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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7일 20시 17분 등록

부자들의 음모속에서 살아남기

  『부자아빠 기요사키가 말하는 부자들의 음모』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윤영삼 옮김, 흐름출판, 2010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로 수십억,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해진다. 떠도는 소문과 남들 얘기만 믿다가 낭패를 당했거나, 우왕좌왕하다 번번히 막차를 타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던 사람이라면 부럽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때면 그동안 사서 읽었던 재테크 서적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처음에는『부자아빠 기요사키가 말하는 부자들의 음모』도 또 그저 그런 류의 재테크 책이려니 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비슷한 종류의 책만 10여권을 낸 저자의 이력을 아는데다 전작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성공 투자 사례에 대한 미심쩍음도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돈의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는 그의 주장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고,부자들의 음모에 대한 역사적 고찰 또한 흥미로웠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음모의 역사를 다룬다. 거대 갑부들이 돈 공급량을 조절하여 세계경제와 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2부에서는 이러한 부자들의 음모 속에서 우리 돈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자들이 만든 부자들만의 게임에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고, 그들의 음모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부자 아빠 시리즈’ 중에서도 독자들과 온라인으로 상호교류하면서 쓴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지난 2009년 1월 '부자들의 음모'라는 웹사이트(www.conspiracyoftherich.com)를 열고 원고를 쓰면서 온라인으로 독자들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 본문 중간 중간에 실려져 있는 인상적인 ‘독자 코멘트’와 ‘스페셜 보너스 Q&A’가 그 결과물이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라. 좋은 직장을 잡아 열심히 일하라. 버는 한도 내에서 아껴 쓰고 저축하라. 그렇게 모은 돈으로 집을 사라." 부자들이 끊임없이 우리에게 속삭이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학교에서도 이렇게 배웠고 정부도 공공연하게 이런 말을 퍼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불변의 진리로 통하는 이 말은 사실 부자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더 많이 채우기 위한 속임수이며, 열심히 돈 벌어서 세금을 많이 내라고 부추기는 말에 불과하다. 부자들은 이미 오래 전에 '돈의 규칙'을 바꿨고 자기들끼리만 그 규칙을 공유해왔다. 그런데도 그들의 말만 믿고 따른다면 금융 노예로 전락하는건 시간문제다. 2007년 12월 시작된 미국의 경기침체가 3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침체다. 집값은 4년새 반토막이 났고 팔아도 대출금을 못갚는 ‘깡통주택’(집값이 모기지 상환액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번 경제위기때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여전히 안전벨트를 풀지 못할 상황이다. 더 이상 정부나 금융기관을 믿고 살 수 없는 시대다. 기요사키는 은행・정부・시장을 지배해 온 금융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결론을 내린다. “당신이 가난한 이유는 부자들의 음모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부자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다음에 제시하는 '돈의 새로운 8가지 법칙'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1. 돈은 지식이다 2. 빚을 이용하는 법을 배워라 3. 현금흐름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라 4. 힘든시기를 대비하라 5.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 6. 돈의 언어를 배워라 7. 삶은 팀 경기다 8.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자신의 돈을 찍어내는 법을 배워라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고 말한다. 하지만 좋은 빚도 있고 나쁜 빚도 있다. 좋은 빚과 나쁜 빚을 구분하는 것은 간단하다. 나쁜 빚은 우리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가지만, 좋은 빚은 우리 주머니에 돈을 넣어준다. 신용카드는 나쁜 빚이지만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은 좋은 빚이다. 분산투자 역시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개념중에 하나다. 흔히들 금융설계사들이 분산투자를 하라고 하면서 중소기업 주식, 대기업 주식,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상상지수펀드(ETF), 채권펀드 등 다양한 뮤츄얼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분산투자가 아니라 중복 구매일 뿐이다. 금융지식이 많은 투자자는 사업, 소득을 만들어 내는 투자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자산 이 네 분야에 골고루 투자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분산투자다. 돈의 언어를 배우라는 대목 역시 귀담아 들어야겠다. 우리가 쓰는 말이 곧 우리를 대변한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말을 바꿔야 한다. "나는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할 거야" "나는 돈에 관심이 없어" 이렇게 말하는 순간 들어오는 돈까지도 달아나는 법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실천하자. 어차피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 법이니까.

