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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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6일 22시 55분 등록

1. 저자 '구본형' 대하여

 구본형_포옹.jpg 
http://www.bhgoo.com/zbxe/gallery/492781 /
김주한님의 사진 중에서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1]

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그들이 나를 찾아내 주기를 바랐다. 전생에 나는 아마 나무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무 밑에서 잠시 땀을 닦듯 그렇게 주위에 앉거나, 그러기에도 너무 바쁘면 그늘에 잠시 기대서서 땀을 닦으며 쉬어가곤 했다.

[출처 :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페이지 312에서]

 

[2]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켜 신선한 경영비전을 제시하는 우리시대 대표적 변화경영사상가.

현재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 소장으로 강연과 칼럼,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해 왔다. 특히 1991년부터 1996년까지는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Malcolm Baldrige) 국제 심사관으로, 아시아태평양 조직들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하였다.

그가 하는 일은 인간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된 지식 사회에서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이다.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개인을 돕는 일이 그의 직업이다. 10년 동안 100명의 변화 경영 연구원들을 양성하고, 500명의 꿈벗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더불어 '시처럼 산다‘ Life as a Poem 는 꿈을 가지고 있다.

1992년 한국능률협회로부터 제 1 '경영혁신대상' 개인 공로자상을 수상하였다. 2005년 삼성 SDS e캠퍼스는 3,000 명의 강사 중에서 최고의 강사로 그를 선정했다. 기업의 CEO들이 뽑은 최고의 변화경영이론가이며, 직장인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강연가 1 순위에 선정되어 있다.

저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전문가가 뽑은 '90년대의 책 100'에 선정되었다. 저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는 동아일보가 뽑은 '2001년 전반기 읽어야 할 책 10'에 선정되었고, 동시에 중앙일보 선정 '2001년 좋은 책 100'에 올랐다. 저서‘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2004년 리드앤리더 자문위원단이 뽑은 국내외 ‘비즈니스 명저 40’에 선정 되었다. 2005년 저서 ‘코리아니티 경영’은 한국의 문화적 DNA를 바탕으로 제 2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차별적 경영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6년 저서 '공익을 경영하라'는 공익분야의 경영혁신을 '현미경을 들여다 보듯 깊이 있게 성찰한 책'으로 평가 받았다.  2007년 저서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중국 고대의 리더십을 현대적 경영언어로 재해석해 놓은 인간중심경영의 교본이며, 2008년 저서' 세월이 젊음에게'  젊은 직장인들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처럼 따뜻한 경력관리의 조언이다.

1954 1 15일 충남 공주 출생.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하였다.

KBS 라디오는 2005년 ‘구본형의 성공시대’를 12부작 드라마로 제작하여 방송했다.

[출처 : www.bhgoo.com / 구본형 프로필에서]

 

[3]

“50이 된 다음에 50살을 아주 잘 살았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10개를 그려났어요, 그거대로 맞춰가는 거죠. 하나는 책을 내는 거예요, 저는 직장인에서 작가로 전환한 사람이기 때문에 해마다 책 1권을 내고 있죠. 새 주제를 연구하고 그거에 대해 책을 내는 거예요. 10년이 지나면 제가 관심이 있던 주제에 10개의 책이 나오겠지요. 2009년은 2009년대로 제 관심사를 정리한 책이 나오겠지요.

 

40대가 나를 위해서 썼던 시기였다면 50대는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개인대학을 하나 만들었어요. 대학이라고 거창한 게 아니라 매년 10명 정도 연구원을 뽑아서 1년 동안 같이 공부하고 남은 1년 동안 졸업논문처럼 책을 한권씩 쓸 수 있도록 도와줘요. 자기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를 책 주제로 삼아 쓰게 하죠.

 

예를 들어서 자신이 카페를 만들고 싶다, 그러면 1년간 카페를 연구해라, 그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봐라, 이게 자신의 문제를 푸는 과정이고 그 결과로 책이 나올 것이며 자신과 비슷한 생각과 욕망이 있는 사람들이 읽고 배울 수 있지요.

 

또한, 정말 절실하게 자기를 바꾸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을 프로그램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며칠이라도 같이 있어주면서 도와주고 싶어요. 한마디로 자기 꿈을 꿀 수 있게 돕는 일이지요. 이렇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지요.

 

그리고 1년에 2번 정도는 긴 여행을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말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풍경 속에 자기를 데려가다 놓으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 건지 궁금하죠. 다른 풍경 속에 갖다 놓으면 새로운 정신이 깨어나지요. 매년 나에게 많은 시간을 주고 싶어요. 자기한테 시간을 마음대로 쓰고 훨씬 자유롭게 살고 싶지요. 이런 꿈을 꾸고 제 꿈은 매년 이뤄지고 있지요.

[출처 : 'ohmynews' 2009 1 16일 인터뷰 중에서]

 

[4]

구본형 :: 사람에게서 구하라

인사말

예병일 : Cable TV

구본형 :: 인간경영론 /

n  about the readership

n  투자

l 물질적인 투자

ü 기본적인 것

ü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수 있다.

ü 뭔가 부족하다.

l 자기에 대한 투자 ==> 자기 개발 (가장 대표적인 것)

ü 내 인생의 방향

ü 끊임없는 나에 대한 질문 ::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ü 조심할 것!!!

Ø "Can Do" Sprit

Ø 철저하게 자기 분석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Ø 과연... 내 그릇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Ø 방법

² 나는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² 핏줄기를 관찰

² 부모/형제/자녀를 분석해 보자

² 싫은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² 싫은 모습도 받아 들여라

² 만약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²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² 내가 다가갈 수 없다면 다가 오도록 하라. :: 유혹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하라

² 진단 테스트를 이용하라 :: MBTI

² 나의 히스토리를 기록하고 분석하라

² 과거 10개 장면을 기록하라

² 상황과 조건 속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가?

² 주의 사람에게 물어봐라

² 타인의 시선에서 나는 어덯게 보여지는가?

l 타인에 대한 투자

ü 타인의 장점, 다양성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이룩하자.

Ø 팀을 이루어..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을 이룩하자.

Ø 이때 필요한 것은....

Ø 바로 리더쉽

² 자기에 대한 투자가 없을 경우에 타인에 대한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다.

² 다른 사람의 섬김을 받기 전에... 먼저 섬겨라...

l 사람을 얻는 방법

ü 감정의 끈을 놓치지 말아라

l 사람을 모아서... 무엇을 할까?

ü 어제와의 경쟁

ü 나아지는 것

ü 개선하는 것

ü 우리의 비전 창출

l 변화 경영

ü 저항을 만나면 단번에 개선하는 것이 좋다.

ü 시간이 흐르면 출혈이 커진다.

ü 언제 실행을 해야 할지? << 이것이 중요하다. Timing

ü 저항의 종류

Ø 내부조직의 저항

Ø 외부 세력의 저항

Ø 내 안의 게으름/습관

l 마땅한 것을 지킨다.

ü 이익을 추구함에 있어 마땅함을 지켜야 한다.

ü 윤리경영

질의 응답

n  구본형의 개인 삶은 어떤가?

l 나는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l 그러나... 경영 혁신이라는 업무()이 나랑 잘 맞았다.

l 갈림길이 있을때... 현실을 고려해 차선책을 선택했다.

ü 현재의 기득권

ü 차선책을 몇번 선택하면 인생이 코너에 몰린다.

ü 차선책 선택의 이유? <<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l 최선책을 선택해 보자.

ü 단식

Ø 먹고 사는 것(차선책)을 선택하다 보니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

Ø 먹고 사는 것 때문에... 라는 것에서 벗어나 보자

Ø 그래서 단식을 하게 되었다.

l 단식 중 책을 써보자라고 결심을 하였고, 다행히 시대적 배경(IMF)과 잘맞아 지금껏 책을 쓰고 있다

[출처 : 2007 2 8 '예병일 북세미나 참가자 Review에서]

http://jeangjg.springnote.com/pages/104168

 

[5]

8시가 넘은 이른 시각, 초대면이라 버스 안은 조용했다. 책을 읽는 사람, 일정표를 꼼꼼히 뜯어보는 사람, 좌석을 뒤로 젖히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사람. 버스는 익숙한 서울 거리를 떠나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구본형 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야 실감이 났다. 우리는 구본형 소장과 함께 남도로 가고 있다. 『떠남과 만남』에서 그가 거쳐 갔던 남도에 가는 것이다.

