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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27일 19시 06분 등록

[7기_리뷰] 공감의 시대_ 제레미 리프킨 by 양경수

1. 제레미 리프킨에 대하여

1) 약력 및 저서

제레미 리프킨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행동하는 지식인이다. 그는 1945년생으로 2011년 현재 67세이다. 어려서는 개혁파 유대교집안이 영향을 받았고, 학창시절 68혁명시대를 겪으며 삶의 전환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법과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전공으로 보자면 그는 경제학자이자 법학자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활동도 활발히 한다.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 경제동향연구재단(FOET)를 설립해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각종 공공정책 입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는 과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1989년에 <엔트로피>라는 책을 써서 기계적 세계관에 근거한 현대 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 낭비가 가져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하였다. <엔트로피>는 과학자가 아닌 경제학자가 썼다는 이유로 과학적 개념의 오류가 많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공감했고 그를 유명하게 만든것도 사실이다.1) 그 뒤로 <노동의 종말>을 필두로한 <육식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종말'시리즈 책으로 알려졌으며, 그외 <생명권정치학,1991>, <바이오테크 시대, 1998>, <수소경제, 2002> 등의 저자로서 현대문명의 대안을 보여주는 미래학자로 자리매김 했다.

2) 리프킨의 활동 및 영향력

FOET 홈페이지에 나타난 그의 활동을 보면 그는 전 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문명비판과 대안에 대한 활발한 집필활동(그는 17권의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당대 유력 미디어에 칼럼을 쓰고 있다), 그의 저서를 기반으로 한 강의들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알리고, 확장하고, 영향을 주고 있다. 그 대상은 정치인, 경제인 등을 뛰어넘어 시민사회 대중을 포함한다.2)

그의 책들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왔다. 1995년에 발표한 <노동의 종말>은 노동시간 삭감을 위한 사회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육식의 종말>은 많은 이들을 채식주의자로 변신하게 만들었다. <유러피언드림>은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이유로 국내 정치권에 까지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유명세는 현 정권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바로 오늘(2011. 2.25) 이명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은 확대비서관회의에서의 초청강의 주제가 '공감의 정치와 공감철학, 동반의 시대를 위한 새 출발과 조건' 이었다는 것을 보면 그렇다. 국회보 2011.2월호에는 "요즘 의원 사무실에 들르면 '공감의 시대'란 책을 흔히 볼 수 있다. 버락 오바마의 정치철학이 바로 공감이라니 정치권도 공감의 시대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고 쓰여 있다.3)

현대문명을 극복 할 수 있는 대안사회를 꿈꾸는 시민들과 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리프킨의 저서들은 이념과 철학이 되고 있다. 그의 '종말' 시리즈 책들은 활동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활동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감의 시대>는 오마이뉴스의 '이 시대에 읽어야 할 명저' 첫 번째 책으로 선택되기도 했다.4)
ProRavensburg-Forum---March.jpg
www.foet.org/lecture.html

3) 리프킨의 계속되는 지적 확장과 개인적 평가

중앙일보에서 추진한 리프킨과의 이메일 인터뷰에 의하면, <공감의 시대>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생물학자 들이 발견한 '공감뉴런(신경세포)'라는 것을 알게된 때였다 한다. 그는 "지금 인류는 티핑 포인트, 즉 전환점에 서있다. 기후변화 등 인류 삶의 조건 가체가 한계에 도달 했음을 인정하고 인간 본성을 재고해야 한다. 하지만 공감이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5)

<엔트로피>를 거쳐 <종말> 시리즈의 책을 쓰면서, 저자는 암울한 인류의 미래를 전망했다. 책을 읽는 나에게도 종말의 두려움이 언뜻 스치고 지나갈 때가 있었다. 석유시대의 종말과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를 말할 때 그랬다. 두려움은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종말론적 사고로만 치닫는다면 인류는 완전히 포기하게 될지 모른다. 리프킨도 두려움을 넘어서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리프킨은 희망을 찾고 있었다. <유러피언드림>에서 물질적, 개인적 성공보다 삶의 질을 추구하고, 공동체의 조화를 우선시하는 문명을 찾아냈다. 그는 '아메리칸드림'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설득한다. 이번 책 <공감의 시대>에서는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방대한 지적 탐험을 했고, 자신의 지난 저서들을 총망라해 800쪽이 넘는 책으로 정리해 냈다. 심리학과 역사, 생물학과 생태학, 철학과 문학을 아우르며 수많은 증거들을 찾아냈다.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 하지만 리프킨의 긴 설득에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바로 공감능력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또한 리프킨은 선택받은 사람들, 바로 심리학적 의식에 도달한 선진국 사람들만이 인류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미국적인 영웅심리가 떠오른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고, 엘리트와 대중을 나누듯이 나와 너를 나누어 세운다. 이것은 이분법이자 그가 말한 공감의식에 반하는 사고이다.

그는 경제동향연구제단(FOET)를 중심으로 정책 입안에 영향을 주는 일에 활동의 중점을 두고 있다. 법이나 정책 중심이다. 그가 쓴 책들은 굉장히 지적인 냄새가 난다. 개인적이거나 감정적인 소통은 별로 없다. 난 그의 작업에 놀라고 그를 존경하기는 하지만 감동 받지는 못했다. 물론 이것은 그의 타고난 성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쨌든 그는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가. 그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은 것은 리프킨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이들이 그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을 채워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리프킨이 말한 '통합적 전체'를 이루는 모습일 것이다.

4) 참고자료

1) 네이버 용어사전 및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제레미 리프킨
2) 경제동향연구재단(FOET) 홈페이지 http://www.foet.org
3) 국회보 2011. 2월호 중 "공감의 시대 - 공감과 협력이 이끄는 시대의 도래 (김종해)"
4) 오마이뉴스 '종말 예언가 리프킨, 또 사고 쳤구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90661
5
) 중앙일보, [저자에게 듣는다] 제러미 리프킨 '전환점에 선 인류, 공감 있다면 희망 있다'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532284&cloc=olink|article|default
6) http://www.youtube.com/watch?v=l7AWnfFRc7g&feature=player_embedded
RST animate : 위의 애니매이션은 RST에서 제작한 영상물로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깔끔하게 강의한다. 잘 못알아 듣더라도 칠판에 쓰는 글과 그림을 집중해 보다보면 대략 윤곽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mpathy is the invisible hand." , "Why stop here?" 등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이 담겨 있다.
7) 유러피언 드림, 민음사, 2005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 귀

1) 서문

5. 이 책은 인류의 공감적 특성이 진화해 온 과정을 들여다보고, 지금까지 공감이 우리의 여정을 어떻게 꾸려 왔으며 앞으로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살펴봄으로써 문명사에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공감하는 종이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영향력을 넓혀 가는 추세이다.

6. 공감 의식이 커질수록 지구의 에너지와 그 밖의 자원의 소비가 급증하고 그래서 지구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다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6. 공감-엔트로피의 역설을 해결하는 일이야말로 지구에서 인류가 살아남아 번창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중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7. 1부는 호모 엠파티쿠스의 발견과 함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인간 본성을 새로 검코할 것이다. 2부는 인류사와 인류의 여정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문명의 다양한 단계에 수반되었던 공감의 물결과 획기적인 의식 변화를 연대별로 서술하는 데 할애할 것이다. 3부는 계속 빠르게 진행되는 지구 생물권의 파괴를 배경으로 지금 벌이고 있는 공감을 향한 경쟁을 소개하겠다. 마지막으로 '정점경제'로 전환하면서 생물권에 대한 인식이 싹트고 '분배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제3의 산업혁명의 태동으로 우리의 눈을 돌릴 것이다.

2) 인류사에 감추어진 역설

11. 1914년 12월 4일. 프랑스 플랑드르 지방. 1차 세계대전은 다섯달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12. 양쪽에서 몇몇 병사들이 참호 밖으로 기어 나와 무인지대를 가로질러 서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백 명이 뒤를 따랐고 곧이어 수천 명의 병사가 참호 밖으로 쏟아져 나왓다. 그들은 악수를 나누고 담배와 비스킷을 거넸으며 가족사진을 꺼내 보여 주었다. 서로 고향 이야기를 하며 지나간 크리스마스 추억을 나누었고 이 터무니없는 전쟁을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12. 전쟁은 결국 1918년 11월에 850만명의 병사의 죽음을 뒤로하고 그때까지 기록으로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내며 끝났다. 겨우 하루, 몇 시간이라는 짧은 순간이지만 수만명의 인간들은 장교, 사병, 할 것없이, 계급을 가리지 않고 상부와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접어 둔 채 오직 보편적인 인간성만 보여 주었다.

13. 토머스 홉스는 이렇게 이죽거렸다. "인간의 삶은 볼품없고 야비하고 잔인하다. 그리고 짧다."

15. 플랑드르의 병사들이 보여 준 것은 보다 심오한 인간적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실존적 상황에서 드러난 감정으로, 시대와 사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16. 공감적 고통 empathic distress :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 상태를 일컫는 심리학적 용어

17. 최근에 그런 인간의 모험담에 숨겨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탐구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되었다.

 조셉캠벨이 원형신화 monomyth 이론을 받아들여 신화비평에 적용한 것처럼.

17. 오히려 시인, 만담가, 음유시인, 미술가, 소설가 등이 공감 의식이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상세한 로드맵을 제공해왔다.

18. 공감 의식의 발전과 자아의 개발은 어개를 나란히 하며 인간의 여정을 이끄는 사회구조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드는 현상을 수반한다.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이다.

18. 심리학이 등장하고 백년이 지난 오늘, 세계의 젊은 이들은 치유의식에 심취하여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가장 깊숙한 느낌, 감정, 생각과 대면하고 따져 보고 분석하는 데 능숙하다.

19. 공감의 감感은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것처럼 느끼는 것을 뜻한다.

20.  휴머니스트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내담자 중심의 접근법)에 의하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적극적으로 경험한다고 한다.

