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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29일 16시 19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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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별
파블로 네루다 글 /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그림 / 남진희 옮김 / 살림 어린이 출판

이 이야기를 쓴 사람이 '파블로 네루다'여서 서가에서 집어들 게 된 책이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었다.

소년이 아름다운 별을 따서 집에 감춰 두었다가, 나중에는 그 별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별과 소년의 이별을 다룬 짧막한 이야기이다. 별을 딴 소년의 행동이나, 별을 집에 침대 밑에 감추어두었을 때의 심정이나, 별빛 때문에 사람들이 소년을 집을 쳐다보게 된 것이나, 그리고 마지막에 소년이 별을 강에 놓아준 것등이 모두 간결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 책은 아주 천천히 자연 속에서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별을 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왜 소년이 그 별을 다시 강에 놓아주었는지, 그리고 나서 아무런 작별의 인사도 없이 별을 떠나왔는지도 말이다. 이 책은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사건의 전개와 소년의 심리의 묘사가 무척 간결하게 나올 뿐이다. 그래서 여운이 아주 많다. 책의 그림 또한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넉넉한 여백'이라고 하는 면이 두드러 진다. 색은 부드럽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특히나 별이 빛을 발하는 장면의 표현은 아름답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아오는 별빛의 패턴보다도 더 기이한 패턴이면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별빛이다. 

소년이 별을 강에 놓아주었을 때, 별은 물고기처럼 헤엄을 쳐 갔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별인지, 물고기(빨간 물고기)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든다.

네루다는 '시'라는 시에서 시가 자신에게 다가온 것을 표현했다. 시가 자신을 덮쳐온 순간을, 온 우주가 자신과 하나되는 순간을 표현했는데, 그것은 바람이기도 하고, 그것은 어떤 알아듣지 못할 소리이기도 했다.  이 책에 나오는 별의 형상이 빛이었다가, 나중에는 아무런 빛이 아니었다가 나중에 모자에 감추어진 물고기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은 '별'이라고 이름 붙여진 어떤 아름다운 것에 대한 상징인 듯이 보인다.

역자나 뒷쪽에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한 구절에서는 '자신이 가져서는 안될 것을 가진 소년'의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점에서 본다면 '별'은 우리가 평소에 상징적으로 사용하는 이상향이나 아름다움이라던가 하는 것의 상징물은 아니다.

물론 별은 무척 아름다운 어떤 것을 대신하는 상징물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은 계속 읽고 곱씹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름다운 어떤 것을 소유한다는 것, 그것이 자신이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는 것. 이것들을 가졌을 때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별'과 같은 존재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나는 사랑에 빠졌을 때, 그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고, 그것이 온 우주이고, 세상의 모든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서 세상의 모든 것이 반짝이게 되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아주 강렬하게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진다. 내게는 그런 존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옆에 꼭 붙잡아 두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에서 일어나는 그 마음을 누르기가 어렵다.

  별이 소년의 집에 오게 되면서, 별빛은 더이상 찬란한 것이 아니고, 소년의 생활은 엉망이 되어 버린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잔다.

사랑할 때 나타나는 증상과 같다. 

소년의 행위는 별이란 존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닌 소유였다.

소년과 같이 이러한 유혹을 받지 않는다면, 별의 존재를 대할 때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알게 될까? 

소설가 김영하는 소설의 읽었을 때의 갖게 되는 이익은 읽으면서 마음에서 일었던 수많은 질문에 대해 답을 해봄으로써 나중에 인생에서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선택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문학작품을 읽는 효과는 바로 드러나지 않고, 그 사람 안에서 오래도록 녹아 있다가 드러난다는 의미였다. 

나는 이 책에 그런 질문을 던지고 각자가 주제를 찾아가도록 돕는다고 본다. 그래서 부드러운, 여백이 많은 그림과 함께 천천히 즐기며, 이 야기를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  

 

<책의 뒷쪽에 번역자가 덧붙인 내용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의 출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사랑이라 사랑의 대상을 소유하는 데에서 찾아선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방시켜 주는 것에 사랑의 본질이 있는 것입니다.

'소유해서는 안 되는 것이 욕심 때문에 내 주변에 있게 되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바로 소년처럼 그 별을 소유하게 된 그 순간부터 일상생활은 불안에 휩싸여 엉망이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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