 

일정표를 봤는데, 이번 여행은 놀고먹는 여행인 듯 합니다.(웃음) 길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사연, 즐거움, 아픔, 외로움, 살기 위한 발버둥을 보게 되겠지요. 이런 자취를 각자의 눈높이로 편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배운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편한 마음으로 잘 시작하기 위해 떠난다고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느림'을 찾아 떠났다. 고요한 한가로움. 내 마음의 변방과 오지를 찾아 천천히 걸었다. 그곳에 가면 어디엔가 마음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걸었다. 아주 천천히, 달팽이처럼,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움직임의 궤적이 남는다. 온몸으로 걸어가기 때문이다. - 떠남과 만남 중에서

 

제가 2000년에 여행을 떠났을 때는 뼛속까지 직장인이었어요. 조직을 떠나 혼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함께 있었죠.” 매일 20킬로미터를 걷고, 매일 짐을 챙기고, 매일 새로운 숙소를 찾았다. “한 달 반 후, 나는 바람처럼 자유로웠고,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여러분도 2 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여행을 통해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옆에 계신 분들과도 빨리 친해지세요.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이 친해지는 것만큼 좋은 게 없더군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죠. 하다가 정이 든 사람이 대다수예요. 처음엔이 일을 하면서 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하기 싫고 그만두고 싶은 고비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언덕 어딘가에서 그치면 자기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에도 고통이 따릅니다. 그런데 그 고통을 넘어서면뽕맛을 알게 됩니다. 내게는 글쓰기가 그랬어요. 정말 쓰기 싫은 날도 있지만, 내게는 글쓰기가 최고입니다.”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들 중에서도 재능이 있는데 노력하지 않아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에 비해 처음엔 별 볼일이 없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성장의 폭이 큰 사람도 있습니다. 성실함은 미련하게 보일지 몰라도, 난 그게 좋아요. 나이가 먹고, 사람들을 많이 접할수록 재능이 아닌지속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됩니다.”

 

무용의 유익함을 잊기 쉽죠. 밥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계속 말리고, 포기한 후에도 계속 끌리는 게 있죠. 그건 결국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거예요. 어느 책이고 철학의 기원을 그리스의 이오니아학파를 듭니다. 이 사람들은만물의 기원을 연구한 사람들인데 이들이 위대한 것은 그들의 질문 때문입니다. 근원에 대한 질문 없이는 우리는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어요. , 철학이 없으면 실용도 없는 겁니다.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합니다. 내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면 성과가 드러납니다. 자기 근본에 대해 알지 못하면 타인의 기준에 의해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아파트 평수나 차의 종류, 직장에서의 직급, 아이들의 성적…… 이런 것은 다 가질 수도 없고, 설사 다 가져도 삶의 기쁨이 되지 않습니다. 나에 대해 무용한 질문을 던져 봅시다. 그러면 나를 살리고 나를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올라오니까 좋죠?”

낮은 산이라도 정상을 정복했다는 만족함은 대단해요. 이렇게 살면서 작은 성취를 맞봐야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게 힘이 돼주는 거예요. 그런 느낌도 없이 끝도 없이 계속 노력만 해야 한다면 어떻겠어요? 중간에 포기하기 마련이죠. 동백나무 터널을 나오니까 기분이 어때요? 정상이 보이니까 더 힘이 나죠? 인생의 목표도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작은 일을 하나씩 하나씩 성취하면서 좀 더 큰 목표로 나아가는 겁니다.”

 

왜 여행지에 화순 운주사를 넣었냐 하면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운주사에 가면 수많은 석불들이 있는데, 참 못생겼어요. 그것이 지금나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 나를 갈고 닦으면 대웅전에 있는 잘생긴 부처님처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득도하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게 미륵신앙입니다. 누구나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두 번째는 와불입니다. 와불의 편안한 표정을 보면서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오면 또 바쁘게 살아야 하니까요.”

 

[예스인터뷰, 작가와의 만남 "변화는 셀렘이다." 구본형 소장과 함께 한 남도기행 이야기,

 2008 3 6, 류화선 글에서]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1&cont=2515

 

[저자에 대한 나의 생각] 

이태백은 어린 나이에 장단경(長短經)을 쓴 조유를 만나 대장부의 길을 묻는다. 스승은 그에게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의 길을 가라고 한다. 그렇게 이태백은 집을 떠나 세상 속으로 만리의 길을 떠난다. 산천을 주유하며 뜻을 세우고, 그 뜻이 꺾일 때도 '이태백다움'을 잃지 않았고, 글을 사랑했고, 달과 술을 사랑했다. 후인들은 그가 삶의 고매한 경지에 이르렀다 한다. 그는 <임가로>를 마지막으로 채석강 달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글을 사랑해서 인가, 뜻을 세우고 만리행 길을 걷는 이미지의 중첩 때문인가, 술을 이야기 하고 달빛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 때문인가,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그의 감성 때문인가....나는 그의 책을 몇 권 읽고 나서 중국의 시인 '이백'이 생각났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로부터 서른을 막 넘긴 자기계발 전문가의 책까지 관련된 수권의 책을 읽어왔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 속에 희망들이 날개를 다는 듯하지만 그 '날개짓'은 얼마를 가지 못한다. 개념과 이론을 적어놓은 많은 책들은 그저 책의 한쪽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식의 방법론적인 글귀를 정성스럽게 적게 하는 것에 머무른다. 마음이 동하지 않았고, 그들의 삶이 나에게 투영되어 오지 않았다. 그저 플라톤의 동굴 속에서 빛에 투영되어 오는 그림자의 세상을 보고 있는 듯 했다.

구본형은 이야기한다. 나와 같은 고민을 이야기 하고, 길을 잃은 삶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가 살아가는 길을 열어서 보여준다. 나는 그의 책과 글보다도 그의 삶에서 가능성을 본다. 글을 통해 그를 만났지만 그는 나에게 좋은 스승이다.

 

캠벨은 그의 책 <신화의 힘>에서 스승의 참된 모습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스승이 할 수 있는 것은 암시입니다. 스승이 되는 사람은 등대와 같지요. ... 젊은 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가능성을 암시하는 ''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는 그의 삶을 통해서 ''에게 ''을 제시하고 있다.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제가 읽은 책은 본 책의 개정전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 휴머니스트> 입니다.)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밖에 없던 세상에 나의 이야기(me-Story)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나의 역사, 나의 문명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웠다. 내 생각치고 오리지널 내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까? 문화는 처음 만든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것이다.(10)

 

규칙이 생기면 즐거움은 줄어든다(10)

 

모든 좋은 것들은 웃는다. 어떤 사람이 정말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지는 그 걸음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걷는 것을 보라.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니체(11)

 

시간이 다 되어 그 많던 모래알들이 다 떨어지고 마지막 촛농이 숨을 다할 때….이때 인생을 돌아본들 무엇을 어찌하겠는가! 후회 속에서 긴 한숨을 지어본들 갈 길을 재촉 받을 뿐이다. 한 곳에서 햇빛이 사라질 때, 나는 아침이 시작되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새로운 날을 다시 시작하며 후회가 있으면 고칠 것이고, 아쉬움이 있으면 채울 것이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볼 것이다.(11)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13)

 

1. 지난 10

육체 역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안으로부터 비대해지고 느슨해진다. 모든 것의 궤멸은 늘 내부로부터 온다.(18)

 

고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독은 비 같은 것이다. 식물을 밤 사이에 자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20)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인생 전체를 놓고 이루어야 하는 이미지에 대해 그려보기로 했다.(21)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22)

 

40대가 천천히 지나가면 청춘도 지나간다. 서서히 육체의 쇠락이 팽팽한 낚싯줄처럼 감지되고, 은은한 불안이 검은 동굴처럼 다가오면, 여자와 불처럼 사람을 하고 싶어진다. 인생을 드라마처럼 전환시키고 싶어하고, 마음을 누르는 이 초라한 공허 속에 긴장과 갈등, 그리고 비극적 사랑을 담고 싶어한다. <설국>의 주인공처럼 눈으로 가득한 그것에서 불행하지만 아름다운 여인을, 마지막으로 소설과 영화처럼 사랑하고 싶어한다. 50대가 되기 전에, 노인의 모든 특성이 나타나는 그 끔찍한 나이가 오기 전에, 아직 젊음이 늦여름처럼 무더운 이 40대에 마지막 폭염 같은 사랑으로 성년의 절정을 매듭짓고 싶어한다.(22~23)

 

자유는 빛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확실한 것, 굳건히 서 있는 것들의 질서 안에서 자유는 끝나고 만다. 절실하게 바라지만 자유가 주어지면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이내 스스로를 함부로 던져 망가뜨리고 만다. 마르셸 프루스트는 이것을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모든 만족을 얻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함께 그녀를 배신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26)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왜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늘리기 위해 모든 시간을 그 욕망에 다 쓰고 말았을까? 모호하고 불확실함 속에서 그것만은 가능한 성취로 보였기 때문일까?(27)

다른 사람의 눈에 중요해 보이고자 하는 욕망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그것은 시발점도 없이 끝도 모르게 내 자신에 뿌리내리고 있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거친 욕망과 함께 나를 바라보는 것을 끝없이 방해한다.

