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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23일 08시 26분 등록
분석심리학

"나의 생애는 무의식이 그 자신을 실현학 역사이다. 무의식에 있는 모든 것은 사건이 되고 밖의 현상으로 나타나며, 인격 또한 그 무의식적인 여러 조건에 근거하여 발전하며 스스로를 전체로서 체험하게 된다. - 칼 융"

볼링겐의 은자, 융은 의식이란 무의식이라는 커다란 대양 위에 떠 있는 작은 섬과도 같다고 했다..

드디어 다 읽었다.
책을 다 읽는다는 것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책 이부영 교수님의 "분석심리학"을 다 읽었다는 건, 읽고, 인용문 필사하고, 필요한 장 요약정리까지를 다 했다는 의미가 된다.

책을 읽다보면 굳이 인용문 필사까지는 안해도 되는 책들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는 거의 연구원 시절만큼 인용문 필사를 하며 공부하다시피 한 책이었는데, 전문분야를 다루는 책이다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읽기 어렵냐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그동안 막연히 여기저기서 알게 된 무의식에 대한 조각지식들을 이 참에 좋은 스승을 만나 내 나름 정리해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시작은 순전히 헤세때문이었다.
아니 더 거슬러올라가면 신화의 아버지, 조셉 캠벨때문인지도.

캠벨은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꽂히는 저자의 책은 다 읽으며 그의 사상을 따라가보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한 세계가 보인다고..

그래서 헤세의 작품을 죄다 읽기 시작했다.
데미안-싯다르타-황야의 이리-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다섯번째 유리알 유희를 앞에 두고, 그 다음 더 이상 헤세의 장편문학이 없다 생각하니 조금 아껴두고 싶은 생각 반, 문득 헤세가 일생을 바쳐 탐구한 칼융의 분석심리학을 조금 더 이해하고 그의 마지막 작품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 "분석심리학"

1장, 융의 생애와 사상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의식세계를 깊이 통찰한 융을 만날 수 있었다.
그냥 학자라고만 표현하기에는 그의 제자 프란츠 여사가 말했듯이 "큰 샤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한 깊이를 지녔다고 할까..

다소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어느새 사라지고 끌리듯이 2장을 넘기게 되고
거기서 익숙한, 너무도 익숙하지만 딱히 스스로 정의하기는 그래도 좀 애매모호한 "콤플렉스"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무의식이 의식에 쏘아올리는 첫 번째 신호임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제 읽기에 가속도가 붙는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마치 무의식 세계를 탐구하는 듯한 기분에 정신없이 3장을 넘긴다. 3장은 융이 일생을 통해 탐구한 마음의 구조와 기능이 그림과 함께 설명되고 있다. 이 책을 통틀어 융의 사상과 함께 가장 흥미로웠고 아마도 비전공자들이 무의식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콤플렉스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 무의식 세계의 첫 단계가 그림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림자까지는 개인의 경험과 축적에 의한 개인적 무의식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림자 다음이 남성 안의 여성원형인 아니마와 여성 안의 남성 원형인 아니무스. 여기서부터는 개인을 뛰어넘어 인류 태고적부터 쌓이고 쌓인 경험과 기억의 침전으로 집단 무의식 세계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살아 숨쉬고 있는 진아의 세계. 본성이라고 하기도 하고, 참자아라기도 하고.

결국 이쯤에서 왜 무의식 세계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스스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답은 내가 지각하고 현실이라 믿고 살아가는 의식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의식이란 무의식이란 커다란 대양 위의 한 점 섬과 같고, 결국 한 개인이 온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한 에너지의 보고와도 같은 무의식 세계를 의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치게 되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론에 기대어 "자기실현의 중요성"을 배웠다고나 할까..

여기까지만으로도 나와같은 비전공자에게는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4장은 MBTI의 전형으로서 외향과 내향, 감각과 직관 등을 설명하는 심리학적 유형론으로서 누구라도 재미있어할 부분이지만, 5장 꿈의 해석과 6장 정신병리 및 7장 정신치료는 살짝 전문적이 된다. 그냥 분석심리학에선 이런 분야도 다루는구나..정도를 이해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8장, 분석심리학과 예술, 9장 비인과적 동시성론과 심성연구의 미래 및 10장 분석심리학과 종교에선 다시금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거론되는 많은 흥미있는 주제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무의식 세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또 다른 흥미를 전해준다.

그렇게 이 한권의 책을 읽고 (읽었다기보단 공부했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적절할 것 같지만)난 지금, 헤세의 예술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참으로 맞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헤세가 예술에 대해 말하는 것중, 인간의 원형과 무의식에 대한 부분이 앞다투어 튀어나와 다가온다. 아마 바로 직전에 분석심리학 책을 읽어 아직 그 느낌이 가시기 전이어서 더 그런 것같다.

그래서 이 부영 교수님의 그림자/아니마와 아니무스/자기와 자기실현도 주문해놓고 있다.
"분석심리학"을 읽으며 그동안의 막연했던 앎을 논리적 이론에 빗대어 나름 정리해보았다면,
이제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자기실현:"에 이르는 3권의 책을 읽으며, 나를 조금 더 정리해보고 싶어져서 말이다.

융에 의하면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은 35세 전후가 되면 심하게 작용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세상으로 인해 "주어진 삶"에 이전보다 더 강렬한 회의가 일며 "내가 주체가 되는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론 몇몇 예술가들이나 니체와 같은 철학자들처럼 사회나 세상과의 고리를 전부 끊으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지만, 외부에 맞춰 형성된 외적인격이 어느 정도 완성된 이후 내면에서 강렬히 이는 "내적인격에의 성장욕구"를 결코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외적인격과 함께 균형잡힌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무의식 세계의 "내적인격"
그래서 내적,외적 세상의 온전한 개성화 과정이 이루어지는 "자기실현의 세계"
그 세계가 궁금하거나 고민 중이거나 한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입문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무의식 세계로의 지도"같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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