23.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 다른 동물이나 야생과 친해지려는 동료 의식을 유전적으로 타고 났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은 자연에서 고립될수록 심리적 박탈감은 물론 신체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되며 그것이 인간에게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24. 1990년대 남아프리카공과국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나고 절대 다수의 흑인에게 통치권이 넘어간 이후에 설치된 '진실화해위원회'

화해위원회라는 단체들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희생자를 화해시킨다. 희생자들은 가혹 행위를 공적인 자리에서 입증하고 그들이 겪었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진술한다. 가해자는 희생자가 보는 앞에서 그들이 저지른 죄를 소상하고 성실하게 밝힐 기회를 부여받고, 원한다면 용서를 구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당사자들 사이에 공감적 카타르시스와 화해와 치유가 스며들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2005년 5월 3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통과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 기본법(속칭 과거사법)에 의해 2005년 12월 1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출범했다. 항일독립운동, 일제강점기 이후 국력을 신장시킨 해외동포사, 광복이후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인권유린과 폭력 학살 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하여 은폐된 진실을 밝혀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국가 기관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독립적인 국가 기관으로서 입법, 사법, 행정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회다. 위원회 구성은 장관급인 위원장 1인과 차관급인 상임위원 3명 그리고 비상임위원 1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 가능하다. 2010 말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5년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26. 다른 사람의 관심을 최대로 활용하는 네트워크는 자신의 자산과 가치를 증가시킨다. 협력이 경쟁을 누를 수 있다. 음모와 조작을 부추기는 권모술숩다는 리스크를 분담하는 오픈 소스 협력 체제가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리눅스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27. 우리가 일차적이라고 여겨 왔던 악행, 폭력, 공격성, 이기적 행동 등 다른 모든 충동은 실제로 이차적 충동이며, 그런 것들은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을 억제하고 부인하는 것에서 비롯된 병리적 파생물인가?

29. 자의식과 자아 인식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깊이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이들은(아동발달 심리학자) 보았다. 이때 우애적 유대감을 만드는 수단이 바로 공감이다. 유대감이 우리의 기본적 본성이 아니라면, 고립이나 왕따를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30. 사회는 곧잘 사회적으로 건설적인 목적에 기여하도록 애정과 친밀감의 충동을 희석시켜 억누르지만, 그래도 소속되려는 충동은 여전히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본성이다.

32. 초기 유럽 신석기 시대의 농경 사회에서도 고고학자들은 사실상 어떤 무기나 군사적 시설물의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포악한 전쟁이나 점령의 증거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33. '가축'과 자본'은 어원이 같다. cattle &capital 가축은 재산이었다. 가축은 최초의 움직이는 재산이었고, 서로 교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매체였으며, 사람이나 영토를 지배하는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였다.

33.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의 사회경제 구조는 고도로 복잡하고 상호 의존적인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 지구에 남아 있는 풍요로운 자원의 엄청난 매장량을 빨아들이고 있다.

34. 우리 인간이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

34.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70억에 가까운 인구가 지구상의 동물 총량의 1퍼센트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복잡한 글로벌 경제 사회의 인프라로, 우리는 현재 지구의 순일차생산량의 24퍼센트를 소모하고 있다.

36. 물론 그런 구조 덕분에 우리의 자아의식이 심화되고 의식이 확장되고 공감을 통해 보다 많은 인간이 다른 인간이나 지구상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지구 생물권에서 엔트로피의 증가라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가능한 일이다.

37. 열역학1,2법칙 :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엔트로피 총량은 계속 증가한다." 우주의 에너지는 늘 일정한 반면, 그 형태는 끊임없이 바뀐다. 그리고 그 방향은 일방적이어서 사용 가능한 것에서 사용 불가능한 쪽으로 움직인다.

39. 열역학적 관점에서 지구는 태양계와 우주에 비해 부분적으로 닫힌 계이다.

40. 쥐라기에 태양에너지는 지상의 특정 물질에 작용하여 그 물질을 생명으로 변환시켜 놓았다. 그 생명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형태로 분해되어 연소될 수 있는 탄소퇴적물이 되었다.

41. 생명과 사회 체제가 열역학 법칙과 정반대로 높은 수준의 농축된 에너지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42. 생명은 보다 더 큰 환경에서 공짜 에너지나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처리함으로써 평형상태, 즉 죽음과 거리를 두고 질서를 유지한다.

 죽음이 평형상태라는 의미이고 생명은 비평형상태라는 뜻. 죽음은 의지가 없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겠다.

42. 버트런트 러셀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일종의 제국주의자다. 그들은 가능하면 많은 환경을 그 자신과 자신의 씨앗으로 바꾸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삶의 본질은 죽이는 것과 먹는데 있다는 사실" -조셉 캠벨-

43. 화학자 G. 타일러 밀러는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대략 80~90퍼센트의 에너지가 열로 소모되어 주변으로 사라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사람 한 명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1년에 송어 300마리가 필요하다. 300마리의 송어는 9만 마리의 개구리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개구리는 2700만 마리의 메뚜기를, 그리고 메뚜기는 1,000톤의 풀을 먹고 산다." 그렇다면 진화의 사다리를 오르는 모든 유형의 생명은 비평형 질서 상태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 환경에서 더 큰 무질서를 초래한다는 말이 된다.

45. 문화의 기능은 "인간의 편리를 위해 작동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이용하고 통제하는 것" / 인류학자들

46. "개인이 1년에 이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증가하거나 에너지를 일하게 만들 수 있는 도구적 수단의 효용성이 증가할 때 문화는 진화한다."  -  레슬리 화이트 -

47. 하지만 레스리 화이트는 인간 여정의 한쪽 면만 보았다. 에너지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에너지 혼자만으로는 설 수 없다. 역사상 위대한 경제 개혁은 새로운 에너지 제도가 커뮤니케이션 혁명과 맞물릴 때 일어났다.

51. 우리가 본성적으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교섭을 넓히고 심화시키려 하고, 또 실제로 규모로 보나 의미로 보나 더 큰 사회에 참여하여 우리 자신을 초월하려는 정서를 가진 종이라면,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구조는 그런 인간의 여정에 탈것을 제공해 주는 셈이다.

52. "시간과 공간에서 자신을 확대할 필요성, 즉 살고 숨쉬고 존재하기 위해 창조해야 할 필요성은 실제로 개인적인 생존 기능으로서의 자기 증식의 필요성에 앞설 뿐 아니라 당연히 그런 필요성을 초월한다." - 이디스 코브-

53. 인류사의 여정을 관통하는 역사적 증거, 특히 확장되는 공감과 커져 가는 엔트로피의 변증법적 피드백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 본성과 인간적 탐구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열린 사고를 엿볼 수 있다.

53. 열역학법칙, 특히 엔트로피 법칙은 살아 있는 매순간이 유일한 것이며 반복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사실을 고등학교나 늦어도 대학교 수업시간에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엔트로피 법칙에 담긴 삶의 진실! 기억해 두었다가 반드시 누군가에게 열역학법칙을 알려줄때가 되었을 때 이 법칙이 의미하는 '살아있는 지금 이순간이 유일한 것이다'라는 진실을 전하리라.

55. 동물을 포함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들을 지탱해 주는 생활 조건, 서식지, 생태계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동조하게 된다는 사실은 분명 역사가 갖는 비극적 결함이다.

55. 근본적으로 정에 민감하고, 우애를 갈망하고, 사교적이며, 공감을 넓히려는 성향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적어도 우리는 공감-엔트로피의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내어 생물권에서 지속 가능한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호모 엠파티쿠스>

2)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

59.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독자의 몰입을 쉽게한다. 이 질문이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한다. 전개과정을 통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새로운 관점이나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면 멋진 글쓰기가 될것이다.

59. 팝스타 마돈나도 노래 속에서 자신은 "속세를 사는 속물 material girl in a material world"이라며 시대정신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60. 초기 심리학자들은 다윈의 이론을 좇아 인간의 일차적 관심은 자신의 신체적 생존과 영속성이라고 보았다.

63. 프로이트의 주장대로라면, 사회는 인간의 공격적인 성적 충동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영원한 투쟁과 상호 파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런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정교한 심리적, 문화적 감옥과 다를바 없다.

65. 이상하게도 프로이트의 분석에는 새끼를 키우는 동물들에서 볼 수 있는 강력하고도 부인할 수 없는 힘인 모성애에 대한 어떤 깊은 성찰도 찾아볼 수 없다. 엄마와 하나가 되는 느낌에 관해, 프로이트는 "이런 바다 같은 느낌을 나 자신에게서는 찾을 수 없다."라고 썼다.

67. 프로이트는 보수의 마지막 주자였다. 능란한 이야기꾼이었던 프로이트는 고대의 가부장적 설화를 화려하게 세속적으로 포장했다. 그런 설화는 근동과 극동 지방의 위대한 관개 문명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구약의 종교와 유교를 통해 꽃을 피웠다. 장엄한 최후 주자로서 프로이트는 새로 발견한 '무의식'이라는 넘치는 힘을 마음껏 휘두르면서 남성 지배는 만물의 자연적 질서라고 우겼다.

68. 전화라는 새로운 통신 수단이 나타나면서 여성들은 전화로마나 집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상대방과 일상사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전화를 그네들의 관심을 탐구하는 새롭고 강력한 네트워킹의 도구로 십분 활용했다. 전화가 발명된 초기를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수화기에 대고 수다를 떠는 여성의 모습이다. 소설이 자아를 반성하는 도구였다면, 전화는 잡담을 나누며 여성의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도구였다.

  우리집에서 매일 보는 풍경이다. 아침마다 전화로 하루 스케줄을 조정하고, 누구네 집 누구와 아이를 놀릴까 이야기하고, 저녁이면 친구들과 사소한 이야기들을 구구절절이 이야기 하다가,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고 한다.

69. 석탄과 화력발전이 일상화되고, 이어서 내연기관이 등장하고 공장과 사무실에 전기가 보급되면서 여성은 적어도 가족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야 하는 허리 부러지는 임무에서 해방을 맛보았다.

70. 멜라니 클라인 : 대상관계 object relations 이론

72. 대상과의 관계는 안락함을 추구하고 리비도를 충족시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랑, 호의, 유대감, 인적 교제를 바라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72. 윌리엄 페어베언 : "아기는 왜 엄지손가락을 빠는가?"