 

돈과 소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자제하는 것, 외적인 것에 대한 비의존성을 높이는 것 그런 것을 욕망에 반하여 생각해본다.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자제와 절제를 현명함으로 불렀던 그 어리석음은 또 어떻게 하랴. … 마흔 살은 성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점이다. (27)

 

썩고 흔들거리고 내려앉고 시리고 아픈, 그러나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임시공사를 해야 한다. 이는 복원될 수 있지만 잇몸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어쩔 수 없는 것을 치료해야 하는 것이 답답한 것이다. 마흔은 바로 그런 답답함의 시작이다.(29)

어쩔 수 없음, 속절없음 이것이 마흔의 마음자락을 마음껏 휘젓고 다닌다. 가을걷이에 거둘 것 하나 없는 허허로움이 명징한 무늬를 마음에 아로새긴다.

 

내가 40대의 모든 부정적인 현상을 나열하는 것은……나는 단지 내가 어디에 있는 것이며,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육체적 쇠퇴가 주는 또 다른 성숙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이고 싶다.(30)

 

40대의 10년은 급격한 감가상각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것이 우리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마흔이 넘으면 그것이 모든 것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40대 최대의 위기를 불러온다. 과거가 사라진 상태에서 미래조차 만들어낼 수 없다면 갈 곳이 없다. 이것이 어쩌면 내 불면의 원인이었는지 모른다. 40대는 이제 특별한 사회적 상징을 담은 단어가 되었다. 그것은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진 나이다. (32)

 

마흔은 앞으로 길게 남은 인생을 책임질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20대 혹은 30대에 준비한 인생으로는 마흔 너머의 인생을 꾸려갈 수 없게 되었다. 마흔은 이미 서산에 지는 해가 되었다. 마흔은 사회적으로 아무런 희망도 비전도 던지지 못하는 황혼의 여생이 되고 말았다.(32)

 

나의 과거는 거대한 사회적 방망이에 의해 가슴을 강타당했다. 배반 같기도 하고 비애 같기도 하고 무력감 같기도 하고 허무 같기도 한 통증으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뒷방 노인이 된 마흔이여.(33)

행복과 만족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나는 만족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주어진 삶에 만족해야 한다는 자제의 윤리는 어디에서 배운 것인지.

 

 

2. 마흔살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이 벌어진 위대한 젊은 날을 과장하지 못한다면, 지금 이 허무를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너희들은 모르지. 지나간 과거에서 아무것도 건져내지 못할 때 마흔 살 남자는 낙엽처럼 부서지는 허망한속에 서 있게 된다는 것을 너희처럼 새파란 것들은 알 수가 없는거야…(38)

 

그리고 또 다른 그는 일 속으로 도망간다. 일밖에 없는 일꾼은 성공한 실패자가 되고 부유한 노예가 되고 가족에게 미안한 가장이 되고 늘 바쁜 아비가 되어 무자비한 사다리의 꼭대기를 향해 질주한다. 어플루엔자(affluenza)라는 부자병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공허한 인생을 위로 받기 위해 지나치게 돈에 집착한다. 누군가의 칭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엇인가 정말 괜찮은 것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후회할 날이 있으리라. 그러나 때가 되면 그때 후회하면 되지. 언젠가 그때 말이야. 제냐 양복을 입고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비단길을 달려가다 어느 날 인생을 깨달은 사람처럼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고 작은 자선을 베풀면서 살 수도 있을 테지.(38~39)

 

굽이굽이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굽이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 들어온 것들이 그 질긴 숨의 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 꽂힐 수 있느냐.

내리 꽂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그늘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박남준, <나무, 폭포, 그리고 숲> 중에서 (40)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었다. 직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내면적 발전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 육체적으로는 아직 활력이 넘쳤지만, 인생 깊숙이 자리잡은 피로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40)

 

따라서 개념의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하고 구체적인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마흔 살이 되면 인생의 마법을 떠나 보낸다. 좀 더 순수하고 자유롭고 장난기 어렸던 젊은 시절을 떠나 보내며, 사회적 관습이나 책임, 자의식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일 때문에 놀이를 포기하고, 책임 대문에 순수한 자유를 반환하게 되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마흔 살은 개인을 군중과 대중 속의 이름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이상과 비전으로 상징되는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다가오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일만이 생산적인 것이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수 있는 탈출구다. 이리하여 일은 일상과 실제의 삶이 된다.(42)

 

모든 관절이 녹슨 문짝처럼 삐걱거리고 겨우 걷고 먹을 수밖에 없게 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비극이다.(43)

 

꽃이 다 진 가을에 봄꽃을 피우는, 시기를 놓친 꽃들도 있다. ‘어른아이(adultlescent)’ (44)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이란 말은 중년의 창조성에 대한 명언이다. 마흔 살 너머의 창조는 학습과 훈련과 가벼운 정신적 태도의 산물이다.(48)

 

개인의 가치가 파괴되고 새로운 가능성의 길이 열리게 된다. 융 학파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이 쓰고 있던 사회적 가면, 즉 페르소나는 중년이 되면 붕괴한다. 그리고 내면을 향해 들어가도록 강요한다.(50)

 

그저 두 개의 시선, 자신을 바깥에서 보는 시선과 안에서 보는 시선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쓰임을 받으면 애써 일하고, 버림을 받으면 스스로 즐기면 된다. 부름을 받으면 신명을 다하는 것이고, 그들이 잊으면 일상을 즐기며 스스로 벌어 궁색하지 않게 먹고 살면 되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사이, 3의 시점,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자리, 스스로를 놀릴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마흔 살의 문제는 결국 가슴과 영혼의 문제다. (51)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똑 같은 실력을 가지고 후반전을 뛰어본들 도 한번의 고배와 비웃음을 자초할 뿐이다. 1막에서 엑스트라였던 사람이 2막에서 돌연 주연으로 바뀌는 연극을 본 적이 있는가? 마흔 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연극의 지루한 2막이 아니다. 오히려 연극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파괴와 창조, 죽음과 재생이라는 이미지와 직결되며, 죽어야 살 수 있다. 이 치열한 반전을 사람들은 일부러 잊으려고 하는 것인가? (52)

통쾌한 위로! 나는 자세를 고쳐 다시 서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보내 온 인생의 1막에 대해 집착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무엇을 어찌하려고...?'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는 1막의 나에 대한 통쾌한 답변이었다.

 

삶을 연극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만약 삶이 연극이 되면, 삶의 개념이 삶을 지배하게 된다. 연극이 삶이 아니듯 개념 또한 삶은 아니다. 우리는 극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삶을 연극에 비유하는 것을 미워하는 이유는 삶을 극장 안으로 몰아넣고 짜여진 연극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진짜를 원한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 되었다.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내 지론이다. 다만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내가 도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길 밖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익어 가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계획했다. 나의 40대는 죽음과 친근해진 10년이었다.(54)

 

마르크 블로크는 소르본 대학의 교수였는데, 쉰세 살의 나이로 나치 독일과 싸우다 잡혀 쉰여덟 살에 총살을 당했다. 당시 그는 한 여자의 남편이었고 여섯 아이의 아버지였다. 그는 이 위험한 길을 걷기 시작할 때, 미리 자신의 묘비명을 써두었다고 한다. ‘그는 진리를 사랑했다.’(55)

 

나는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푼돈 서푼짜리 인생이었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바로 이 자리가 내가 죽어야 하는 자리라는 점이었다. 한 세상이 어둠에 싸이게 될 때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으로 빛난다.(55~56)

나에게 비장함이 있는가 목숨이라도 걸어 볼 듯이, 이 길이 아니면 죽어도 좋다는 비장함. 돈키호테의 망상이 아니려면 넘치는 감정나부랭이 끝자락이 아니려면 나에게 비장함이 있어야 한다.

