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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9일 22시 20분 등록

<이 책의 저자>

빌 모이어스와 조셉 캠벨, 두 사람의 대담을 정리한 것이니 이 책은 공저이긴 하나 '저자에 대하여'를 조사할 때는 주로 조셉 캠벨에 대해서만 했다.

캠벨의 인생과 사상에 대한 이해가 핵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 모이어스라는 기획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셉 캠벨에 대한 깊은 이해와 캠벨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빌 모이어스의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기획인 것이다.

대담에서 빌 모이어스는 소년 시절 <원탁의 기사>를 읽었던 경험을 고백한다.(272쪽)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 사로잡혀 나도 영웅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 신화가 오클라호마주의 농투성이 아들을 꼬드겨 영웅이 되고 싶어하게 만들었다고 말이다.

캠벨이 소년시절 인디언 이야기에 빠졌던 것처럼 모이어스도 신화에 사로잡혔다.

캠벨과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신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캠벨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껴 대중에게 소개해야 겠다는 열망을 가졌던 것이다.

모이어스의 신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깊은 이해, 그리고 캠벨에 대한 존경심이 이 대담집을 끌어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캠벨은 예술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예술가는 만물, 그 자체가 가진 진리를 드러내고 인식하고 해석할 줄 아는 사람(301쪽)이다."

그렇다면 모이어스는 캠벨이라는 대상이 가진 진리를 드러내어 세상에 알린 진짜 예술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설명을 하는 이유는 이 책의 저자를 조셉 캠벨로만 기억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나 또한 빌 모이어스 처럼 진리를 드러내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난 캠벨처럼 이야기 꾼도 아니고 대大학자도 아니지만 빌 모이어스 같은 기획자나 조력자는 될 수 있겠다 싶다.

빌 모이어스로부터 내가 가진 재능의 실마리를 발견해내었기에 그에게 친근한 매력을 느낀다.

 

<이 책의 다른점>

번역가 이윤기는, 이 책의 앞부분에 말년에 이른 노학자가 신화와 종교로부터 "긍극적인 중심에 이르려는 인간 정신의 모습을 읽어내고는 스스로를 구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7쪽)"고 써놓았다. 신화에 대한 짧은 이해를 가진 대중들이 조셉캠벨의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나 <신의 가면>같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의 신화와 종교를 비교하고, 공통되는 요소를 찾아내어 분석하는 것이 방대한 지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셉캠벨이 일생동안 수많은 신화를 정리하면서,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정수를 풀어낸 이 책 <신화의 힘>이 신화개론서로서 추천되고 있는 것이다.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신화적 은유로 에둘러 표현하던 그가 이 대담에서는 직설적으로 꺼내놓기도 한다.

"모이어스씨, 누가 신인지 아세요? '우리'가 곧 신이에요. 이 모든 신화의 상징이 수다스럽게 말하는 게 바로 이것이라고요.(320쪽)"

이렇게 캠벨 사상의 핵심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신화의 힘>이다.

 

<전체적인 뼈대와 감상>

대담집은 8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솔직히 장의 구분과 순서가 그리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읽다보면 비슷한 얘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어느장 부터 읽어도 큰 차이가 없다.

<1. 신화와 현대 세계>와 <6. 조화여신의 은혜>,<7. 사랑과 결혼 이야기>가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이 있을 뿐이다.

신화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와 캠벨이 신화로부터 얻은 지혜들을 반복적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각 장이 뚜렷이 구분되지는 않지만, 책 곳곳에 수많은 경구들과 법어들이 쏟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개인적으로는 <5. 영웅의 모험>과 <8. 영원의 가면>에 캠벨의 지혜가 집중적으로 담겨 있다고 느꼈다.

<5장>에는 개인적으로 뽑은 주제문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천복을 좇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 이걸 알고 있으면 어디에 가든지 자기 천복의 벌판에 사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문을 열어줍니다."

'천복을 좇아라'의 영문은 'Follow your bliss!'라고 한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말을 하는 책들이 많다. 다릴 앙카의 <가슴뛰는 삶을 살아라>라는 책은 제목 그대로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같은 경구들이 반복된다. 그외 수없이 다른 표현으로 되풀이 되어 나에게 들려오는 이 메시지는 진정 누군가 나를 돕기 위한 이정표가 아닌가 싶다. 이 길로 가보라고 자꾸만 부추긴다.

구본형 선생님마저 이 책 <신화의 힘>을 선택해 나에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8장>에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특별히 내 마음을 '무찔러' 든다. 예술작품과 예술가가 전해주려는 세계가 신화의 세계와 같다는 것, 인간 체험 너머를 지향하는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를 강하게 흔들고 갔다. 삶을 예술로 살고 싶다는 내 욕망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캠벨이 우주의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었던 것 처럼, 나 또한 한 세상 풍성하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살짝 들썩거렸다. 그렇다면 캠벨과 모리어스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모험을 떠나 살아 있음의 '경험'에 푹 빠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추가하거나 바꾸고 싶은 것>

캠벨의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신화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구성이다.

그의 사상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두서없는 순서보다, 도입과 전개의 구분, 전개되는 부분에서 영웅의 여정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최종 마무리로 정리했으면 더 완성도가 있었을 것이다.

1장의 '신화와 현대세계'와의 관계를 주제로 잡은 것은 도입부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전개부분의 구분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그가 평생에 걸쳐 찾은 '신화의 원형'을 적용하여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첫번째, 영웅의 여정에 대하여, 두번째, 모험의 시작, 세번째, 영웅의 시련과 고통, 네번째, 영웅의 부활, 다섯번째, 영웅의 귀환 으로 나누어 차례차례 이야기를 끌어나갔다면 그의 사상을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획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이 세계의 신화속에서 원형을 찾아내어 인간의 삶의 연속성과 의미를 밝혀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하여야 그가 비판 받는 점인, '신화의 원형' 이라는 것에 비추어 모든것을 평가하여 다른 문화와 역사의 차이점들을 경시했다는 부분까지 독자에게 전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좀더 객관적으로 조셉 캠벨의 사상을 조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신화개론서로써 가지는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며, 캠벨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아 그들을 고무시켰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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