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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7일 13시 34분 등록
 

제목 : 위로의 달인이 전하는 인생수업

-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것들』을 읽고


 

작가들이라고 해서 성실하고 규모 있는 삶을 사는 아니다. 위대한 정신을 지닌 소수의 작가를 제외하면 작가의 글과 '일상' 별개다. 작가도 우리들처럼 게으르고 나태한 일상을 산다. 우리가 하루 8~9시간을 직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그들도 많은 시간 (글을 쓰는) 일을 한다. (전업 작가가 아닌 경우, 일을 하며 글을 쓴다.) 퇴근 시간 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작가나 우리나 매한가지다. 작가들이 내놓은 책이라는 결과물로 그들의 일상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일년에 내놓은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우리의 일상을 평가하는 것과 같은 오류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글과는 다른 인물이라는 말은 아니다. 글은 작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여러 요소 중의 하나다. 작가의 삶은 그의 일상, 지금까지 써낸 , 다른 이들과의 관계, 마음에 품은 정신, 살아온 환경 등이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하루는 일상적인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수면 시간 등으로 이뤄진다. 일상은 삶의 일부다. 일상이 삶의 전부가 아니듯 작가의 글이 작가의 전부가 아니다. 글과 작가의 '일상' 다를 있다는 말이다. 글은 작가의 '일상' 아니라, 일상, 관계, 정신 등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총체적인 '' 반영한다.

 

이것을 이해한 작가들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질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감이 땅에 떨어졌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독자들을 위로할 있는 작가는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것들』을 레슬리 가너는 그런 작가다. 저자는 위로의 달인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독자를 다독이고 아픈 부위를 부드럽게 만져준다. 이것이 저자가 글을 쓰는 방식이다. 책에는 한번도 적이 없는 명상을 배우기 위해 저자가 인도로 떠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녀는 명상 훈련을 처음으로 받았던 날을 다음과 같이 재치 있게 묘사했다.

 

"명상을 시작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머릿속에는 '다리 저려, 엉덩이도 아파 죽겠네'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가부좌나 딱딱한 바닥에 익숙지 않은 서양인들이 명상을 시작하고 가장 애를 먹는 부분 하나다. 이상 견딜 없던 나는 쯤에서 번째 명상을 끝내기로 했다. 눈을 떠보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람은 혼자였다. 손목시계 바늘은 3분도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 동안 내가 것이라곤 엉덩이를 들썩이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참지 못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린 고작이었다." (p.53)

 

명상의 달인 같은 모습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나도 봐야지"하는 자신감을 전한다. 저자는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자신의 부족함이니 진솔함을 드러내는 것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자신의 통찰과 지혜를 전하기 위해서다. 마음을 여는 공감과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두 지녔으니 쉽게 읽히면서도 울림이 있는 책이다. 책이 다루는 주제는 감사로 삶을 채우는 (29),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19), 실패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2), 인생의 겨울을 대처하는 (14),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언하는 기술(12) 삶의 지혜에 관한 것이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실패를 권한다. "실수나 실패를 범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과 달리 예술에서는 오히려 실수를 권장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즉흥연기 수업을 받는 이유는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공연 중에 예기치 못한 실수를 범했을 경우에도 공연을 계속할 있도록 자유롭고 즉각적인 연기를 몸과 마음에 익히는 과정이다."(p.26) 그러므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많이 실패하고, 실패해야 것이다.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희망적이다. "바다가 거칠면 돛을 고쳐라 땅이 어는 겨울이 오면 가을에 추수한 식량에 의지해서 살아라. 가축들을 초원으로 끌고 나갈 없을 때는 건초를 주고 불가에 앉아 융단을 짜거나 텐트를 고쳐라. 당신이 어부도 유목민도 아니라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다. 동면의 시기에 있는 일들은 많다. 당신이 가진 것들을 편집하고, 자료들을 수집하며, 진행을 평가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우정을 쌓고, 책을 읽거나 부족한 잠을 채우고, 꿈을 돌보고, 꿈을 키워야 한다. 배워야 것이 있다면 인생의 겨울에 배워라." (p.121)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 분석이 아니라 자신감과 용기다. 자신은 변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 답을 찾아내려 하지 말자. 답을 찾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찾아낸다 해도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변화가 아니라, 하나의 지식에 머무르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경영의 본질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오직 실천만이 실천이다. 지식도, 이해도 실천이 아니다.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요원하다.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를 위로하고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사람과의 만남이다. 레슬리 가너가 그런 사람이다. 인생의 항해에 뛰어든 20대들, 그리고 새롭게 도전하려는 인생 여행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소개드린 책] 레슬리 가너,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Life Lessons』, 브리즈

IP *.135.2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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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희
2010.04.13 11:13:45 *.142.217.240
속초에서 선배님이 보여 주신 솔선수범과 후배에 대한 자상한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섬세하리만큼 걱정과 애정을 보여 주시어 저의 뼈 깊숙히 사무치게 했군요.

예전에 책통자에서 강의 들으면서, 과제물(6주 과정중 첫 과제) 수행중
선배님의 글(나는 읽는대로 만들어진다.)을 '읽고 감상문 쓰기'에서,
같은 수강생들이 선배님 칭찬을 많이했었지요.
그 때 초청해서 강의 듣기로 했었던 것이 성사되었더라면
더 일찍 만나 뵐 수 있었을 텐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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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42:48 *.135.205.56
그 때, 연락이 닿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모르는 전화번호가 '부재중' 으로 뜨면
연락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지나쳤나 봅니다.
이리 귀한 인연이 될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제가 작은 배려라도 했는지요?
그저 응원하고 멋지게 수료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잠시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지요. 바닷가에서의 말씀, 기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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