 

3. 직장생활

그들은 부가가치 낮은 지금의 일을 싫어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싫은 일조차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지만, 동시에 그 일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 보였다.(68)

나의 모습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내 삶이지만 삶의 관찰자로서 살게 되는 것, 어쩔 수 없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나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해보지 못하고 살았구나"라고 외치며 바비트의 환생처럼 나를 떠나지 않는 또 하나의 나.

 

여행이 워낙 길 터이니 도중에 무얼 얻지 못하면 나는 필경 굶어 죽고 말 것이다. 양식을 마련해 가봐야 양식이 이 몸을 구하지 못하지. 실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야말로 다시없는 정말 굉장한 여행이라는 것이다.” - 카프카, <돌연할 출발> 전문 중에서 (73)

떠나기 전에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것, 최대한 안전장치를 해두고 싶었던 것이 회사를 떠나기 전의 마음이다. 아무리 준비해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일 텐데은행 잔고의 문제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마음 속 존재의 문제였던 것을

좋은 식사를 하면서도 살찔 것을 걱정하는 어리석음과 쓸데없음. 그것은 간절함이 부족한 또 다른 얼굴인가.

 

수동성을 능동성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쉽게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효과적인 일이 아니다. 유전자는 바뀌지 않는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괴로운 과정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성과를 돌려줄 뿐이다.(75)

나를 볼 때도 타인을 볼 때도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는 것이 익숙하고 쉽다.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 당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모든 위대한 리더는 유혹에 능한 사람들이다. …유혹은 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76)

나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세상에 변화경영 전문가로 데뷔에게 되었다.(78)

데뷔새로운 등장. 나는 무엇으로 데뷔를 할 것인가? 아득하다.

 

전문가는 학위와 자격증에 의해 증명되지 않는다.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의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79)

 

미래를 평가의 잣대로 삼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확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물로 된 항아리 속에 물을 담으려는 발상이다. 반대로 미래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바닷물 속에서 식수를 찾는 것과 같다. 온통 가능성의 물로 채워져 있지만, 아직 한 컵의 마실 물도 되지 못한다. 내가 믿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험하는 사람뿐이다.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사람들만이 전문가로 존경 받을 자격이 있다.(81)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78 4월 어느 날 오후에 야구를 보러 갔다. 외야 쪽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타자가 첫 볼을 외야 2루타로 쳐냈다. 그때 문득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갑작스런 계시 같은 것이었다. 이유도 설명할 방법도 없다.’

이유도 없는 우연한 흐름이 곧잘 필연적 운명으로 이어지곤 했다. 이제 나의 20년 과거는 죽었다. 나는 그 과거를 차디찬 물 속에 버리고 그 과거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제의 나는 꽃처럼 낙엽처럼 죽어 흘러가고 사라졌다. 나무들은 가장 추울 때 그렇게 서 있다. 죽지 않고 새로워지는 것은 없다. 죽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새로워질 수 없는 것이다.(81)

 

평범함과 군중의 품의 떠나면서 외로워졌다. 이제 스스로의 작은 나라를 세워야 했다. 내 안에서 군주적 본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나의 나라, 나의 세계, 나의 꽃을 피워야 했다. 그것은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었다. 그러나 꽃 터지는 봄은 왔다. 피워야 할 꽃, 만들어야 할 세계가 생간 것이다.(82)

 

4. 얼굴-페르소나

고착의 패악은 정신을 경직시킨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준은 나의 몸을 짜부라뜨린 후 침투했고, 나에게 허용된 개인적 밀실은 끊임없이 감시 받고 있었다. 나는 내속에서조차 옷을 벗고 편하게 쉬기 어려웠다. 미셀푸코의 말들이 생각났다. 인간은 권력에 오염되어 있다. 물질적 권력이 아니라 지식을 통한 훈육권력에 매여 있다. 건강한 개인과 부강한 국가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모토를 앞세워 개인의 삶을 규격화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이 우리를 묶어두고 있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만들어지고 조작되고 인위적으로 왜곡되어 있다.(99)

 

내 의식을 감옥에서 풀어주고 싶었다. 문학이 우리에게 숨쉴 곳을 제공하는 이유는 김수영의 표현대로 기본적으로 불온하기 때문이다. 자유에 대한 욕망은 늘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밖으로 , 사회 속으로 자신의 밀실을 확장해가려 한다. 그리하여 사회적 자유의 공간을 넓히려고 한다. 욕망이 자신을 충족해가는 것은 개인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욕망은 부숴 뜨려 땅에 묻어야 하는 끔찍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힘과 에너지다.(100)

 

내 속에는 불꽃이 있었다. 그 불꽃은 처음에는 그저 어둠 속에 숨어 있고 싶어했다. 그래서 자신을 가능한 한 작게 만들어 숨기려고 했다. 불꽃은 너무 작아서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어둠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두려움이 결국 불꽃으로 하여금 무엇인가 하게 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불꽃은 더 이상 숨어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 불꽃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아주 적게 먹고도 살 수 있다. 요만큼만 있어도 먹고 살수 있다.” 그러고 나서 집게손가락 한끝의 반을 보여주었다. 돈이 없어도 가난하지 않은 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상상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되려고 애썼다. 그때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후 내 불꽃은 마흔을 넘어서면서 거의 사그라지다가 갑자기 전혀 예기치 않게 다시 훨훨 춤추듯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런 특별한 계기도 없다. 한 순간 이렇게 계속 살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100)

 

모든 속박은 먹고사는 것으로부터 왔다.(101)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늘 쩨쩨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101)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그저 태어나 먹고 살기 위해 애쓰다 아파트 한 채를 남기고 일흔여섯 살의 나이로 죽었다라고 기록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102)

 

어떤 사람들은 마음의 자유를 천만금에도 팔지 않는다. 돈에 묶이지 않고 가볍기 때문에 날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은 내면에 있다. 우리의 내면은 늘 신과 만나는 장소다. 신은 복잡한 곳에 있지 않다.(102)

 

어떤 행위가 칭찬받게 될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그 무엇이라도 성취해낼 수있을 것이다.(103)

 

종교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103)

 

니체가 말한 거리에 대한 파토스(pathos of distance)’를 추구했다. 이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 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설픔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긍정의 표상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더 다르게 만들려는 열정이다. 더 많은 차이를 만들기 위해, 차이를 끊임없이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오늘의 나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103)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책임이 더 이상 구속이 되지 않도록, 일이 더 이상 밥벌이가 되지 않도록, 자유가 더 이상 방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다시 인형으로 돌아가서 수없이 많은 끈으로 조정될 수는 없었다.(104)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나는 이런 사람도 되고 저런 사람도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바로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여기에 왔다.(104)

이제 나에게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하는 인내가 가장 필요한 덕목이 되었다. 다만 길을 가면서 성취주의자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도록 길에 핀 꽃과 새의 노래에도 귀를 기울려야 한다.