73. 리비도의 '목표'는 중요성에 있어서 대상관계에 비해 이차적이다. 그리고 리비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충동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 페어베언-

74. 모든 유아는 타인을 찾고, 타인과의 결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날 때부터 사회화라는 소질을 형성해 간다.

75. 하인츠 코후트 : 성숙된 에고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공감이며, 공감이 없으면 에고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76. 부모의 공감적 반응이 미약하거나 아예 없으면, 아이의 발달은 억제된다. 이런 상태에서 충동은 "당연히 강한 유형이 되고" 파괴적 분노가 아이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77.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만들어지지만, 하나의 개인은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다.

77. 도널드 위니콧 : 하나의 관계가 하나의 개인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개인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개인을 만든다. 단순한 지적이지만 이 같은 그의 관찰은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행사하려는 자족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을 강조하면서 근대성의 핵심에 반기를 들었다.

79. 엄마는 아기와 갖는 최초의 관계를 시작하는 방법을 통해 아기가 하나의 개인적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부터 관계가 개인을 만든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어서 아기에게 "한몫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하면 그 관계는 좌절되고 자아의식의 발달도 억제된다.

80. 엄마를 갈구하는 미숙한 유아의 욕구가 삶의 첫 순간부터 성적인 것이며 그런 성적 욕구가 한 개인으로서 점차 맺게 되는 모든 다른 관계로 확대된다는 주장은 해괴하기 짝이 없는 논리이며, 대다수 사람들의 정서적 경험과 상식에서도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81. 수티는 하나의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핵심 요소가 유대감과 놀이라며 이렇게 주장한다.

"유아기와 성인 사이에 낀 이 기간은 ...... 좀처럼 만족을 모르는 사회적 요구의 지배를 받으며, 이런 요구는 놀이하는 과정에서 만족을 위한 인간의 관삼이라는 탄력적 에너지를 사용한다."

82. 엄마와 유아가 주고받는 것은 전적으로 기분 좋거나 불쾌한 것이고, 이런 관계는 두 사람에게 어떤 우월감이나 패배감도 주지 않는다.

 위의 대상관계이론 학자들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아기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은 성적 리비도(성본능)가 아니라 유대감과 사회성이라고 간주하면서 전통적인 프로이트식 분석가들에게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83. '일차적 애정 결핍' 증세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엄마와 의미 있는 관계를 거쳤을 때 나타나는 갖가지 인간적 느낌을 표현할 줄 몰랐다.

 내가 이렇지 않은가 싶다. 맞벌이 부모 아래서 자랐고, 지금봐도 어머니는 공감 지능이 높지 않다. 아내가 가끔 나에게서 감정적인 어떤 부분이 아예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을 때, 뜨끔했다. 아예 나에게 없는 그것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태어나서 느껴본적이 없는 그것. 나이가 들어 아이를 키우고 교감을 나누면서 이런부분이 생기는것 같긴하다. 좀더 세심하게 느끼고 관찰해야 겠다. 관찰자로서만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면서 체험해야겠다.

85. 보크윈은 <외로운 아기들>이란 논문을 통해 유아 사망률이 정서적 굶주림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87. 존 보울비의 애착이론 attachment theory : 아이가 엄마와 맺는 최초의 관계가 평생 동안 아이의 정서적, 정신적 생활을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90. 보울비는 애착과 독립 사이에 존재하는 변증법적 관계를 찾아냈다. 아주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안정적인 기지"를 마련해 주고 "아이가 그 기지를 거점 삼아 마음껏 세상을 탐구할 수 있게 격려한다."

96. 독립심과 자율 의식을 갖춘 아이로 키우려면 너무 자주 안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 관념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은 그 반대였다.

97. "당신이 어떤 관계에 있다면 그 관계는 당신의 일부이다." - 앨런 스루피 -

97. 공감은 가르치거나 훈계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공감해 줌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이가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하는 문제는 아이가 어떤 관계를 경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97. 따로 양육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들의 성격과 행동은 섬뜩할 정도로 거울 같은 유사성을 보인다.

 모든 아기에게는 각기 타고난 리듬과 행동 기질이 있고 그런 리듬과 기질이 이후의 애착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100. 대상관계 이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인간의 본성 앞에 새로운 거울을 놓는다. 그리고 그 거울에서 그들이 본 것은 정이 많은 사회적 동물의 모습이며, 그것은 유대감을 갈망하고 고립을 싫어하며 생물학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모습이다.

3) 생물학적 진화에 관한 감성적 해석

102. 거울신경세포 때문에 인간을 비롯한 몇몇 동물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04. 과학자들은 청각적 공명뿐 아니라 시각적 제스처와 표정이 거울 뉴런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한편, 촉각 또한 마찬가지로 공감 확장을 위한 또 하나의 '감각 이동 경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05. 그들에게 충격을 직접 가했을 때나 그저 상상했을 때뿐 아니라 그들의 파트너에게 행했을 때도 똑같이 통증영역이 자극받았다.

106. 거울신경세포의 발견은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깨뜨린 것처럼, 생물학과 문화의 이분법 역시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108. 동물들도 역할 모델이 없으면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늑대의 무리속에서 자란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는 늑대 사회를 배웠고, 뒤늦게 인간세상에 나왔지만 인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

109. 어떤 침팬지의 이마에 립스틱 자국을 그려 놓은 다음 거울을 놓아 주면, 침팬지는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그 자국을 만지고, 지우려고 애쓴다. 거울에 있는 상이 자기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111. 심지어 공정성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동물도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 하종강선생님이 예를 들어주신 부분이다. 부당한 대우에 저항하는 원숭이들도 있다!

115. 다윈은 그런 행동은 쾌락을 위한 충동보다는 더 깊은 곳에 뿌리 박고 있는 인간의 충동, 즉 사회적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회적 본능은 더 세심해지고 더 널리 확산되어 결국 모든 감각적 존재에까지 이른다." -다윈

117. 놀이는 다른 사람과 무언가에 몰두하는 행동이다. 놀이는 혼자만의 쾌락이기보다 하나의 공유된 즐거움이다. 순수한 놀이는 수단이기보다는 본질적 의미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다. 놀이는 본질적으로 철저히 참여적이다. 놀이에는 한계가 없다.

118. 사회화 과정에서 놀이가 그렇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놀이가 상상력의 고삐를 풀어 주기 때문이다.

119. 놀이할 때보다 더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 있는가? 그때 놀이는 시시한 장난이 아니다. 놀이는 공감 의식을 확장하여 진정한 인간이 되는 법을 배우는 수단이다.

121. 영장류에게 공감은 본래적인 언어 이전의 형태로, 개체와 개체를 이어 주는 연결 장치이다. 공감이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받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프란스 드 발  -

123. 위로는 다른 의도없이 순전히 공감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한 행동으로, 단지 상대방의 곤경을 인정하고 달래기 위한 것이다.

125. 놀이도 그렇지만 털 골라주기도 새끼를 돌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새끼의 털을 골라 주면서 동물들은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127. 커뮤니케이션의 일차적 기능은 공감의 확장을 통해 신뢰감, 친밀한 관계, 사회적 결합을 이룩하는 것이었다.

128. 언어 능력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언어 능력의 형성은 공감의 크기와 범위가 확장되고 문화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몸짓으로 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갈수록 복잡해져 가는 과정의 최종 단계이다.

129.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는 사실상 손동작과 얼굴 표정과 몸짓이 늘 따라다닌다. 이런 요소들은 우리의 말을 풍부하게 해주고 그럴듯하게 해 주고 강도를 조절해 주는 시각적 뉘앙스를 제공한다.

 

4)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

131. 우리는 성자도 극악무도한 사람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일상에서 반사회적인 행동보다는 친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애정을 주고 서로 배려하는 능력이 있고, 혼자 외톨이가 되거나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132. 우리는 양육되기 위해 태어난다.

133. 아기가 자신의 의지를 의식할 때 상대방이 자신의 의도에 적절히 반응해 주면 아기는 용기를 얻는다.

136. 아이의 몸은 감각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한편, 돌봐주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형성된 친밀한 관계와 정서적 경험은 아이의 신경 체계에 의해 추상화되어 기호화된다.

139.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흉내 내기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142. 웃어서 행복하고, 얼굴을 찌푸려서 화가 나고, 쀼루퉁해서 우울한 경우가 있다. 또 상황을 미리 예상하여 정서적 경험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제임스 D. 레어드-

144. 흉내, 조건화, 직접 연상은 모두 무의식적이고 다소 원시적인 공감적 각성이다. 하지만 이런것들은 공감을 표현하는 기능이 인간이라는 동물에 생물학적으로 깊이 뿌리 박혀 있다는 사실을 인상적으로 입증해준다.

148. 부모가 너그럽기만 하여 훈련시켜야 할 순간에 못 본 척하고 넘어가면, 정작 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이는 부모를 거스르게 된다. 반면에 부모가 너무 엄격하여 아이를 마음대로 휘두르고 제압하려 하면, 공격적이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 되거나 아예 부모와 감정적 접촉을 피하려는 아이로 바뀌게 된다. 정상적인 부모라면 아이를 타이르는 순간만큼은 확실한 위엄을 갖추고 아이를 제압하여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주었던 고통에 대해 부모가 하는 말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149. 모욕을 당하며 내면의 공감 본능의 스위치가 꺼진다.

149. 제대로 된 부모라면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 주면서도, 세심한 배려로 그가 여전히 사랑 받고 있으며 한 인간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

151. 어떻게 보면 수치심 문화가 가장 완벽한 도덕에 부합될 것처럼 생각 되지만, 실제로 그것은 시샘, 부러움, 자기혐오, 다른 사람을 향한 증오의 문화만 낳는다.

152. 동정을 짓뭉개고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수치심 문화의 폭력은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하다.

 간통을 한 여인이 무리들에게 돌로 쳐 죽게되는 상황에서, 예수는 "너희들 중에 죄없는 자가 돌로 쳐라!" 고 말했다. 사람들은 슬금슬금 모두 사라졌고, 여인과 예수만 남았다. 수치심 문화의 폭력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건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힘인가.

