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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2일 12시 58분 등록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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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이 책의 중심 소재이며 또한 이 시리즈의 4권과 5권의 주요 등장 인물(?)이다.

책의 내용은

1) 주인공 아서 덴트가 겪는 이야기와
2) 아서 덴트의 친구 포드 프리펙트 - 안내서에 정보를 제공하는 히치하이커,
3) 프리펙트의 사촌이자 은하 대통령 자포드 비블블락스 - 아서 텐트가 파티에서 한눈에 반한 지구 여연 트리시아 맥밀런을 우주선에 태워서 지구를 떠난 우주인
4) 지구를 파괴하로 온 프로스타테틱 보곤 옐츠
5) 지구를 만든 메르테에아 인 피오르드 해안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자랑한 스???패스트(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6) 아서 덴트가 다시 지구에 돌아왔을 때 사랑에 빠진 펜처치라는 지구인 여자
7) 마빈 - 우울증에 힘들어 하는 우주의 나이보다 38배나 오래산 로봇 마빈. 두뇌 용량이 행성만한 로봇
8) 무한한 생명을 가져서 그 남은 여행동안 할일 없어서 남을 조롱하는 일을 하는 사람
9) 랜덤 덴트 - 아서 덴트의 장자를 받아서 트릴리언이 낳은 딸, 사춘기

이들이 겪는 사건들은 우주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지만 지구인의 행동패턴과 너무나 닮았다. 소심한 아서 덴트는 평벙한 지구인의 전형이고, 포트 프리펙트는 새로움과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의 전형이고, 우주 대통령 자포드는 마치 헐리우드의 천방지축 아이같은 행동을 하는 영화배우 같고, 트릴리언은 성공을 향해 달리고 일에 열중하느라 가정을 소흘이 하게된 현대의 직장여성을 대표하는 듯 하다.


시간과 공간만을 달리 했을 뿐이지 우주인과 지구인은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문제 속에 살아가고, 비 합리적이다.

더글러스 애덤스는 이런 이야기를 5권이나 되는 분량으로 써 놓았다. 간식거리같은 이야기의 모음이다. 마치 껌을 씹는 것 같다. 껌은 씹을 때는 좋은 데, 그게 몸에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그냥 계속 씹게 된다. 이 시리즈의 이야기들은 그렇다.

 

그런데 5권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보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의 일상을 너무나 잘 담아서 공감하게 하면서 이끌어 가기 때문인 것 같다. 아서 덴트가 몹시도 불쌍해져 버렸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지독히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데 그에게서 일상은 2번이나 파괴되어 버렸고, 그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 바닷가의 물소리를 좋아하고, 태양과 달이 하나라는 이유로 지구와 닮았다는 이유로 그 행성에 머물러 있는 아서에게 연민을 느낀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려운 질문이 아니다.

이책에서 주요한 문제로 다루는 Life, Universe and Everything 에 관한 궁극적인 질문은 뭘까? 그것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42이다. 이 책에서는 불확실성의 원리에 의해서 한쪽이 아주 확실하면 다른 한쪽은 불확실하다. 그러니 이 책에서 말하는 불확실의 논리대로 한다면 우리는 확실한 답 42을 갖고 있으니 우리의 질문은 전 우주 공간에 퍼져서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삶과 우주와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전체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고 번역자는 말한다. 아서의 삶에 대한 태도, 아서가 그의 삶(일상)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것을 몹시도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좀더 풍요롭게 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책에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에 대한 에피소드가 여러 개 나온다.

펜처치가 어느날 문든 매일 봐오던 그림이 달리보였고, 그 그림을 보면서 15년동안 고민해 오던 게 잘못된 것을 알게되어서 놀랐다고 하는 것이나, 안내서 제2형이 새의 형상으로 나타나서 모든 차원에 걸쳐서 모든 주파수로 필터없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보게된다.

우리는 안내서 제2형 푸른새처럼 여러 관점으로 여러 시간대에서 사물이나 사건을 인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필터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바꾸어 본다면 다른 세상에 살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감각, 자신의 이성, 세계관 속에서 우리는 편견이라는 필터를 갖게된다.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도 전에 결론을 내버리는 우리의 한쪽방향의 채널은 세상을 좁게 만든다. 그리서 우리는 3차원의 세계에만 머물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을 때 몹시도 놀라고 또 흥분했었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세상은 딱 하나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 또 다른 많은 평형 차원의 다른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말은 경이적이었다. 이것은 이야기 속의 개념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거나, 사물의 관점으로 뭔가를 접해보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한동안 이 시리즈를 읽는 동안 나는 우주를 삶을 다 살아버린 사람처럼 약간은 무기력했다. 마빈 만큼은 아니었지만 세상에 그리 중요한 것은 없어보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아보였다. 오래 살아도 별 감흥이 없을 것 같이 느껴졌었다.

이런 마음이 완전히 가시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가  몸담고 가꾸고 싶은 일상이 반짝반짝이게 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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