 

5. 가족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아비 역시 스승과 친구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하는 것 같았다. 피로 얽혀 있으니 갈라설 수 없고, 아이의 천성을 만들어 낸 유전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일상 속 좁은 공간에서 아무 꾸밈 없는 모습으로 아무 데서나 늘 부딪치기 때문에 예의라는 옷을 입고 만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모는 친구와 스승과 다르지만, 이 두 가지 속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매우 유효한 힌트였다. 부모로서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가르침 너머 함께 즐기고 어울리고 공유하는 친구로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내게 적절함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적절한 표현에 대한 생각도 하게 했다.(108)

 

아름다운 가정이라는 것이 갈등이 없는 가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싸우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어울려 밤낮을 함께하니 갈등도 없고 싸움도 없이 지낼 수는 없다.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109)

 

식구_함께 먹는다는 뜻(113)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늘 섞여 있었다.(114)

 

아이의 지적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야말로 가장 훌륭한 프로젝트 중의 하나일 것이다.(115)

 

나는 마음껏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올 때 자신과 한 약속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일하는 시간은 얼마든지 뒤로 배정한다. 일은 어제고 하면 된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남는 시간에 하면 된다. 이것이 내가 1인 기업을 만들 때의 기본적인 구상이었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은 그들의 시간과 맞아야 하지만, 내가 일하는 시간은 어느 때고 좋다. 나는 아무 곳에서나 어느 때나 일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은 어디고 이내 훌륭한 사무실이 될 수 있다. 온통 일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나게 노는 일에 주력한다.(120)

얄밉다.

 

나는 시간의 불모지를 내게 불하했다. 그리고 가장 귀중한 나만의 시간대로 만들었다. 마치 모두가 버린 시간의 밭을 일궈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찾아내지 못했다면 영원히 잠 속에 묻혀버릴 뻔한 보물 같은 땅이었다.(121)

 

나는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 물었다. 왜 나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곳에 머무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가장 먼저 아내와 아이들이 떠올랐다. 가장 소중한 그들이 바로 나의 구속이 된 것이다. 그들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은 참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른 대다수 아버지들처럼 나도 그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121)

 

생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이미 생명이 없었다. 책임과 의무만이 무성한 잡초처럼 내 마음의 벌판에 자리잡고 있었다. 살아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러나 먼저 살지 않고는 사랑할 수 없다.(122)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길이 있었다. 현실이란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남들의 생각’, 즉 다른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다. 나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에머슨의 말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이 그 사람의 성격임을 종종 잊고 지내는 것같다.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당신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 한번 그려보시는 것이….그것이 곧 당신입니다.

삶을 변명할 구석조차 없애버리는 냉혹함

 

친구들에게 절대로 잘난 척해서도 안 된다. 친구의 성공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사람이다. 순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친구의 성공 속에는 늘 그 동안 나는 뭘 했나.’ 하는 자신에 대한 문책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129)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혼자 그 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짐을 각자 지고 함께 가는 길이다. 외로움은 함께 있으면 훨씬 낫다.(129)

 

6. 자연

홀로 산에 있으면 아름다움에 취하게 마련이다. 홀로 있음에 취하고, 바로 그 때문에 고독 너머에 있는 연결 끈을 더듬더듬 찾아내게 된다. 언어의 표현방식을 넘어 교류되는 정신적인 교감은 자연이 우리의 마음을 여는 방식이다.(138)

 

마흔이 넘게 살아온 긴 세월이 참으로 잠깐이고 꿈이 아니더냐. 다행히 아직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라. 죽음이 널 데려갈 때 좋은 꿈이었다고 웃을 수 있도록 하여라.(138)

 

늘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지루한 일이다.(139)

 

이오덕 선생…”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140)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작은 세포가 아이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그리고 죽는 것이 삶이다.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야망으로 가득한 젊은이의 생각이 되고 이내 세상의 한계에 지쳐버린 장년이 되고 노회한 노인이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140)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142)

 

나가세나 : 왕이시여, 인간이나 사물의 연속도 꼭 이와 같은 것입니다. 없어지는 것과 생겨나는 것은 별개로 보이지만 지속되는 것입니다.(143)

 

곽박의 시에 숲에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변화에 대한 묘사는 찾기 어렵다. “밖으로 자연의 조화를 본받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을 체득해야 한다.(外師造化 中得心源)”는 것은 두고두고 마음에 담아둘 충고다.(143)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바보들이기도 하다.(144)

 

G. K. 체스터턴의 말대로 참으로 이 세상에서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감탄이다. 기쁨은 도처에 있고 늘 활동 중이다.(144)

 

빙겐의 성녀 힐데카르트가 나는 스며든다. 초록빛 풀밭에, 꽃들에게, 그리고 살아 있는 물살에. 나는 깃든다. 죽지 않는 모든 것에. 나는 곧 생명이므로.”(145)

 

내가 회사를 나와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려고 할 때, 나를 위로해준 것은 자연이었다. 그것은 예상치 않았던 일이기도 했지만, 이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 사이에서 부대끼던 20년을 떠나와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곳은 그곳이었다. 나는 그때 치유가 필요했다. 내가 보낸 20년을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인생 20년을 기획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세상을 보근 시각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져야 했다. 여기서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근본적인 변화지점을 가지지 못한다.(145)

 

새로운 인생을 오래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하는 것도 수없이 보아왔다.(146)

 

나는 나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내가 서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 할 곳은 하늘이다. 나는 땅에서 하늘로 간다. 몸이 땅에서 나와 영혼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듯, 땅을 움켜쥐고 온몸을 던져 하늘을 향해 자란다. 나의 모든 힘은 어두운 내면으로부터 온다. 어두운 곳은 언제나 비옥한 토지였다. 나의 내면은 땅과 같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두렵고 위대한 힘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가치가 뒤섞여 있고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하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하고 무궁무진한 자산은 땅이다. 나는 땅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 나는 나을 이용하고 활용한다. 가장 먼저 나의 모든 가능성을 탐사하고 이용해야 한다. 내 내면을 뒤지고 곳곳에서 흐르는 에너지의 샘들에 깊고 굵고 튼튼한 뿌리를 견실하게 박아두어야 한다. 이 힘들만이 나를 키울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교훈이다. (148)

 

나무는 또한 해마다 새로운 자신을 분만시킨다. 수없이 자신을 탄생시킨다. 사는 법은 죽는 법에 있다. 자라는 방법은 스스로를 죽이고 다시 탄생하는 과정이다. 죽지 못하면 다시 태어남도 없다. 죽음과 삶을 반복하는 것이다. 파괴와 생성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장이다. 이것이 나이테다. 그 외의 방법은 없다. 늘 자신의 시체를 내다버릴 수 있어야 한다. 나무는 그 일을 아주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 낙엽은 나무의 지혜다. 혹독한 겨울에 살아남기 위한 창조적 해결책이 바로 버리는 것이다. 죽음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나무의 멋이다. 가장 장엄한 문명의 단편이 장례이듯이 낙엽은 죽음조차 아름다운 삶의 과정으로 창조해낸다. 나무는 해마다 한 해의 삶을 기록한다. 한 겹의 나이만큼 줄기에 그 흔적을 남기고 두꺼워지고 키가 더 자라게 된다. 나무는 매년 죽는다. 이 상징적 의식이 나무가 자라는 방법이다.(149)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고,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로댕의 말을 잊지 마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면그 삶은 매혹적인 것이다. 날마다 그렇게 살아라.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좋은 인생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153)

삶을 채우기 위해 행복한 일과 생각으로 하루하루가 빠듯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씨앗이 적절한 곳에서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늘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라. 사람의 마음속에서 싹이 나고 푸른 잎을 단 아름다운 줄기로 자라나도록 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라. 그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이 실천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과 색깔과 맛을 담은 향기로운 과육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 말라. 자연의 멋은 독특하고 차별적이다.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내라.(154)

 

7. 건강

놀이 정신은 사라지고 반복되는 일상의 한 장면이 된다. 출근하듯 운동을 한다.(158)

 

죽음은 생명과 함께 시작된다. 또한 생명은 죽음과 함께 다시 시작한다. 이것이 생명의 순환이다. 죽음 없이는 생명도 없다. 아치 변하지 않는 것 없이는 변하는 것도 없고, 어두움 없이는 밝음도 없는 것과 같다. 어두움은 늘 생명이 자신을 준비하는 참으로 비옥한 토양이다. 초라하고 아무것도 아니고 썩는 것들만이 자신을 땅에 버릴 수 있다. 땅에 버려져야 무엇이 될 수 있다.(162)

 

하루살이들에게 우리는 신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먹는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일지 모르지만, 인생 100년도 한숨과 같은 것이다.(168)

 

생명을 길게 연장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순간 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168)

 

마음은 죽음이 삶과 함께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176)

 