159. 집단 전체와 모든 범위를 아우르는 공감의 보편화는 보편적 의식이라는 관념으로 이어진다. 젊은 세대에서 공감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가 뚜렷해진다. 양육과  애착 행동의 근본적 변화, 더 길어지는 사춘기, 다양한 사람이나 사회와 문화의 접촉, 자꾸 넓어지는 세계적 네트워크, 갈수록 더해 가는 경제의 상호의존성, 그리고 더 국제화되는 라이프스타일 등, 이 모든 것들이 공감 인식이 보편화하는 데 기여한다.

160. 실존적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를 움직이는 추진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161. 아기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가장 초보적인 자아의식이 발달되기 전부터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을 더 좋아했다.

169. 인간의 본성을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 여정의 참된 의미를 재고하고, 아울러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 온 것, 우리의 열망을 정의하는 방법, 그리고 우리의 삶을 선택하는 방법에 관해 가장 소중히 여겨 온 믿음을 재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치적, 경제적 사고의 반성을 촉구한다.

 

5) 인류 여정의 의미를 재고하며

173.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성을 폄하하지 않고 신앙을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고 이해하는 매우 상반된 두 가지 방법을 조화시키는 임무를 떠맡았다.

이 장에서는 서양철학 전반을 살펴보며 공감의 인식이 나오게 되는 배경을 살핀다.

178. 우리도 "감정적으로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감정이 이성보다 못하다는 분명한 메세지이다.

178. 감정과 느낌이 없다면, 공감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공감이 없는 세상에는 인간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있을 수 없다.

180. 데카르트의 사고 과정을 들여다보면 오늘날 심리학자와 신경학자들이 고기능성 아스퍼거 장애라고 부르는 증세와 너무도 흡사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183. "감정과 느낌의 과정에서 어떤 면은 합리성에 필수적이다." -안토니오 다마지오-

185. "존재한다는 것은 교류한다는 뜻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위해 있다는 것이다. 어는 누구에게도 내면의 주권을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은 없다. 그는 전적으로 항상 주변 속에 있으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눈을 보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다." - 미하일 바흐친 -

조셉 캠벨은 서구사회가 개인을 발견한 것을 대단하게 여긴다. 개인의 발견, 영웅의 흠모 --> 나도 영웅이다 --> 나도 신이다. 이런 전개를 띠게되는데 전체의 부분으로서의 개인, 관계로서 개인이 존재한다는 개념은 부족하다. 관계론적 사고는 동양적 사고를 기계적이라고 폄하했던 캠벨이 몰랐던 부분인가?

186. 실제로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우리 자신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는냐는 다른 사람과 끊임없는 교제를 통해 결정된다.

186. 사람과의 접촉이 없이 기계가 돌보는 아기는 언어를 구사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언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배울 때는 사람을 통해, 사회적 환경에 놓일때 가장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중학교 이후로 영어를 공부했지만 난 아직 영어로 대화하려면 두려움이 앞선다.

186. 단순히 자율적인 나는 없다. 수많은 우리라는 독특한 군집이 있을 뿐이다.

191. 은유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상상하고 만들어 간다고 레이코프는 강조한다. 은유는 몸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 준다.

192.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로 대전환하면서 공감은 인간 역사의 중심에 놓인다.

194. 실체적 경험을 중시하는 철학자들은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리감을 두고 힘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뛰어들어 공감적 교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생명권 의식'의 시작이다.

195. 새로운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현실은 공유된 경험을 함께 만들어 나아가는 어떤 것이다. 따라서 진리는 객관적이고 자율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공유하는 공통의 이해에 관한 설명이다.

  현실이 경험이고 경험이 항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관계가 넓어질수록 현실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질 것이다.

196. 그때 진리는 자율적 사실이 아니라 만물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진리는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공통의 경험적 기반을 함께 만들기 위해 모이는 틈새 영역에 존재하는 이해이다.

201. 확장된 공감은 사람들을 진정으로 평등한 위치에 올려놓는 유일한 인간적 표현이다... 공감을 하는 순간에는, '내 것'과 '네 것'이 없고 오직 '나'와 '너'만 있을 뿐이다.

202. 복합적이고 구분이 잘되어 있으며 자아의식이 잘 발달된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의 안락을 이제 막 맛보기 시작한 사회, 그러면서도 수입의 격차가 크지 않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남을 부러워하지 않고 더 행복해하고 더 관대하며 더 많이 공감한다. 북유럽...

206. 죽음의 두려움은 공감 의식의 야누스적 얼굴이다.

209.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 능률적인 방식으로 대하는가? 시간을 최소화하고 노동과 에너지와 개인적 자본의 소모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최대화하여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고 다정함과 관심을 늘리는가? 진정한 친밀함이나 기쁨을 능률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가? 능률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깊이 공감하는 것이 가능한가? 관계를 생산적인 목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능률적인 수단으로 삼게 되면 공감의 정신은 파괴된다.

209. 지나치게 능률적인 사람은 늘 두려움의 냄새를 맡는다. 그런 사람과 가까워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완벽함을 경계하자. 가끔은 망가질 때도 있고, 실수할 때도 있고, 후회할 때도 있는거니까.

210.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삶을 긍정한다. 완벽한 존재에 공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감하며 받아들일 때 살아 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가?

211. 공감 의식은 천국이나 유토피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유한한 자의 고통이 없는 곳에 공감적 유대감은 없다.

211. 탈물질주의 세대의 젊은이들이 공감적 성향이 강해지고 보다 영적이 되면서도 오히려 종교적 성향은 약해지고 그 밖에 현세적이거나 유토피아적인 비전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단순한 우연만은 아니다.

나의 개인사가 그렇다. 사실만을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은 코스를 거쳤다. 고등학교를 미션스쿨을 다녀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대학교에 가서는 진보적 기독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민중교회로 옮겨 지역활동을  했었다. 그러다 미황사란 절을 알게되고, 요가를 배우고, 인도에 다녀오면서 특정 종교적 성향은 약해지면서도 영적인 관심은 커졌다.

212. 신앙이라는 개념을 해체하면 그 핵심에 세 개의 기본적인 기둥을 보게 된다. 경외감, 신뢰, 초월이다.

213. 무언가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면, 전혀 사는 것이 아니다. -톨스토이-

215. 산업화 사회의 젊은이들은 갈수록 제도화된 종교를 벗어나 개인적, 영적 탐구에 눈을 돌린다. 그런 탐구는 본질적으로 실체적이며 표현에 있어 공감적이다.

216. 공감은 우리의 신체성을 넘어 거대한 타자와 함께한다는 목표를 지향하는 구조적 방법을 통해 마음과 느낌과 감정과 이성을 하나로 묶어 준다. 공감이 없다면 지금처럼 느껴야 하는 이유도 알 수 없고, 감정이라는 그 어떤 것을 개념화할 수도 없으며,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도 없다.

 

<2부 공감과 문명>

6) 고대 신학적 사고와 가부장적 경제

본 장에서는 인류 고대의 종교적 여정을 좇아가며 공감의 발전을 찾아간다.

227. 산업사회에서 사는 사람과 농경사회에서 사는 사람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228. 구두문화는 신화적 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경전 문화는 신학적 의식을 낳고, 인쇄 문화는 이데올로기적 의식을 수반한다. 반면에 1세대 중앙집중식 전기 문화는 심리학적 의식을 만개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230. 핵심 주제는 변함이 없다. 즉 우리는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231. 대화는 우리를 남에게 드러내고 그들의 현실로 들어가는 수단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을 우리 자신의 현실로 합치는 수단이다.

231.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몰두할수록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나의 정체성도 더욱 확실해진다. -루이스 뒤프레-

232. 아이들의 언어 발달과 사회성을 촉진시켜 주는 가장 흔한 방법은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238. 자신이든 남이든 죽음의 의미와 탄생의 기원을 알려면 여덟 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정말? 서른이 넘어도 잘 모르겠던데...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245. 집단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나름대로 고유하고 차별화된 개인은 수메르에서 처음으로 자아의식의 희미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246. 도시 생활은 공감의 확대를 통해 다른 고유한 자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고유한 자아를 창출해 낸다.

250. 길가메시 : 그는 생명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자신을 동료 인간과 하나로 묶어 주는 존재의 유한한 본성을 받아들인다. 그는 자아를 인식하고 결국 인간이 되었다.

255. 구두 의식은 청각에 의지하지만 기록 의식은 시각에 의지한다. 청각은 참여적 경험이다. 청각은 사람을 삼킨다. 우리는 소리에 빠진다. 반면에 시각은 친밀감이 가장 떨어지는 가장 추상적인 감각이다. 시각은 고립시키고 분할한다.

사진은 시각매체이다. 시각은 분석적이다. 그래서 스트레이트 사진, 다큐사진이 사진의 본질을 의미하는 힘을 가진다. 영화는 시각과 청각 등 종합적인 감각을 이용하는 매체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적이고 대중적이다. 사진으로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질문을 놓지 말자.

261. 저술행위가 불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위대한 성찰의 종교 전통을 가능하게 했다. 이들 종교는 하나같이 경전을 신성시한다.

267. 십계명을 가리켜 "진정한 의미에서 역사상 최초의 도덕률"이라고 강조한다. 십계명의 핵심 사상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이다.

268. 무엇보다 성서는 개인의 도덕적 책무라는 새로운 사상에 맞춰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들의 개인적 이야기를 요약한 책이다.

275. 붓다의 참선수행, 첫단계, 모든 인간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가는 것, 두번째. 다른 사람의 고통과 괴로움을 자신의 것으로 겪는 법을 배우는 것. 세번째, 다른 사람의 행복에서 '동정적 환희'를 경험하는 것. 마지막 단계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해 두루 동정을 베풀어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 후 다른 존재를 향한 평정심을 경험하는, 보편적이고 사심이 없는 동정의 단계이다.

