의식의 문턱 아래서는 모든 것이 펄펄 살아 있었다. (p.326)


327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움직이는 환상을 붙잡기 위해서는, 이를 테면 나 자신을 그 속에서 빠져들어가게 해야만 했다. 거기에 대해 나는 저항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무척 불안하기도 했다. 자기제어력을 잃어버리고 무의식의 제물이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


환상. 원형의 양식.언어.의식. 저항감. 무의식 등에 대한 개념을 칼로 쪼개듯이 인지하고 있지 않아서 생기는 의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먼저 고백을 하는 것이구요.

326에서 나타나는 환상은 작위적일 정도로 주체적인 것이어서 과장까지 할 정도 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환상을 체험한 것에 대한 태도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도리어 이를 표현하는 언어은 의도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의식의 문턱 아래서는 모든 것이 펄펄 살아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327에서 말한 자기제어력을 잃은 상태로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326에서 말하는 상황이 사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 경험적으로는 알 것같기도 하는.
약간의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비판적 이성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말로 일축해야하는 것인지요.
IP *.138.19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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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2010.03.13 17:36:42 *.175.176.70

글에 제대로 대답해 분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도 답글을 다시네요.
책을 읽지도 않았을 뿐더러 외지에 나와 있어 다른 책을 확인해  없어서 순수히
지금 머릿속에 흐릿하게 정리되어 있는 내용으로만 올립니다. 제가 책을 읽지 않은
이유는 융의 기본저작집을 포함한  권의 서적 만으로도 머리가 터져 나갈 지경인지라
무식을 탓하며 당분간은 융과 관련된 책을 구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구하다
보면 순서가 뒤바뀌게 읽을 경우도 있는데 경우도 그런 같습니다만...

융에 대한 평가는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고 특히나 무의식, 동시성 등의 개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정신나간 이론이라고 책에 놓은 경우도 만났습니다. 물론
제가 동의하는 아니구요심리학자, 정신과의사들은 필연적으로 환자가 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는데 실제로 자신도 정신병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의식/무의식의 경계를 넘는 일은 위험천만인 셈입니다.

융을 대충 알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기본 저작집을 읽으면서는 정말 힘들더군요. 물론
심리학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지도 않았고 길잡이 스승이 없는 상태여서 그랬겠지요.

혜영씨가 이해할 없다고 것에 대해 정확하게 무엇을 얘기하는지 제가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해한 한도 내에서 간략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326
에서 나타난 환상은 무의식의 체험을 의식 수준에서 받아 것일 겁니다당연히 융의
입장에서는  자신(이성/의식) 의도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경험에 근거하면
의식수준과 다른 무의식의 수준에서도 모든 것이 펄펄 살아 있을 수밖에요. 게다가 융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에너지의 크기는 무의식이 훨씬 파괴적이기 때문에 더욱
거세게 느껴진 것일테고...

(
의식/이성으로 강력하게 눌러 억압된 무의식일 수록 에너지는 커집니다. 지진대에서
오래도록 지진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의 축적이 커져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지 안전한 상태가 아닌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까요?
에너지가 한계에 도달하여 폭발하기 전에는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하는 등의
전조가 보입니다. 무의식의 폭발이 임박하면 우리의 의식 수준에서도 비슷하게 전조를
보인다고 하네요. 이건 본론과 상관없는 여담이니 무시하셔도 됩니다.)

이런 것들을 짐작하고 있는 융의 입장에서는 무의식의 정체를 깊이 체험하고 싶은

욕망과 무의식에 삼켜 버릴지도 모른다는 의식의 경고가 충돌한 것입니다. 일부 신비주의에서

약물이나 노래, 등의 의식을 통해 그런 체험으로 빠져드는데 비해 융은 순수한

학자적 욕구만으로 그런 문턱에 다가선 것이라서 더욱 그러했겠지요.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어느 일방이 제어하는 상태는 불완전하다는 융의 견해입니다. 우리는 흔히 의식의

철저한 발달만이 인간을 완성한다고 보지만 말이죠. 무의식과 의식의 원활한 교류를 통한

인격의 완성이 융의 필생의 과업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무의식은 우리의 의식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융과 신화학자

캠벨이 서로 코드가 맞았던 것은 때문일 것입니다. 신화나 무의식은 상징으로 얘기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사람이 동의한 것입니다. 고대에는 무의식의 얘기를 담아내는 방법으로

신화나 의례, 의식 등이 있었는데 요즘은 근거가 사라진 세상입니다. 의례나 의식이

살아남았더라도 그저 형식만 남고 상징의 근거가 되었던 무의식이 분출될 통로는 닫힌 겁니다.

