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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2일 13시 14분 등록



낙원섬에서 생긴 일

 

찰스 키핑 글 그림 / 서애경 옮김/사계절 출판사

낙원섬은 강의 하루에 강물이 퇴적시킨 것들로 만들어진 작은 섬이다. 

사람들은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이용하는 데 이 다리는 낙원섬을 지나가는 돌다리이다. 책의 표지에 나오는 돌다리이다.

낙원섬1.jpg

 

이 섬에는 몇개의 마을이 있고, 약간의 공터가 있다. 이 섬으로 길을 나는 데, 고속도로이다. 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공터에 수레를 집 삼아 사는 사람,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이 낙원섬의 사람들이다. 고속도로를 놓기 전에 투표를 하고,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몇장의 그림과 아주 짧막한 글로 담았다.

 

이전에 찰스 키핑의 그림책을 2권 보았는데, 하나는 <빈터의 서커스> 서커스단 이야기이고, 하나는 소년이 뭔 식물인가를 심었던 <조지프의 마당>이다. 펜으로 무늬를 그려 넣은 듯한 그림이 특징이다. 색이 환상적이다. 사람은 또렷하고 색은 환성적인데 약간은 잉크가 번지게 표현하는 것 같다. 이번의 책도 그런 그림이다. 선명한 몇 가지의 잉크를 찍어서 펜으로 그린 그림들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문구가 씌여 있는데, 나는 이게 의문이다. 도무지 모르겠다. 어른들 보다야 초등학생들이 훨씬 책을 많이 읽는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여기 낙원섬처럼 개발의 문제를 책으로 먼저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어째서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라고 했는지, 저자 찰스 키핑은 어떤 생각으로 이 그림책을 쓰고 그렸는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낙원섬의 다리 건설에 찬성한 사람, 반대한 사람, 그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그 사이에 놀이터를 만들어낸 사람(아이들이 주도적으로), 그리고 완공식에 초청된 사람들... 이런 군상을 책을 만나고, 도로 건설 후에 마을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 것을 책으로 접하는 것은(... 뭐라고 해야 하나) 온전히 현실을 옮겨 놓은 것을 보는 것 같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헐리게 된 가게들, 거기서 생계를 꾸려가던 사람들은 도시의 집으로 이사를 하고, 시내의 대형 마트의 점원이 되었다. 

 

 

얼마전 여수를 다녀왔다. 여수에서 만난 스님이 여수에 대형 마트 하나가 들어오면 그 일대의 자그마한 가게(자영업)가 200~300개가 망하고, 그들은 마트의 종업원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마트의 주인인 대기업은 거기에서 난 수익을 그 지역을 위해 쓰지 않는다고 말씀하였다. <낙원섬에서 생긴 일>은 그것을 보는 것 같다.

 

약간은 불편한 이야기다.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불편하다고 하면, 그것도 미안한 일이지만 왠지 그렇다. 저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낙원섬에서 생긴일>의 후반부에는 낙원섬 고속도로 건설 반대와 찬성한 사람들의 나중의 이야기가 짧막하게 나온다. 찬성한 사람은 찬성한 대로 결과를 얻고, 반대한 사람은 반대한 대로 결과를 얻고, 그리고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놀이터라는 공간을 얻었다. 그런데, 고속도로 건설로 전혀 기쁘지 않는 사람은 저자의 시각으로는 투표에서 기권한 사람이다.

이점이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다.


낙원섬2.jpg

낙원섬3.jpg

낙원섬42.jpg

찱스 키핑의 그림의 매력이 가장 많이 그러나는 것으로 나는 바로 요기 위쪽의 페이지를 꼽고 싶다. 펜으로 그린 것. 펜으로 쓴 글씨들.

이 책에는 글씨가 참 많이 나온다. 지도와 도면을 표시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 페이지를 저자가 모두 글씨를 썼을까 궁금해진다. 글씨체가 모두 달라보이니까.  

이 책을 읽고나서의 질문... : 저자는 이 이야기를 왜 썼을가? 이런 이야기는 아이들 책으로 적당한가?
어른을 위한 그림책과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소재가 구분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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