275. 깨달음의 핵심은 '내'가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유일한 '우리'가 수없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276. 관개 문명의 몰락은 무엇보다 토양의 염분과 퇴적 작용의 변화에서 비롯된 엔트로피 수치의 증가를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7) 국제 도시 로마와 기독교의 발흥

283. 노예 경제 덕분에 로마의 도시 사회는 번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높아진 국제적 감각은 거대한 엔트로피의 증가를 대가로 치르고 구입한 것이었다.

284. 제국의 시민이 되면서 씨족이나 민족에 대한 충성심은 약해졌지만,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법적 지위를 누리게 되어 개인의식은 강화되었다.

285. 부족에 대한 끈끈한 유대감을 잃고 제국 곳곳의 서로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과 한 무리가 된 수많은 개인들은 뚜렷한 정체감도 없이 도시의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다. 로마제국은 대중의 정체성 위기를 초래했다.

286.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동안 고향에서 경배했던 농업의 신들을 버리고 개인의 구원을 이야기하는 보편 신학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남한의 기독교가 급속히 성장한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전통사회의 샤머니즘적 문화를 도시문명이 포용할 수는 없었을 테다, 남한 기독교의 성령중심적 문화가 샤먼적 정서와 맞았을 것이다. 하비콕스의 <영성,음악,여성> 참조

 288. 이 모든 신기원의 근본적인 개혁은 개인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 그리고 그 개인은 외로운 사적인 개인이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종족의 결속을 깨고 보편타당성의 거대한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발로 선 세속적 개인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인류사의 전환점이었다.

289. 기독교인은 누구였는가? 신분상승을 노리는 이질적 도시 시민 집단으로, 자유민과 해방노예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294. 예수는 그들이 겪는 박해와 그들의 나약함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통을 느끼는” 분이었다.

295. 마가 이후 몇 세기 동안 악마는 불신자, 유대인, 이교도 등을 배척하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300. 신약성서는 부활을 통해 영생을 말하지만, 영지주의 복음서는 깨달음을 통한 영적 변화를 권한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육체의 경험은 기피한다.

300. 그들은 육체적 존재의 나약함이야말로 공감적 확장을 더욱 강렬하고 보편적으로 만들어 주는 본질적 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수의 메시지가 갖는 크기의 폭을 자신들의 현실적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깨달음이 과연 인간의 나약함이나 육체성을 지닌 채 세상에 적극 참여해서 얻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나약함과 육체적 존재를 제거한 다음 내면의 세계로 침잠해야 얻어지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역사적 예수는 철저히 세상에 몰두했다.

8) 중세 말의 연 산업혁명과 휴머니즘의 탄생

321. 유럽의 생활은 농촌 기반 사회로 되돌아갔다.

자본주의의 종점이후, 석유시대 이후 우리의 생활도 농촌 기반 사회로 되돌아간다면 어떨까? 문명의 쇠퇴라고 말할 것인가?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갖추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의 물질문명, 자본주의도 무너질테고 그렇다고 인간의 삶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리프킨이 말하 듯이 세계의 종말이 모든 삶의 끝은 아닐 것이다.

327. 수력과 풍력을 이용한 제분소의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분산적이고 쉽게 접근하기가 쉽고, 비교적 적은 양의 노동과 자본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333. 개인의 창조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개념이었다. 글은 혼자 쓰더라도, 책을 만드는 일은 집단적 행위였다.

334. 원작자라는 관념은 자기만의 언어를 가능하게 했다. 저작권법은 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상품화했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혼자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의미의 프라이버시를 만들었다.

335. 미국의 역사학자 엘리자베스 아이젠슈타인은 읽는 사회는 본질적으로 듣는 문화보다 더 원자적이고 개인적이라고 말한다.

343. 공감은 전적으로 육체성을 입은 채 노래하는 삶의 예찬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감은 또한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 수단이다.

345.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서로 다른 페르소나를 갖게 되었다.

346. 다른 사람이 될 자유가 생기면 다른 사람의 곤경을 자신의 것처럼 경험하고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세계주의적 행동의 의미이며, 그런 개방적 태도를 통해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다른 환경과 다른 장소에서 다른 역할에 편하게 적응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하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폭넓은 생각을 갖고 새롭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정체성도 풍부해진다. 그때는 속이는 것이 아니라 초연해진다.

 347. 1690년에 자아와 의식이 결합한 '자의식'은 근대의 신인간을 묘사하는 중심 개념이 되었다.

348. 자아와 개인의 자율성이 강조되면서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가구 스타일의 변화였다. (의자, 개인침대)

356. 공감을 하지 않고는 애정과 배려를 즐길 수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영혼의 동반자'를 스스럼 없이 입에 올리지만, 그런 상대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아가 개발되면서 생긴 부수물인 것이다.

362. 1798년에 엄마들에게 내려진 지침 "교육의 첫째 목적은 아이에게 사랑을 심어 주는 것이고, 둘째는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다." 19세기 초에 영국에서 체벌은 완전히 사라졌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들어와서 교육 분야에 자존감, 체벌금지 등이 논의되기 시작한다. 미국에 비해 20년이상 늦은 분위기다.

367. 민족주의는 국가 자체의 새로이 확대된 국경만큼이나 공감 충동을 확대시켰다.

368. 오직 자신의 물질적 이득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재산을 최대한 늘릴 생각만 하는, 방관적이고 이기적이며 자율적인 개인이라는 계몽적 개념은 공동의 목적과 공동의 정체성에 대한 집단의식을 조성하려는 노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369. 1861년 이탈리아를 통일한 후 마시모 다젤리오는 "우리는 이탈리아를 만들었다. 이제는 이탈리아 사람을 만들 차례다."고 말했다.

370. 동질적인 국가 신화를 만들려면 수세기 동안에 걸쳐 유럽 역사에 존재한 모든 지역의 설화와 전통을 가차 없이 없애거나 예속시키는 절차가 필요했다.

원형신화라는 개념, 집단무의식이라는 개념도 세계화라는 확대된 세계와 관련된 지구적 신화 만들기의 방법인가?

371. 공통의 언어는 한 번 받아들여지면 스스로 신비한 영구성을 창조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조상의 언어이며 그들을 함께 묶어 주는 문화적 결속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377. 자서전은 글을 익히기 쉬운 도시 문화에 어울리는 장르이다. 18세기 중반에 자서전이 쏟아져 나왔다.

378. 비코는 과거를 이해하고 인간 여정의 드라마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에 앞서 자신의 삶의 정체성을 밝히려 애쓴 위대한 사상가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썼다.

379.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자서전을 이해하고, 그래서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자서전 속의 인물에 공감하고 그들과 일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379.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그는 생각했다. 개인사로 하나로 모으면 결국 우리 인간의 집단적 역사가 된다.

385.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자서전 <시와 진실> 1808년 출간, 기계론적 우주관과 계몽적 합리주의를 화해시키려는 가장 훌륭한 시도로서, 근대의 입구를 홀로 버티고 서서 지키는 걸작이다.

385. 사해동포주의적인 세계관과 보편적 공감의 감수성을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몸으로 직접 구현한 사람을 꼽으라면 당연히 괴테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하게 몸으로 직접 구현한'! 이 말이 어떤 삶을 말한는 것일까? 괴테의 삶을 알아보자.

386. 괴테는 모든 피조물이 고유하면서도 하나의 통일체 안에서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에 전율했다.

387. 괴테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며, 인간에게는 특별히 삶을 음미할 수 있는 고양된 의식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388. 괴테는 초월이 아닌 퇴행으로 귀결되는 자아도취적 명상을 혐오했다. 그는 온몸으로 세상에 뛰어들기로 작정하고 이렇게 썼다. "그러나 세상을 받아들일 줄 알고 그래서 세상에 '말을 거는'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시인이다."

 "인간은 함께할 경우에만 진정한 인간이며, 유일한 개인이라도 자신을 전체의 일부로 느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괴테-

393. 소설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설은 '소설 같은 기발한 novel'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이야기체의 형태로 보편적 인간의 감정을 탐구하게 만든 최초의 합습 도구이다.

396. 인간은 그들 자신의 의식과 내면의 대화에 열중하고 집단적 의식과 사회적 대화를 나눔으로써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야 했다.

 

9) 근대 시장경제의 이데올로기적 사고

405. 사유재산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인간의 본능이라는 로크의 사상에 미국인들은 전적으로 동감했다.

408.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일기 시작한 공감의 물결은 북부 르네상스와 16세기 인문주의 시대에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계속해서 18세기 감성의 시대에 힘을 결집하여 구시대의 인습을 서서히 몰아냈다.

415. 석탄 수송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철제 바퀴를 돌리는 증기기관차였다. 증기기관은 화석연료 시대를 여는 최초의 에너지 동력이자 새 시대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421. 근대 공교육을 통해 국가의 교육자들이 제시하는 목표는 막 발흥하기 시작한 국가 경제를 끌고 나아갈 '생산적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425. 낭만주의 운동은 하나의 철학이자 느낌이다.

428. 창조적 천재성을 한 개인의 내면에서 세상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으로 믿게 되면서, 사회는 각 개인을 신과 같은 속성을 지닌 존재로 보기 시작했고, 그들을 남다른 경외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뉴에이지 운동 -> '새로운 문화적 창조력'이라는 화두로 전개됨, 모두가 '신'의 속성을 가진다라는 생각

 430.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외감, 생명의 나약함, 존재의 고통, 잘살아 보려는 투쟁, 그리고 친교의 기쁨을 이처럼 시를 통해 환기시킨 예는 일찍이 없었던 현상이었다. (고야, 들라크루아, 멘델스존, 쇼팽)

431. 개성도 없는 시골 농부들의 문화는 원시적인 공감적 고통이야 가능할지 몰라도 낭만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성숙한 종류의 공감적 감수성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간단히 말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자기 자신처럼 상상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은 그런 원시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낭만주의자들의 근거가 되고 그들에게 그렇게 소중하고 복잡한 도시 환경에 존재한다.

431. 낭만주의자들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의 신성한 상호 연관성에서 우주적 통일성을 보았다. 이것은 20세기 생태학의 비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433. 일부 낭만주의자들은 자연을 지나치게 이상화하고 자연을 '유토피아'로 치켜세우는 바람에, 인간이 생성 과정과 맺게 되는 깊은 연관성을 근본에서부터 도려내 버렸다.