죽음이 명함을 남겨놓고간 다음 적절한 때,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서, 참을 수 있을 만한 짧은 통증 속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는 것이 좋은 일이다. 삶은 죽음을 향해 달리는 시계의 초침을 뒤로 돌리려는 부질없는 노력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천천히 삶의 두루마리를 펼치는 것이다. 두루마리의 앞부분, 즉 젊은 시절의 그림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싱싱하고 발랄하고 모험적인 것이라면, 나이가 들면서 짜놓은 인생의 직물은 은은하고 통찰력에 차 있고 완숙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연의 부름에 따라 모두 놓아두고 낡은 껍데기만 남기고 떠날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부디 그럴 수 있기를 기도한다.(177)

 

8. 길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기에. / 비 내리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불멸을 꿈꾸니. / 이 오후 시간을 즐겨라.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181)

 

하나는 추억이고 하나는 꿈이다. 추억과 꿈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마흔 아홉이 되어 지나온 삶을 되새겨보니 실제로 일어난 것과 상상 속에 존재했던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모두 한 줌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30년 혹은 40년을 더 산들 그때 돌아보면 역시 인생은 한줌의 꿈에 불과할 것이다.(182)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든 일들 역시 과거만큼 분명한 꿈이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비현실이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일 뿐이다. 나는 꿈을 또 다른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183)

 

내 말은 미래의 꿈 그 자체가 믿음을 통해 추억만큼 분명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183)

 

나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과거시제로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일을 과거시제로 쓰는 순간 내게 이미 일어난 일이 된다. 미래를 과거로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작업의 하나다. …모든 것이 꿈으로 판명되는 마지막 날에 느끼는 그 아득한 자유를 지금부터 즐기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 지금 이 책을 쓰고 있는 이유도 과거에 갇혀 있는 나를 미래의 빛을 따라 아름답고 화려하고 자유로운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결말 그것은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졌다. 그것이 무엇이든 꿈꾸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꿈꾸지 못한 것들만이 내 인생이 안다. 꿈꾸지 못한 것 가운데 더 아름다운 인생이 있을까 봐 걱정이 된다.(185)

 

가끔 나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나는 내가 바라는 그 꿈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회의 때문이 아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는 내 꿈에 대한 믿음이 있다. 다만 훌륭한 상상과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지금의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종종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을 때가 있다. 모르기 때문에 그 일을 지금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것이다. 이것이 호리려 강박관념으로 다가오는 두려움이다.(186)

 

추억과 꿈은 같은 것이다. 하나는 일어났다고 믿는 꿈이고, 다른 하나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꿈이다. 하나는 이미 깨어난 꿈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꿀 꿈이다. 둘 다 지금이라는 현실을 속박한다. 혹은 지금을 구원해준다. 때때로 그 역할을 바꾸기도 한다. (186)

 

욕망이 꿈을 만들고 꿈은 믿음에 의해 현실적 개념이 된다. 미래를 현실로 인식하는 능력은 정신적 여행자들이 가지는 힘이다. 그들은 상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상상과 더불어 그 속에서 산다.(187)

 

매일 조금씩 책을 쓰는 것은 나의 일상이며 현실이다.(187)

 

꿈은 또한 목적지다. ‘지금이란 늘 그것에 가는 길 위의 어느 지점이다. 정신적 여행자에게 현재란 과거(추억)를 떠나 미래()로 가는 길 위의 어느 곳이다. 구도(求道)라는 밀아 생각났다. 길을 찾는다는 말이다. 나 역시 길을 찾고 있다. 한 현실에서 또 다른 현실로 이어지는 길, 지금의 나에서 미래의 나로 가는 길, 추억에서 꿈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 그 길은 시간의 통로다.(188)

 

나는 한 마리의 늑대였다. 절벽의 끝에 서서 달을 보고 울부짖는 울음소리였다. 대상이 없는 분노 때문에 그저 달을 보고 길게 우는 울음소리 속의 외로움이었다. 달에 가고 싶었는데 그것은 차가운 얼굴로 멀리 떠 있었다. 그것에 갈 방법을 알 수 없었다. 달에 대한 그리움은 그저 울부짖음이었다. 외침은 그래서 가슴을 거쳐 목구멍으로 오르는 동안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바뀌었다. 표독스러운 짖음도, 대상을 포획하기 위한 적의에 찬 침목도 우렁찬 포효도 아니었다. 그저 길게 뱉어내는 늑대의 울음이었다. 그것은 슬픔과 가장 닮았다.(190)

 

 외로운늑대.jpg

<모닝페이지라는 모임을 통해서 나를 설명했던 메타포이다>

그리고 아래는 변경연지원서로 제출했던 Mestory의 한 부분이다. 늑대의 이미지가 비슷해서 약간 놀라면서 신기한 마음에 글을 옮겨 적어 본다.

한 마리 외로운 늑대. 외롭고도 희귀한 심성을 갖고 있다. 무리 속에 있지 못하고 달을 찾아 길을 떠났다. 누군가 달에 가는 길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지만 늑대는 알고 있다. 언젠가는 그곳에 갈수 있을 것이라고. 주위는 잎 진 나무들과 황량한 적막감이다. 달은 자연 속에서도 그렇지만 그의 심상에서 조차도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오늘같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운무가 많은 날은 더욱 그러하다. 무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두려움, 외로움...잠 못 들어 지나온 날들을 그래도 멀리 왔다 여기고 하나하나 되돌아 보며 상념에 빠져 있던 새벽 불현듯 고요한 잠이 늑대를 쉬게 한다. <중략> 늑대는 울고 있다. 그것은 슬픔이 아니다. 담담한 갈망을 담고 있다. 달을 보고 있는 늑대는 외롭지만 후일 달을 가슴에 품는 그 전설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홀로 걷는다.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10년 동안 내 길을 가려는 노력의 결과로 알게 된 평범한 깨달음이었다. 길 위에서 죽은 여행자처럼 완벽한 여행자가 어디 있겠는가! (190)

조셉캠벨 <신화의 힘>에서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다. 여행 그 자체이다. 카를프리트 그라프 뒤르크하임은 여행을 하고 있는데, 그 목적지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때, 여행의 목적지가 바로 여행임을 깨닫는 수가 있다는 말을 남기고 있어요.

일맥상통하는 통찰이다.

 

때때로 또 갈림길 앞에 서서 망설일 것이다. 어쩌면 길인지조차 분명치 않은 희미한 길 앞에서 되돌아가야 한다는 어둠 속의 속삭임 때문에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끝없이 항해하는 오디세우스처럼 외칠 것이다. ‘나의 영혼이여, 그대의 항해는 그대가 태어난 땅이니라.’ (191)

 

이제는 나를 다른 사람과 바꾸고 싶지 않다. 수십 년을 다시 길들이며 살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주어진 나를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94)

 

깨달음의 내용은 없고 그저 깨달음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정도가 50년을 산 나의 깨달음이다.(194)

 

맑은 날 들판을 산책하듯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어려운 일을 당하여 그 일의 밝은 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거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늘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과일과 야채, 그리고 여러 곡물이 섞인 밥을 먹고 하루에 30분씩 운동하고 1시간씩 햇빛을 쪼일 수 있다면 행복하다. 무엇인가를 할 때 다른 것을 계획하지 않고, 어떤 것을 계획할 때 다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몰입된 순간 순간을 살수 있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1년에 한 번쯤 흔들의자에 앉아 마치 다 산 것처럼 인생을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살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의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사소한 일이 주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의 대부분은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자신을 용서하고 동정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증오로부터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많이 얻으면 그만큼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베풀 수 있는 만큼 행복하다. 베풂은 씨앗 같은 것이라 주위에 뿌리면 수많은 결실과 함께 되돌아온다. 더 많은 씨앗을 얻게 된다. 바람이 조금 있는 아름다운 날에는 밝은 햇빛 속을 반바지 차림에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산책하고, 우울한 날에는 집 안에서 그 기분에 어울리는 좋은 책 한 권을 볼 수 있다면 인생은 이미 행복하다. 이때 돈이란 밥 먹고 난 후 아이스크림 한 개, 혹은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실 만큼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 인생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 아닐까? , 내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은 세월이 진나면 희미해질 내 삶의 발자국이고, 내가 가지고 가는 것은 꿈과 추억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객관적인 삶의 의미란 없다.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삶, 이 유일무이한 구체성이 바로 내 삶이고,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 -플루타르크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196~198)