  무엇보다도 저자는 또다시 불어오는 경제혼란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지금부터라도 대비하라고 말한다. 오늘날 세계경제를 뒤덮고 있는 세계금융위기를 미국 정부는 더 많은 돈을 찍어내 해결하려 하고 있다. 결국 세상에 돈은 갈수록 넘쳐나게 되고 인플레이션은 심화되어 마침내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올지 모른다. 미국에서 돈을 찍어내는 만큼, 미국에 수출하여 경제를 유지해나가는 우리나라도 그만큼 돈을 찍어내야 한다. 미국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지면 한국도 똑같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높다. 저자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2007년 시작된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를 세계적인 공황의 전조라고 주장한다. 만약 공황이 온다면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국식 공황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일식 공황이 올거라고 우려한다. 독일식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현금은 최소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인플레이션에 따라 변동하는 가치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대표적인 투자 대상으로 금, 은, 원유 등을 꼽는다. 어찌되었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자기만의 돈을 찍어내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국제금융을 쥐락펴락하는 거대한 손들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경제의 흐름에 둔감한 우리의 무지이며,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대정부 시위가 아니라 경제공부다. '부자 아빠 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 경제와 금융의 흐름을 읽는 지식, 즉 '금융 I.Q'를 높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혹시 기요사키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의 내용이 지금까지의 책과 별반 다를바 없는 동어반복이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를 위해 사업을 하고 돈을 어떻게 굴릴 것인지를 고민하라" "빚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라"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춰라" 등 '부자 아빠 시리즈'에서 그가 펼쳐온 일관된 주장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마지막에 실린 한 재테크커뮤니티 회원들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먼저 원고를 읽고 작성한 '이 책을 먼저 읽고 나서'에서는 이러한 독자들의 반응이 잘 나타나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행동하는 자는 행동하지 않는 자를 이기는 법이다. 이 책을 읽고 분산투자의 정확한 의미와 현금흐름과 자산소득을 구분하는 방법을 터득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등 행동변화를 일으킬 독자도 분명 생길 것이다. 필자도 당분간 책선물을 이 책으로 할 작정이다. 물론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만 말이다. -끝-

  * 기획회의 281 (2010.10) 기고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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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0.10 10:31:25 *.36.210.116
 "나를 위해 사업을 하고 돈을 어떻게 굴릴 것인지를 고민하라" "빚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라"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춰라" 등 '부자 아빠 시리즈'에서 그가 펼쳐온 일관된 주장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언뜻 좋은 내용 일 수 있지만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돈 철학은 삶에 대한 철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일생의 명예와 관계됨으로 매우 신중해야 하지요. 섣부른 지식과 어설픈 경제관념으로 얄팍하게 임했다가는 인생을 허망하게 하고 주위에 심한 상처를 주어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돈에 대한 신뢰와 인생관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제대로 된 공부로 개인역량과 공헌력이란 것을 함부로 남용하지 않는 정말 진실한(?) 사람에게만 책을 선물 해야 할 것 같기도 해요. 만약 위의 논리를 철저히 개인생활에의 유익만을 생각하며 무분별하게 남발 내지는 악용하여 차용하거나, 교묘함으로 친근하게 접근하여 남의 돈을 쉽게 가져다 탱자탱자 안위를 누린다면 참 대단한 경제관념과 지적 수준일까요? 금쪽 같은 시간 하릴없이 괜한 염려와 우려에 빠지며......

물론, 위 서평의 취지는 성실한 소시민들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란 것, 은행 등 합리적인 기관을 규모의 경제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으로, 마땅히 책임 가능한 경우를 전제하는 경우란 걸 이해합니다.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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