435. "사실 죽음은 상실이 아니라고, 죽음은 사실 죽음이 아니라고 가르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준다고 해도 그 시가 말하려는 상실과 에로티시즘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상쇄시키고 만다." 라고 마사 누스바움은 지적한다.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이란 첫번째 나의 칼럼의 주제가 죽음이 끝이 아닌 과정이라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나무의 계절적 순환에 빚대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것이 낭만주의자들이 벌써 다 얘기했던 것이었다. 누스바움이 지적한 대로 내가 자연의 죽음 속에 묻혀 영적으로 죽음의 결말을 피하려고 했던 것인가? 난 정말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있는가?

 436. 쇼펜하우어는 당대의 모든 주류 사상에 맞서, 도덕성의 기초는 순수 이성이 아니라 동정심이며 감정과 느낌이 동정적 본능을 활성화한다는, 당시로선 대담한 주장을 내놓았다.

441. 우애조합(1848) :  경쟁보다는 협력에 기초한 대안적인 사업 모델

444. 사랑과 은밀함은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448. "우리 내면에 있는 아이 같은 성격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19세기초

456. 낭만주의자들은 존재의 적을 소유라고 생각했다... 소유에 집착할수록 소유가 우리를 규정하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존재와 멀어진다.

456. 문명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통합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서만 진정한 공감 의식을 전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459. 혁명은 짧은 수명과 함께 실패로 끝났지만, 이후의 반세기 동안 유럽과 세계 대부분의 생활상을 산업적 방식에 어울리도록 재편하게 될 새로운 정치적 담론과 행동 강령을 세웠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10) 포스트모던의 실존적 세계에 담긴 심리학적 의식

462. 다른 사람들의 느낌이나 생각은 물론이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까지도 사고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누구나 심령의 탐구자요 정신분석가가 되었다.

466. "우주를 하나의 통일되고 유기적인 전체로 상상하는 낭만주의 이론은 전기 실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론적 모델을 제공했다." -폴 길모어-

468. 과연 메인 사람이 텍사스 사람과 꼭 나누어야만 할 중요한 이야기가 무엇인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오스트레일리아 사람과 한국사람이 꼭 나누어야만 할 중요한 이야기가 무엇인가? 대답은 '그냥 알고싶어서' 정도가 아닐까.

472. 근대의 기업 관료주의는 화석연료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렇다면 화력발전소를 위주로 하는 우리 회사의 관료주의는 당연한 것인가?

 474. 전신과 전화망에 이어 전차가 뒤를 이었다.

477. 원료의 소비자로서 자동차는 세계 역사상 그 유례가 없다.

479. 헤겔과 마르크스는 변증법을 통해 진화 과정으로서의 역사라는 관념을 구축했다. 실제로 인문학과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전반에서 모든 이론은 역사적 맥락에서 자신의 위치를 새로 설정했다.

480. 개인사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자아의식이 발달되었다는 것을 반영하는 증거였다.

480. 개인사의 고유한 본성을 강조하고 현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관용을 길렀다.

481. 다른 사람의 고유한 개인사인 그들의 특이성과 유한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더 많은 공감적 반응이 촉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각적 관점은 도덕적 상대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약점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481. 니체 : 한 가지 사물에 관해 많은 감정을 말하도록 할수록, 한 가지 사물을 관찰하는 데 더 많은 눈, 다양한 눈을 사용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우리의 '개념'은, 즉 우리의 '객관성'은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482. 원근법은 천상을 향했던 인간의 시선을 주체와 객체가 상주하는 속세의 선적 지평으로 돌려놓았다. 세잔은 미술의 오랜 전통이었던 단일 시점을 깬 최초의 인물이었다.

486. 낭만주의자들은 초월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인간의 불완전함을 용납하기 힘든 것으로, 심지어 역겨운 것으로 폄하했다. 조이스는 이를 비판했다. "인생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을 만나도 마법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모습 그대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491. 정체성 위기라는 것 자체가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고는 일어 날 수 없는 현상이다.

492. 청소년기라는 지연된 정서적 놀이터 덕분에 어린이들은 20세기 내내 심리학적 의식으로 특징지어지는 세계를 살아갈 준비를 할 수 있었다.

493. 개성의 등장은 사람들의 의식이 갑작스레 변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였다... 남에게 깊은 인상을 주어 인정받는 것이 도덕적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나의 욕망을 표현하는 말이다. 뜨끔하다. 하지만 남보다 특별해지려는 나, 이런 욕망이 발전해서 '참된 나 자신'을 찾는 것으로 나아간다.

 498. 정체성에 대한 제임스의 견해는 복수 시점을 강조한 미술의 관념과 복수 역할을 선호한 개성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었다. 그는 "우리에게는 우리를 아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사회적 자아가 있다."라고 썼다.

501. 프로이트는 모세와 일신교를 흉내 내어 신학적 의식의 여명을 성적 욕망과 사회적 제약 사이의 투쟁으로 개조했다.

503. 성의 영역을 공개적으로 끌어내어 검토하고 개인적으로 성찰하게 함으로써, 프로이트는 성애, 애정, 양육, 친밀함, 신경과민 등 성행위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뜻밖의 효과를 거두었다. 동시에 이 부분은 대상관계나 애착 이론가들이 인간의 본성을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게 만든 프로이트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들의 해석은 인간관계의 생물학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억눌린 성적 공격성 보다는 관계를 통한 공감적 표현이 유아기와 아동기의 발달 과정에 추진력이 된다고 보았다.

504.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관계는 우리 생존의 핵심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잉태되어, 태어나면서 관계를 시작하고,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데이비드 존슨-

509. 게슈탈트(통합적 전체)는 밑에서부터 쌓아 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하는 개념이다.

513. 감수성 훈련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기초를 이루는 공감적 본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515. 개인의 성장은 새로 대두되는 인본주의 심리학 분야를  주도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에 의해 추진되었다. 치료경험은 완전히 대중화되었다. 이제 이데올로기적 의식은 설 자리가 없었다.

517. 사람들은 신의 존재나 우주의 계획에 기대지 않고 철저히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

519.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은 사람이 성숙한 공감적 감수성을 발달 시키기 위해 겪는 단계와 자아 발달 과정의 또 다른 표현이다.

522.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신학적 의식이 지배적이고, 그보다 조금 나은 중진국에서는 이데올로기적 의식이 가장 우세한 대중 표현이지만, 선진화된 나라에서는 심리학적 의식이 단연 우세하다. 선진국은 심지어 신학적 의식이나 이데올로기적 의식을 자기만의 이미지로 해석하고 다시 리메이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공감되는 말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중진국, 선진국을 구분하는 틀은 무엇인가? 경제적인 성장만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은 남는다.

523. 개인은 소중하고 고유하고 죽을 수밖에 없고 궁극적인 가치를 가진 존재이며, 계급 의식을 둘러싼 추상적 이데올로기적 관심에 초연하며, 누가 생산 수단을 통제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말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든 상관없는가? 자신의 경제적인 기반이 흔들리고, 생존마저 힘들어지는데 그것이 사회적인 구조에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초연해야 하는가?

524. 구좌파는 사회와 제도를 변혁한답시고 그 와중에 권력 투쟁이나 일삼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정당과 사회 운동을 의미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젊은 급진파들은 개인적 인간 의식과 상호간의 인간관계를 개조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525. "그것을 위해 당신에게 희생을 기대하는 혁명은 어디까지나 구세대의 혁명일 뿐이다."

그렇다면, 난 아직도 구세대인가?

526. 계급 의식은 하나의 세대 원리로서 의식 의식에 자리를 내어준다.


<3부 공감의 시대>

11) 세계적 공감의 정상을 향한 등정

531. 사상 처음으로 인류는 지구촌 차원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인프라를 설립했다. 물론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세계화와 인연이 없이 지내는 곳도 일부 있지만, 그들이라고 이런 인프라의 작용과 외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휴머니스트들이 아프리카 오지에 학교와 우물을 파고 전기를 연결시키고 있다.

532. 세계화 시대에 거리는 의미 없는 개념이 되어 가고 있다. 사이버 주소가 지리적 주소를 무색하게 만든다. 기간은 거의 동시적으로 압축되고, 멀티태스킹이 표준이 되고, 시간은 그 자체로 최고의 상품이 되었다.

539. 호모 우르바누스 Homo Urbanus 도시형 인간의 시대

539. 시카고의 월리스 타우는 3만 5000명이 사는 마을이 하루에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더 많은 전기를 써 댄다.   

542. 코스모폴리탄이야말로 엔트로피의 발자국을 가장 많이 남기는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550. 여행travel이란 말의 어원은 고생travail이다.

554. 무서운 속도로 세계인을 하나로 이어 주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코스모폴리탄에 어울리는 시야를 갖게 해주는 도시화, 국제적인 이주의 물결, 다중 정체성과 이중국적의 증가, 세계 디아스포라 네트워크의 출현, 유행처럼 번지는 세계 여행과 관광 등은 다양한 형태로 인류를 하나로 묶어 준다.

555. 영어는 지금 15억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금세기 중반쯤이면 세계인의 절반 이상이 영어에 능통할 것으로 예측된다.

557. 영어는 글로벌 시대의 핵심 매체인 인터넷의 공용어이다. 현재 인터넷에 저장된 정보의 대략 80퍼센트가 영어이다.

563. 생존이 불투명할 때, 문화적 다양성은 위협으로 다가온다. 거꾸로 생존이 당연시되기 시작할 때,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은 흥미롭고 자극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가치를 갖게 된다.

565. 불행한 사실이지만 공감 의식이 갑자기 확대되는 현상은 지구 곳곳을 황무지로 만들고 많은 인류를 더욱 가난에 빠뜨린 엔트로피 흐름의 증가를 등에 업고 나타난 결과이다.

