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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일 10시 32분 등록


헤세의 예술

이 책은 예술에 대한 헤세의 여러 글들을 폴커 미헬스가 엮은 책이다.

헤세의 작품 중 유리알 유희를 남겨두고 조금 더 그를 알고 싶어 분석심리학을 들여다보며, 헤세의 예술, 사랑 그리고 인생 3부작도 짬짬이 읽고 있다. 우선 헤세의 예술부터.

헤세가 말하는 "예술"은 과연 무엇일까..? 에서부터 출발하였다.
그의 작품들을 읽으며, 문학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에세이에서, 편지에서, 칼럼에서 예술에 대해 그는 어떤 말을 했을까,가 궁금했다.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며, 내면의 떨림을 표현하고 보존하는 기술이다 (11)."

좋지만 진부하다.
예술이 영혼의 언어 혹은 표현이란 말은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것만으로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래서 더 헤쳐보니..

"예술가는 원래 우리 사회 안에서 폭넓게 용인된 채 거리낌없이 살아가며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그리하여 신의 명령을 이행하는 유일한 인간 유형이다. 그 명령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도 있지만 날마다 벌어지는 혼탁한 투쟁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51)."

훨씬 낫다.
자기탐구의 대가인 문학가다운 표현이라고 할까.
그러면서 역시나 융이 겹쳐서 떠오르게 한다. 무의식의 대가 융의 흔적을 조금 더 살펴보았다.

"원형은 창조자의 정신 외에는 어디에도 존재자히 않지만 질료를 통해 실현되고 가시화될 수 있다. 예술적 형상이 가시화되고 현실성을 얻게 되기 훨씬 전부터 그것은 이미 예술가의 영혼 속에서 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30)."

태고적부터내려오던 집단무의식으로서의 원형.
그것을 끄집어내어 창조하는 것이 예술가들이라 한다.
칼융의 분석심리학을 예술적 관점에서 듣는 것 같다.
그런가하면 동양사상에 심취했던 작가다운 표현도 엿보인다.

"레몬 한 개는 화가가 깊이 관찰할 때 전 창조물을 대표합니다 (37)."

사과 씨안에 전 우주가 들어있다는 화엄사상을 대하는 것 같다.

모든 뛰어난 예술가들이 그러하였듯이 헤세 역시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 자신이 표현하고 있듯이, 헤세라는 한 사람이 위대한 작가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 안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전 인류의 원형적 역사를 가장 치열하게 파고 들어가고, 표현했던 사람 중의 하나여서가 아닐까 싶다. 자연히 천재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그가 생각하는 천재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졌다.

"최고로 고양된 천재적 삶은 정반대의 극단인 죽음이나 광기로 변화하기 쉽다. ... 천재는 그것이 빛이자 동경의 목표가 되는 삶의 한복판에서 태어나는 반면에 동시에 그런 삶에 숨이 막혀 죽지 않을 수 없다 (53)."

무의식이 있는 그대로 세상에 표현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삶 자체를 희생제의로 내놓은 이들.
역사는 이런 이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골드문트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그 어떤 삷보다 자유롭지 못하다고. 예술은 삶  전부를 원하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그들은 어떻게 이런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 허덕이며 말이다..

"모든 예술 활동에서 가장 좋고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예술가가 자신의 행위에서 느끼는 즐거움, 즉 언어의 유희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입니다 (72)."

"그는... 완전히 자신이 되는 것, 그리고 본성이 자신 안에 빚어놓고 준비해 놓은 것을 표현하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82)."

그것이 즐겁고, 그것만을 원한다고 한다.
고통이 아니라, 자유가 억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그리하는 것이라고..

그 경지가 경외스럽다. 그럴 수 있는 그 경지가 말이다.
우리도 그 세계에 접근해 볼 수 있을까...시작의 문은 어디서부터 열 수 있을까..

"모든 문화는 내향성에서 탄생합니다 (90)."

세상이 나를 만드는 것을 끊어내고,
내가 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라고 한다.
그게 출발점이 되는 것 같다..

"글을 쓸 때 아름다움이 아니라 진리를 얻으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러면 아름다움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149)."

비단 글만 이러하지 않을 것이다.
진리가 본연의 무엇이라면, 아름다움은 삶에 필요한 세상적인 것들이겠지.
수단을 목표로 왜곡하여 그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닌 근원을 추구하는 삶.
예술가의 깊이가 느껴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개성이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며 산소이고 없어서는 안될 자본이다 (67)."

근원적인 진리를 추구하고 개성화를 통해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
꼭 예술가의 길을 걷지 않더라도 모든 분야에서 성숙한 한 영혼이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런지..

융과 니체 거기다 동양사상까지 수없는 길을 걷고 또 걸은 헤세가 보여주는 예술가의 삶.
그 깊고 높은 삶은 흉내도 낼 수 없겠지만, 그가 비추는 한줄기 빛의 길은 따라가보고 싶은 열망이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아침이다. 시간을 초월해 헤세가 전해주는 예술적 에너지에 심취해 비록 예술가는 못되더라도 예술가적 삶을 조금이나마 내 삶에 끌어오고 싶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더 이상은 고통이 아닌
나의 분야에서 나를 표현하는 "내용과 형식" 모두를 갈고 닦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삶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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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프랑스 코믹시대극 "나폴레옹의 연인" 영화리뷰: http://blog.daum.net/alys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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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es saint laurent
2011.05.31 17:48:16 *.111.182.3
Wear your high heels in a sitting position and around the gianmarco lorenzi shoes home first. After a period of gianmarco lorenzi pumps time they will become comfortable and you gianmarco lorenzi boots will probably forget you are even wearing them.If you are giuseppe zanotti shoes planning to wear heels outdoors or at a club on the weekend, wear giuseppe zanotti boots them around the house for a few hours first until they feel 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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