 

9. , 공간

나는 서가를 읽고 쓰는 장소 외에도 가끔은 졸기도 하는 공간, 그러다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으면 그대로 뜰로 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그리워했다. 등이 높은 의자를 조금 뒤로 젖히고 책을 보다가 무릎에 책을 놓은 채 졸다 보면 그 책 속의 어딘가를 찾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졸음과 잠은 내가 책을 읽으면서 하는 아름다운 여행이다.(204)

 

내게 독서와 꿈과 쓰기는 책 속의 경험을 배워 원래 내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던 근본을 이해하는 학습이다. (205)

 

삶의 방...살다 보면 관성을 이기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 방은 어제와 결별하는 방이며 특별한 오늘을 부여 받는 곳이다. 매일 이 방에 들어와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살다 보면 탐욕에 짖을 때도 있다. 이방은 탐욕의 때를 벗는 곳이다. 살다 보면 인간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감정적 변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방은 분노를 죽이는 방이고 질투와 자만을 죽이는 방이다. 살다 보면 무기력해질 때도 있다. 이 방은 무기력을 툴툴 털고 걸어 나오는 방이다. 살다 보면 무서워지고 비겁해지는 때도 있다. 이방은 그것들을 벗어버리는 방이다. 그리하여 용기를 얻는 곳이다.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슬픔을 줄 때도 있다. 이 방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곳이다. 이 작은 방은 늘 내가 새롭게 태어나게 도와주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중에 누군가 이 방을 '기도의 방'이거나 '면벽의 방'이라고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 방에서 나는 늘 나와 만나고 싶다. 이것이 오랫동안 내가 바라던 집이라는 공간이었다.(206)

 

나는 비로소 경이로운 세상 속에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를 일상 속에서 스스로 찾아내게 되었다. 지구의 공전, 자전, 기울어짐 같은 것은 책 속의 단어일 뿐이다. 스스로 체득한다는 것의 기쁨은 이런 것이다. 아무 이용가치도 없는 순순한 배움의 즐거움. 이런 즐거움 없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으랴. 맞고 틀림은 중요하지 않다. (212)

 

오직 하나의 욕망이 자랄 수 있도록. 하나의 욕망...가장 나다운 내가 되는 것, 그저 생긴 대로 자라 가장 아름다운 내가 되는 것. 내가 만일 소나무라면 아름다운 소나무로 자라는 것. 만일 느티나무라면 아주 정정한 느티나무가 되는 것. 이것이 내 욕망이었다.(215)

 

나도 늦게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다. 나는 어디서나 만나는 그저 평범한 남자였다. 특별한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그러다 우연히 글 쓰고 강연하는 사람이 되었다. 무엇인지 정체를 잘 모르는 식물이 자라나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비로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처럼, 나도 잎만 가지고는 내가 어떤 나무인지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때부터 나는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도 내가 아니다. 유일함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216)

 

10. 학습

책을 통해서만 사상을 더듬는 일당들. 책을 짓눌러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일당들. 머리를 종이 위에 처박고 있는 일당들. 부디. '문 밖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우시라. 그리하여 '진리의 노예'가 됮 말고, '지혜의 친구'가 되시라. 니체+

 

내가 사회적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가족은 경제적으로 궁핍해질 것이다. ...자유는 또한 불안이었고 두려움이었다. ...나는 외로움과 불안과 대면해야 했다.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유로움을 선택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230)

 

책을 읽다가 '두려움은 곧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고 무엇이랴.'라는 칼릴 지브란의 글을 발견했다. '씨팔.' 어쩌면 말을 이렇게 잘한단 말인가? ! 그거 참 좋은 것이다. 속에 콱 막혀 있다가 가래처럼 올라오는데 뱉고 나면 후련하다....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투명하기 그지없는 통렬한 동물적 으르렁거림이다. (230~231)

한참을 웃었다. 230여 페이지를 읽어오면서 뭔가 뱉어내고 싶었던 것을 선생님이 해주셨다. '씨팔'이라고.

 

시간의 낭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가만 두지 않았다. 나는 공부하고 생각하고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에 다닌 때보다 훨씬 창조적이어야 했고 더 열심히 학습해야 했다. 나 이외의 다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다시 말하거니와 나를 보호해줄 아무런 울타리도 없었다.(232)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서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잃어버린 전문가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경계해야 했다.(223)

 

나는 어느 책에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와 느낌과 생각을 내 일상 속에서 매일 조금씩 찾아내고 표현해 보려고 했다. 그것은 늘 살아 있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나는 놀이가 가진 위대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논다는 것은 순수하며 아무런 이해를 따지지 않는다. 경제적 계산을 넘어 빠져들게 한다.(234)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고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도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똑같이. 이 지겨운 반복적 소모를 '일한다'라고 부른다.(235)

 

니체는 '노동은 최고의 경찰'이라고 말했다. 노동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억제하고, 열망을 줄이고, 독립의 욕망을 피하는 현명한 자제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사회는 노동을 통해 안전해지곤 했다. 우리는 먹기 위해 일하고 일하다가 죽는다. 한 번도 살기 위해 일을 버린 적이 없다. 놀기 위해 산 적도 없다. 그래서 살기 위해 산적이 없는 것이다. (235)

 

나는 내가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239)

 

경제적으로 학습은 자신을 '자본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자신을 자본화할 때는 전략적 배려를 해야 한다. 인생은 길지만 또한 짧고 유한하기 때문이다. 전략은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학습은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40)

 

그들이 쳐놓은 사유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살금살금 걷듯 본다. 나는 단번에 매혹시키는 도약을 즐긴다. 물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도약을 만들어놓은 책을 애써 보려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의 눈으로 책을 본다. ..자자의 권위에 눌려 살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241)

 

나는 살고 싶다. 삶만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 역시 내 운명을 하나느이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삶을 사랑하는 것은 건강한 변모의 예술이다. 학습은 지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획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늘 버리고 늘 떠나는 것이기도 하다.(242)

 

낯선 소리, 낯선 얼굴, 낯선 삶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곧 학습의 즐거움이다.(243)

 

좋아하는 일이 즐거움이 되려면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243)

 

니체는 '불꽃처럼 게걸스럽게 스스로를 불사르고 스러지고' 싶어했다. ...그에게 있어 완성에 이르는 길은 살인적인 자기파괴와 가지고 있던 믿음의 상실, 자기해체로부터 생겨났다. '자기처형' 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단순한 자기변화로부터 스스로에게 반대하고 자신의 적이 되려는 데서 그이 기쁨이 생겨났다. (245)

 

나는 그가 이질적인 것들, 다른 삶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 뒤에서 덮친 모든 사람들의 삶을 자신 속에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생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들 속으로 확장해가고, 동시에 자신 속에 그들을 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 속에 여러 명이 있는 것이고, 그들 속에 내가 있는 것이다. 삶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접속되고 연결되고 내재화되고 확장되는 것이다. 이것이 학습의 즐거움 아닐까?(247)

 

그에게 자신을 찾는 일은 '항상 자신을 잃어버리고 부정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었다.(248)

 

배움은 결국 삶의 실천에 의해 가장 잘 얻어진다. '천국이란 새로운 생활방식이지 신앙이 아니기'때문이다.(248)

 

삶을 살면서 삶 속에 녹아버렸으면...탐닉하고 오직 삶이 되어 삶 속에서 노닐 수 있었으면...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 마침내 삶이 되었으면.(249)

 

혁명은 늘 하루를 바꿔줌으로써 스스로를 실현한다.(250)

 

출가가 깨달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초심을 지키는 발심의 끊임없는 자기개혁이 구도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250)

 

깨달음이 하루의 일상으로 쳐들어와 하루를 바꾸어놓지 못하면 실천되지 않는 것이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251)

 

자신을 닦는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나를 닦아 선비와 같고 무사와 같아진다면 아름다운 일이다. 나는 수신의 방법을 찾아내고 싶었다. 자제와 절제라는 방법보다는 내 마음이 흐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Let it go! Let it go! 둑을 세워 마음의 흐름을 모아두지 않고 그것이 흐르도록 하고 싶었다. 나는 선하고 아직 그 선함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생겨나는 열정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그 커다란 파도 같은 힘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255)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번 다른 실패를 딛고 나일 수밖에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실패로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실패도 성공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256)

나의 하루는 춤추고 있는가?