565. 문제는 분명하다. 공감의 물결을 타고는 있지만 지구와 대다수 인류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 선택받은 소수의 인류가 관연 그들의 탈물질주의 가치를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작전 계획에 투입시켜, 더 늦기 전에 위기를 벗어나 그들 자신과 공동체를 보다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미래로 향하도록 미리 손을 쓸 수는 있는가 하는 점이다.

569. <브로크백 마운틴> 이 영화는 지금까지 제작된 로맨스 영화 가운데 여덟 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575. 글로벌 미디어는 '소외되었던' 집단의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 내어 인생을 긍정하는 관점에서 수많은 공감의 채널을 여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큰 몫을 해냈다.

575. 수평적으로 그물망이 짜여진 세계에서 수직적인 종교적 위계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는다.

576. 기술적으로 진보된 사회일수록 전통적인 종교 단체는 감소하고, 반면에 개인의 영성 훈련은 증가한다.

577. 2006년 미국 성인의 40퍼센트가 스스로를 "영적 관심은 있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583. 이간적 공감은 이제 인류를 넘어 다른 생물에게까지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85. 동물 권리 운동가들도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동물 개개인의 생명의 자취가 우리 인간의 여정에 비해 하찮거나 의미 없지는 않다고 굳게 믿고 있다.

589. 살아 있는 모든 존재로 공감을 확장하는 것은 인간에게도 의미 있는 획기적 사건이다. 동물 권리 운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다가오는 공감의 시대를 여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590. 좁은 세상 이론은 지구상에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은 겨우 '여섯 단계만 떨어져 있을 뿐'이라는 가정이다.

593. 생명권 의식은 적어도 한 가지 가능성에서 여섯 단계 정도만 떨어져 있을 뿐이다. 

12) 지구촌 엔트로피의 심연

597. 탄소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은 빌딩이다.

598. 근대 축산업, 특히 소의 생산은 빌딩에 뒤이어 지구온난화의 두 번째 주범이 되고 있다. 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첫 단계로서 육류 소비부터 줄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609.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거의 빈사 상태에까지 갔던 핵산업이 기후 변화를 핑게로 교묘한 경로를 거쳐 소생했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씁쓸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바람, 태양열, 지열, 물, 파도, 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훌륭한 선택은 제쳐 두고, 핵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고 세계를 새로운 핵무기 경쟁으로 몰아넣어 피할 수 없는 핵전쟁만 야기할 우려가 있는 핵에너지만을 고집한다.

615. 문제는 글로벌 경제의 복잡성이 가시적이고 이해라 수 있고 따라서 공격받기 쉬운 반면, 위협은 대체로 보이지 않으며 가해자의 상상력만큼이나 변이가 심하다는 사실이다. 유일하고도 진정한 해결책은 다가오는 세기 동안 인간의 인식을 대폭 재조정하여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지구에서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길뿐이다.

616. 지금까지 인간의 진보가 공감의 감수성을 부양하기 위해 엔트로피의 지속적인 증가를 요구했다면, 결국 진보를 향한 경쟁은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래서 마침내 인간 문명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겨우 생명권 의식에 도달할 것인가? 이제 우리에겐 최종 서명만 남았다.

인간 문명의 마지막 날이 되어도 인류 역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어지는 것이 자연 법칙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윤회의 수레바퀴다. 하지만 더 높은 의식에 도달하는 것은 지금, 여기 당신의, 나의 손에 달려 있다.

617. 지속 가능한 경제 개발이라는 개념은 성숙한 근극상 생태계 near-climax ecology의 작용을 그대로 옮겨다 쓴 것이다.

619. 인간은 새로운 사회학적, 심리학적, 인식적 연구 결과를 쏟아 내면서 부의 증가와 행복의 증가를 등식화하는 기본 명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620. 삶의 일차적 동기가 '돈, 이미지, 명성'인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그런 가치에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는 사람보다 우울증이 심하고 신체적 질병도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621. 평균 연간 개인 수입이 2만 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그 이상의 수입은 행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단언한다. -리처드 레이어드-

623. 사람들은 부를 비교해 가며 서로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공감의 느낌을 개발할 여지는 별로 없다.

624. 행복신드롬 : 생활수준은 알코올이나 마약과 비슷한 면이 있다. 새로운 행복을 경험하게 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일종의 쳇바퀴를 타는 셈이다. '쾌락'이란 쳇바퀴를, 행복을 유지하려면 계속 쳇바퀴를 굴려야 한다.

625. '유러피언 드림'은 '삶의 질'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고 그 성공은 레저, 안전한 사회, 깨끗한 환경, 보편적인 의료 혜택, 수준 높은 교육 같은 사회적 기준에서 바라본 성공이었다.

628.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에겐 탈물질주의나 자기 표현의 가치가 더 중요하지만, 물질주의로 몰아가는 상업 시장은 이들을 가로막는 강력한 억제 세력이다.

631. 생물권 의식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아마 어린이를 겨냥한 상업 광고일 것이다.

632. 긍정적으로 보자면 개발 과정이 개인화, 자아의식의 출현, 공감 의식의 확장,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하고 코스모폴리탄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부정적인 면은 보다 많은 에너지의 흐름이 지구의 남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온난화 가스 방출을 증가시켜 기후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633. 앞으로 몇 년 동안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세계적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가단히 말해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의 탄소 기반 에너지가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636. 에너지 체계와 에너지 혁명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생물권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삶의 질을 위한 문지방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지구에서의 생활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13) 분산 자본주의 시대의 여명

597. 탄소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은 빌딩이다.

598. 근대 축산업, 특히 소의 생산은 빌딩에 뒤이어 지구온난화의 두 번째 주범이 되고 있다. 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첫 단계로서 육류 소비부터 줄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609.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거의 빈사 상태에까지 갔던 핵산업이 기후 변화를 핑게로 교묘한 경로를 거쳐 소생했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씁쓸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바람, 태양열, 지열, 물, 파도, 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훌륭한 선택은 제쳐 두고, 핵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고 세계를 새로운 핵무기 경쟁으로 몰아넣어 피할 수 없는 핵전쟁만 야기할 우려가 있는 핵에너지만을 고집한다.

615. 문제는 글로벌 경제의 복잡성이 가시적이고 이해라 수 있고 따라서 공격받기 쉬운 반면, 위협은 대체로 보이지 않으며 가해자의 상상력만큼이나 변이가 심하다는 사실이다. 유일하고도 진정한 해결책은 다가오는 세기 동안 인간의 인식을 대폭 재조정하여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지구에서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길뿐이다.

616. 지금까지 인간의 진보가 공감의 감수성을 부양하기 위해 엔트로피의 지속적인 증가를 요구했다면, 결국 진보를 향한 경쟁은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래서 마침내 인간 문명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겨우 생명권 의식에 도달할 것인가? 이제 우리에겐 최종 서명만 남았다.

인간 문명의 마지막 날이 되어도 인류 역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어지는 것이 자연 법칙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윤회의 수레바퀴다. 하지만 더 높은 의식에 도달하는 것은 지금, 여기 당신의, 나의 손에 달려 있다.

617. 지속 가능한 경제 개발이라는 개념은 성숙한 근극상 생태계 near-climax ecology의 작용을 그대로 옮겨다 쓴 것이다.

619. 인간은 새로운 사회학적, 심리학적, 인식적 연구 결과를 쏟아 내면서 부의 증가와 행복의 증가를 등식화하는 기본 명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620. 삶의 일차적 동기가 '돈, 이미지, 명성'인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그런 가치에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는 사람보다 우울증이 심하고 신체적 질병도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621. 평균 연간 개인 수입이 2만 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그 이상의 수입은 행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단언한다. -리처드 레이어드-

623. 사람들은 부를 비교해 가며 서로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공감의 느낌을 개발할 여지는 별로 없다.

624. 행복신드롬 : 생활수준은 알코올이나 마약과 비슷한 면이 있다. 새로운 행복을 경험하게 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일종의 쳇바퀴를 타는 셈이다. '쾌락'이란 쳇바퀴를, 행복을 유지하려면 계속 쳇바퀴를 굴려야 한다.

625. '유러피언 드림'은 '삶의 질'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고 그 성공은 레저, 안전한 사회, 깨끗한 환경, 보편적인 의료 혜택, 수준 높은 교육 같은 사회적 기준에서 바라본 성공이었다.

628.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에겐 탈물질주의나 자기 표현의 가치가 더 중요하지만, 물질주의로 몰아가는 상업 시장은 이들을 가로막는 강력한 억제 세력이다.

631. 생물권 의식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아마 어린이를 겨냥한 상업 광고일 것이다.

632. 긍정적으로 보자면 개발 과정이 개인화, 자아의식의 출현, 공감 의식의 확장,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하고 코스모폴리탄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부정적인 면은 보다 많은 에너지의 흐름이 지구의 남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온난화 가스 방출을 증가시켜 기후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633. 앞으로 몇 년 동안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세계적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가단히 말해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의 탄소 기반 에너지가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636. 에너지 체계와 에너지 혁명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생물권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삶의 질을 위한 문지방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지구에서의 생활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14) 즉흥적 사회에서의 연극적 자아

687. 새로운 연극적 의식은 3차 산업혁명의 분산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 제도와 어개를 나란히 한다.

688. 21세기는 모든 사람이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그 밖의 생물권 덕분에 무대 위에 올라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695. 세상에서 한 사람의 진정한 존재는 관계 네트워크의 또 다른 부분이 되는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는 방식에 달려 있고, 그런 관계가 그 사람의 자아의 일부를 타당하게 만든다.

696. 소유물은 고프먼이 말하는 '자아의 표현'이 된다.

696. 연극의 관행이나 기법이 직업 훈련에 도입되고, 경력을 쌓기 위해 배우 수업을 받는다고 해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699. 진정성! 신화적 의식의 시대에 영웅은 한 인간의 척도였다. 그런가 하면 신학적 의식의 시대에는 신앙심이 기준이었다. 이데올로기적 의식의 시대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며면 성실하고 선한 성격을 가져야 했다. 심리학적 시대에는 남의 눈에 잘 보이려고 집착했다. 그러나 연극적 의식 속에서 자란 세대에겐, 진정성이 그 사람의 시금석이 된다.