국가적인 규모라면 후세대가 이해할 없는 전쟁의 원인이 테고, 개인적인 수준에서는

무의식의 제물이 정신병자로 남겠죠. 융의 의견을 따른다면 현대의 많은 국가나 지역

그리고 단체는 집단 정신병을 앓고 있는 셈입니다.

 

다행인 것은 일찍이 이런 점에 선인들이 있었고, 많이 흐려지긴 했어도 동양권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정신세계는 동양에서 길을 찾고 있다는 제가

느끼는 조용한 흐름입니다. 그게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든지 간에

 

쓰다 보니 저도 정리가 안되어 듀얼 화면에 혜영씨 글과 글을 동시에 띄워 보았는데,.

그래도 대답이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도움이 되길 바라고 혹여 제가 잘못 짚은 것이라면

질문의 핵심을 다시 올려 주시지요.

 

고수님들도 광장으로 나와서 의견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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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10.03.17 16:41:47 *.207.110.42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으시다면
청정도론 1,2,3권과 아비담마길라잡이1,2권을 읽어보심이 어떨까합니다.
좋은책 이야기 113번에 파일 올려져 있습니다.
관점을 달리하시어 바라보시면 어떨까하여 글 올립니다.
청정도론과 아비담마에 관한 책을 읽으시면 의식과 무의식이 다른 관점에서 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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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3.24 19:40:22 *.74.244.240
근거를 댈려면 ...  길고 복잡하므로 ...
전 심리를 전공했고,  학습과 제어(심리의 한 분과지만 원본은 물리학에서 온겁니다,) 그리고 정서에 관해 연구하고 .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임사체험이나 여러가지  정신충격을 좀 많이 경험하고
다행히도 아직 정상입니다.  참고 하시고 ... 제 소견을 ,,,

어떤 것들은 경험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마시고  우선은 단순하게 정리하실 필요가 있겠군요

생물학적인 인간이 가지는 생존도구는 영상기억(요즈음 우뇌가 그 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사회적인간이 가지는 도구는 언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향력은 비교가 안 될 겁니다.
언어는 태어나서 배우는 것이고,  이미지는 백만년동안 진화한 것이니 비교가 안 될 것입니다.
잘 못하면 혼란스럽겠죠? 
우리가 의식상태에서 생각을 할 때는 대개 언어로 합니다.  의식상태에서 언어를 주관하는 주체가 
자아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인지적인 자아라고 저는 부름니다)  문득 문득 의식이 몽롱한 순간에 
활동하는 보다 근본적인 주체를 느끼는데 이게 무의식일 것이고  (온갖이름이 있습니다.) 요....
좀 훈련을 거치면 언어 없이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의식적 사고를  비우지 않으면 중복되기 때문에
약간 문제가 있겠죠.  배는 하난데 사공이 둘이면 ...  
그래서 늘 한 쪽이 한 쪽을 지켜보거나 수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승들이나  오랜 훈련을 한 전문가들,  특이하게 발달한 사람들은  문제없이 접근이 가능하죠
잘못 접촉된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류진화를 백만년으로 치니까... 그리고 DNA가 유전정보를 전한다고 하니까,    상당한 분량이
있겠지요,,, ?   정보접근은  시간적 공간적 순서없이 접근하므로  그것도 혼란스럽겠죠?  

생물학적인 많은 법칙들은 사회적이고 인위적인 법칙이나 규범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잘못하면  위험하겠죠?    더 영향력있는 것에 덜 영향력있는 것이 빨려들어가는 경향을 아시죠?

간단하게
의식의 작은 그릇에 무의식의 큰 그릇을 집어 넣으려면 좀 곤란하죠..
의식이 생각을 멈추면 무의식의 바다를 느낄 수 (언어로 이해가 아니고) 있습니다.

특별히 전문가가 되시려 하지 않는다면 이정도가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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