 

11.

일은 삶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일이 품삯이어서도 안 되고, 삶의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빛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인가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눈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직업이다.(263)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하루를 즐길 수 있으면 훌륭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나의 물결로서,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내가 나에게 바라는 목적이다.(264)

 

얼마나 많이 모방하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감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업이든 글쓰기든 가슴이 설득 당하지 않고는 자신의 철학이나 깨달음으로 전환하기 어렵다.(265)

 

열정과 가슴의 힘 없이는 현장의 바람에 대항할 수 없다. 설득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설득은 감정의 폭우를 필요로 한다. 감정을 담지 못하면 설득에 성공하기 어렵다. 열정을 가진 사람처럼 믿어보고 싶은 사람은 없다.(266)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강력한 핵심개념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를 현실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를 해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일상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이야기가 되어야 실천할 수 있다.

배움을 일상의 실천이 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다.

 

나를 깨우는 일에 능숙해지면 다른 사람들이 깨어나는 것을 도울 수 있다.(271)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것은 세상과의 싸움을 의미했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은 처음에는 규제하고 강압하고 표준을 바라는 세상과의 싸움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원칙이 통용되는 자신의 세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 세계를 침범하려는 '일반의 세계, 군중의 세계' 와의 오랜 싸움을 전제로 했다.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272)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데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275)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서 칭송 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을 가지에도 숨이 차다. 다른 것들을 넘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일만 해도 저녁에 이미 탈진한다. (276)

 

스스로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의 구곡양장의 길을 따라 여러 번 '삼고초려'의 극진함을 보여야 한다. 인물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 만에 하나 '자기 스스로를 얻을 수 있다면' 천하에 자신을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다. (277)

 

유비가 그를 갈구한 것은 스스로 천하에 뜻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살려내지 않고는 내면에 숨어 있는 영웅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는 것, 이것이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이다.(278)

 

나는 옷을 사서 치장하는 대신 내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좋았다.(280)

 

열정이란 심장과 감정과 창자로부터 생겨난다. 참다운 자신이 되는 자유는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켠 허파의 외침'이다. 그것은 자신의 내명에서 울려 나오는 감동이며 환성인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 속에서 위대한 힘을 감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 속에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주는 터무니없는 위로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자신이 희망적 현실주의자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는 가능한 꿈을 꾸어야 한다.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나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282)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며, 그런 모든 인생의 재미를 희생한 대가로 받은 보상이라는 것이 시시할 정도로 쪼들리는 월급이라는 생각을 하면 갑자기 불행해진다.(299)

 

혁명은 언제나 기존의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만 가능하다.(300)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전보다 훨씬 자유롭다. 시간을 마음대로 배정할 수 있고,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쓰고 있다. 전에는 시간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쓰여졌다. 그러나 이제 내편이 되었다. 나는 전보다 풍요로운 사람이 되었다.(304)

 

누구든 자신의 길을 갈 때는 내면의 등불을 밝히고 가야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등불이나 등대가 도리 수는 없다. 우리가 가는 여행은 우리 속으로의 여행이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수록 오직 자신을 태우는 등불로 길을 밝혀야 한다.(305)

 

세 개의 에필로그

나로부터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삶을 방기한 것이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 자신이야말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이며, 유일한 미래였다.(314)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 그것을 갖는 다는 것은 중요하고 독자적인 자산이다. 행복은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고통을 겪어가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패배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싸움은 무슨 의미를 갖고 있겠는가?

 

나는 더 이상 선택하지 않는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문제는 이미 죽어버린 고민이다. 나는 배치하고 연결한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다. 혹은 이것과 저것을 함께 접속하여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모든 것은 실험이다. 나를 실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험이고 탐험이다.

실패도 성공도 없다. 어쩌면 그런 단어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끝없는 새로움으로 아침마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내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 하루는 한 개의 꽃이다. 새벽에 망울을 달고 이내 만개하여 방이 되면 떨어지는 하루 꽃, 아주 새로운 하나의 유혹.(315)

 

자연은 무수히 쏟아내고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최선'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316)

 

현실이란 결국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불과한 것이다. 나의 의견을 말하라. 나의 의견,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라.(319)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324)

 

언제가 한번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스스로 설계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햇빛 가득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아름다운 인생 하나를 건설해야 했다. 아름다운 그 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325)

 

 

3. 내가 저자라면

 

<신화의 힘>, <공감의 시대>에 이어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읽었다. 책의 분량은 앞의 두 권보다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마음'이 책을 읽는 ''을 따라가 주지 못해 힘들었다. 자꾸만 멈춰 서서 행간에 나를 대입하게 하는 시간은 책을 물리적으로 읽는 시간의 양만큼이나 나에게 필요를 구했다. 저자는 자신의 40 10년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공감했지만 얄미웠고, 부러웠지만 질투했다. 그의 글을 따라 동행했지만 자꾸만 뒤처지는 나를 인식하는 것이 힘들었다. 내 마음 깊숙이 다독여서 가라앉혀 놓은 '삶의 회한'에 대한 앙금을 휘휘 휘져어져서 나를 다시금 울게 했다. 저자가 칼릴 지브란의 말에서 뱉었던 한마디를 나는 수 없이 책 위에 뱉어 내었던 듯하다.

 

그의 책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는 작가의 40 10년을 마흔 살, 직장생활, 얼굴, 가족, 자연, 건강, 길에서, 공간, 학습, 일이라는 11개의 장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그의 감성 사이에서 감정의 과잉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많았다. 아마도 사십 대를 시작하면서 내 가졌던 고민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더 그러했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통해서 그가 10년간 변화해온 모습을 찬찬히 살펴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처음 길을 나섰을 때의 환경, 그의 여건과 심경, 그리고 10년을 살아오는 대목대목 현실에서 겪게 되는 많은 경험을 이야기해주기를 기대했다. 물론 그것이 나의 필요에 의한 궁금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기대는 책을 덮고 나서도 채워지지 않았다.

 

내가 저자가 되어 나이 50을 넘기면서 마흔을 돌아 본다면 대소의 깨달음에 대한 결과와 함께 생활 곳곳에서 있었던 계기와 변화에 대한 시사점을 나타내 보이고 싶다. 천성과 재능을 잘 타고 나서가 아닌 나의 고민과 노력이 어떻게 나를 바꾸어 갔는지 그것을 천천히 풀어 놓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내가 살고 있는 나날의 시간에 대한 기록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는다.

 

 

[기타. 재미있는 이야기]

1. 그림형제의 30년 인생에 관한 이야기(43)

2. 논어 <술이> (167)

3. 여든다섯 살 할머니의 쪽지(195)

4. 깨달음. 알레테이야. 촛불을 끈다. 선승덕산과 용담의 예화((244)

5. '선비처럼 섬세하고 무사처럼 선이 굵을 것'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254)

6. 인디언 노인 <포다라모> '양파 파는 삶'에 대한 이야기(261)

7. 콘스탄티누스의 콘스탄티노플에 대한 이야기(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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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2011.03.08 17:02:55 *.146.26.24
"전문가는 학위와 자격증에 의해 증명되지 않는다.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의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 고3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수능의 압박감에서 조금 벗어날 틈을 주고 싶어서요. 삼겹살 먹을 시간이 가까워 지는 듯 합니다. 늑대님은 조금  빡세게 읽고 쓰겠지만요..ㅎㅎ 그래도 우리 1기의 응원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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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3.09 17:01:52 *.219.84.74
'삼겹살에 쏘주', 누군가 나서서 날만 잡아주세요. 맨발로 달려 갈께요. 오늘은 우리가 약속했던 12주가 끝나는 날이군요. 이런날 한잔 하면 좋을테데요. 한잔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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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es saint laurent
2011.05.31 17:00:28 *.111.182.3
Wear your high heels in a sitting position and around the gianmarco lorenzi shoes home first. After a period of gianmarco lorenzi pumps time they will become comfortable and you gianmarco lorenzi boots will probably forget you are even wearing them.If you are giuseppe zanotti shoes planning to wear heels outdoors or at a club on the weekend, wear giuseppe zanotti boots them around the house for a few hours first until they feel 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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