700. "진짜처럼 연기하여 믿게 하라. 연기는 커뮤니케이션을 해방시키는 기반이다. 진정성을 보여 주고 싶어 하는 목회자들에게도 말이다." -레이너드 나우터-

702. 스타니슬라브스키는 모든 느낌에는 사연이 있다고 지적한다. 즉 느낌은 과거의 구체화된 경험의 결과이다.

 반대로  경험이 없다면 느낌도 없다는 얘기도 된다. 많은 경험을 통한 공감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것이 삶을 넓힌다.

705. 기분이 들뜬 척하면, 정말로 들뜰 때가 있다.

706. 메릴 스트립 : "인간의 가장 큰 선물은 우리에게 공감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707. 우리는 지금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종류의 관계가 우리의 중심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와  인본주의 심리학자의 '나는 참여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는 이제 새로운 명제로 대체되어야 한다. '나는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예측 가능한 '1차원적 자아'를 성립시켜주는 '내 것과 네 것'이라는 낡은 개념은 물러나고 포괄성과 '다차원적인 자아'라는 새로운 개념이 들어선다.

709. 지난 수백 년 동안 서유럽 역사에서 개인적 자아가 차지했던 핵심부에 관계가 대신 들어선다.

711. 우리 각자는 우리를 구성하는 관계의 한 성분이지만, 그것은 이 사람과 저 사람을 구분하는 관계적 경험의 고유한 집합체이다. 자아는 한 개인이 평생 겪는 경험의 총합으로 이루어지며, 그가 속한 관계와 그가 겪는 경험이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 준다. 그런 차별성을 놓치지 않아야 공감 의식은 꾸준히 성숙하여 글로벌 의식을 위한 정신적, 사회적 접착제로 기능할 수 있다.

712. 공감으로 포용하는 능력은 그 사람의 참모습을 찾아내어 그 사람의 삶을 칭송해 주는 우리 식의 방법이다.

712. 차별화된 자아의식이냐, 아니면 세계를 하나로 둘러싸는 통합된 관계적 웹이냐를 놓고 둘 사이에서 변증법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의 생존에 대한 미래의 전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이다.

715. 사람들과 친밀감과 공감의 유대감을 조성하려면 진정한 자아를 더 많이 드러내야 한다. 허물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내면의 참모습과 고통을 살기 위해 벌이는 투쟁을 공유할 때만, 우리는 공감적 유대감을 수립한다.

716. 정상적으로라면 지극히 우연적으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인터넷에서는 마음머긱에 따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718. 진정한 자아가 현실보다는 가상의 환경에서 더 쉽게 드러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다.

721. 전문가들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구에는 실존적 외로움과 인정받고 싶은 간절한 욕구가 숨어 있다고 분석한다.

727. 커뮤니케이션을 쉽고 빠르게 수집하고 저장하고 교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이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나 언로를 침묵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

729. 자아도취와 공감의 유대감을 두고 갈라진 채 누구는 이쪽에 끌리고 누구는 저쪽에 마음을 두면서 아이들은 커 간다.

731. 물질적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시민 관계를 심화시키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시간을 공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732. 분산된 3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가치는 지구 어디에나 있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누구나 공평하게 원하는 만큼 사용하면서, 모든 인류가 하나의 품안에서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게 해준다는 점이다.

 

15) 절정에 이른 경제의 생물권 의식

733. 인간이 역사 속에서 받아들인 모든 단계의 의식은 정도만 다를 뿐 여전히 우리의 문화 속에 아주 생생하게 살아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뿌리 깊은 역사적 과거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신화적, 신학적, 이데올로기적, 심리학적, 연극적 틀의 형태로 선조의 의식의 파편들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734. 뚜렷한 목적도 없이 70억이라는 개개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는 쓸모없는 에너지의 낭비처럼 보인다. 특별한 목적도 없는 지구촌 차원의 연결은 인가의 의식을 확대하기보다 좁힐 위험이 있다.

735. 자연의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은 기계적이 아니라 조건적이고 고정적이 아니라 임기응변적이며 다른 현상에 영향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변형되고 주변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변한다.

736. 20세기의 입장에서 보면 환원주의나 기계론적 개념은 한계가 뚜렷해서 자연의 내재성을 포착할 수 없다. 사회나 자연을 이해하려면 구성 부품의 속성뿐이 아니라 현상과 현상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과학자들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736. 자율적 개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속에서 존재한다.

740. 새로운 과학은 참여, 보충, 통합, 전체론이 특징이다.

745. "사랑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요?"

747. 교육은 개인적 추구라기보다 협동적인 모험에 가깝다.

 변경연 연구원과정이 그렇지 않을까. 아직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지켜보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게 된다.  협동적인 모험! 나부터 그리하자.

751. 괴테는 진정한 통찰력은 초연한 관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현상에 깊이 참여 할 때 얻어진다고 주장했다.

754. 영장류 동물학자 제인 구달처럼 신세대 공감적 연구자들은 과학적 탐구에 대한 공감적 접근 방법인 '근접 체험'을 사용하여 기존의 사심 없고 가치중립적인 과학적 방법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자연의 본성에 관한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이끌어 냈다.

 755. 새로운 생물권 학습 환경은 새 세대들이 다음 단계의 인간 의식, 즉 인류의 중추신경계를 지구권에서 생물권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형의 열린 교실을 제공할 것이다.

757.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상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단위는 사실 서른명에서 150명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사실 인간은 영원히 '보편적 근친성'을 찾아다니는 존재이다. 즉 총체적 소속감을 추구하는 것이다.

759. 이 시기는 인류사에 보기 드물었던 이런 막다른 위험한 지경까지 우릴 몰고온 기존의 지혜를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우리의 뒤를 이어 지구를 다시 치료하고 지속 가능한 생물권을 창조할 막중한 책임을 진 세대가 새롭고 강력한 설화를 마련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760. 참으로 우리에겐 이 지구에서 이번 삶이 전부이다. 어는 누구도 도망하거나 숨을 곳은 없다. 인간이 만들어 낸 엔트로피의 수치가 지구를 감싸고 대량 전멸이란 카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760. 결정적인 시기가 닥치면, 우리는 하나의 행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모두가 그 하나뿐인 행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고통이 곧 우리의 고통이라는 자각이 기정사실화 될 것이다.

760. 마지막 문장 ; 공감의 문명의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그러나 보편적인 공감적 유대 관계를 다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기후 변화와 대량살상무기의 증식이라는 형태로 무섭게 속도를 올리고 있는 엔트로피라는 괴물과 충돌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제때에 지구촌의 붕괴를 피하고, 생물권의 의식과 범세계적인 공감에 이를 수 있을까?


3. 내가 저자라면

1) 전체적인 구성과 가치

<제1부 호모 엠파티쿠스 >는 인간의 본성이 공감적 존재라는 증거들을 보여준다. 심리학, 정신분석학, 생물학적 관점을 동원하고 철학으로 마무리 한다. <제2부 공감과 문명>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인류문명의 역사를 서술한다. 문명의 역사가 곧 공감 확장의 역사라는 것을 보여준다. <제3부 공감의 시대>는 결론이 되는 부분으로, 이 책의 서두에서 제시한 문제인 '공감-엔트로피의 문제'를 서술하고 나름의 대안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에게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마무리 짓는다. 이 책은 800쪽이 넘는 분량에도 끝까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다양한 분야별로 공감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체계적인 정리를 하고 있으며, 끝까지 문제의식 또한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목차의 구분도 잘되어 있고, 각 장의 분량도 균등하게 나누어져 있다. 노老학자의 지적 작업의 총정리라 할 만 하다.

2) 막연한 낙관론

아쉬운 점 또한 많다. 3부의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분산자본주의, 제3차 산업혁명,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전환, 유로피언드림으로의 전환, 생물권인식 등 하나하나 깊은 내용을 담고 있을법 한데, 책에서는 겉핥기 식으로 나열하고 넘어간다. 예를 들어 제3차 산업혁명을 의미하는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내용은, 수소와 지역분산 발전을 이용하자는 구호에 그친다. 이런 문제제기는 1970년대에 작고한 에른스트 슈마허의 '작은것이 아름답다' 에서 제시하는 대안보다 뒷걸음질 친 느낌이다. 게다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공감의 확장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하여 인류의 종말을 막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라는 주장은 막연한 낙관론으로 비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막연한 낙관론은 그가 넘어서려고 하는 <아메리칸드림>의 영향인 듯 하다. 낙관론을 넘어서 공감이 가로막힌 사회와 공감기능을 잃어버린 개인들 속에 발생하는 병적인 사회현상들에 대해서도 분석했다면 더욱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그가 대안 분야에 대한 공을 우리들에게 돌리려고 하는 것일 수 도 있다. "공감의 시대가 해법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당신이 활동하는 분야에서 공감 능력을 발휘해 보시오!"라고 말이다.

3) 독자의 진실된 공감을 얻으려면

저자에 대한 개인적인 부분이 궁금했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개혁적 유대교 집안에서 자랐고, 젊어서 68혁명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정도를 찾을 수 있었다. 책 안에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의 다른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반전 집회의 히피족과 미국 젊은이들 얘기를 할 때 자신도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괄호 안에 밝히고 있는 정도이다.(527p) 그는 역사적으로 개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에 대한 의미도 밝히고 있다.(480p) 하지만 정작 자신의 개인사는 밝히지 않는다. 저자와 서로 공감하려는 독자의 욕구가 지적인 것만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 처럼 얘기해놓고 말이다. 그는 결론 부분에 이렇게 말했다. "허물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내면의 참모습과 고통을 살기 위해 벌이는 투쟁을 공유할 때만, 우리는 공감적 유대감을 수립한다."(715p) 내가 저자라면 개인적인 나약함과 고뇌를 서문이든 결론 부분에서든 밝혔을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얘기하는 공감의 확장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것이 지적인 동의를 넘어 이 책이 진정 가치 있게 남게 되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추후에 리프킨이 자서전을 쓴다면 난 그 소식을 듣는 즉시 읽을 것이다. 그와 깊게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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