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나선
  • 조회 수 455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1월 29일 10시 11분 등록

저자는 미술평론가다. 대학에서 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주제, 미술작품, 건축물, 그림, 문자 등의 아름다움을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는 우리나라에서는 몇 되지 않는 대중을 위한 미학

평론가다. 더구나 그는 지난 정권의 문화재청장을 지낸 고위 관리였다. 교수라는 직위, 단

 한 번의 권위로도 평생 목에 힘을 주며 살아갈 수 있는 이 나라에서 문화재청장이라는

정부 고위직 수장까지 역임한 그의 이력에 비하면 그의 글은 질박하다.

 

반면, 사물을 보는 그의 눈은 매섭다. 그 눈에서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 의도는 미적 스킬, 디테일,

작품의 구도, 기술적 난이도 등과 함께 결국, 한 올도 걸치지 못한 채 벗겨 지고 농락 당한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서 순위에 오르며 등단했던 그의 이력은 이미

문단에서 인정받은 시각이다. 많은 저서들이 있지만 그를 '유홍준'으로 그리고 문화재청장으로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저서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시리즈다.

 

이태리의 대작가 '조르조 바사리'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의 저자 '아르놀트 하우저'의 글에서

많은 참조를 얻으며 그는 답사기를 통해 그의 통사적 지식과 통찰의 지혜를 녹여낸다.

여섯권의 시리즈는 모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인민적 사랑을 받고 답사 여행 붐을 일으

키기도 했는데 나는 그의 글을 읽고 고등학교 보충수업을 '농때이' 치며 경주에 간 기억이 있다.

 

여섯번째 답사기 책은 경복궁에서 시작한다. 이 땅에서 현존하는 가장 아픈 건축물이기도 하지만

그의 글에서는 그 아픔은 아픈데로 우아함은 우아한데로 이리저리 들고 나다 보면 미학적 우월함

만 남는다. 물론 각 건축물 별로 역사적 의미와 인간적, 공간적 역할을 조목조목 설명할 때는

인민과 하나 되고자 했던 조선조 군주제 위정자들의 현명함도 엿 볼 수 있다.

           

순천의 선암사와 거창, 함양의 정자를 말할 때는 그의 육성이 그러하듯 구수함에 흠뻑 젖는다.

자신이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하며 실제 했던 일들이 곁들여져 설명될 때는 죽은 문화재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 하다. 

   

'천지 변화를 통으로 잡아 수제비국으로 끊여내는 것 같은 장관."

 육당 최남선, 선암사에서 보는 조계산 능선을 보며 했던 말을 설명할 때는 그 표현에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었고

 

'싸인 12도 각도의 아름다움' 의 영암서터 돌계단의 곡선을 소개할 적에는 흐트러진 자세를 고쳐

앉도록 만들었다.

 

솔까, 이미 그는 그 자신이 문화재를 말하는 대중의 문화재가 되었다. 어찌 되었건 대중은 저자로 하여금

장수하여 더 많은 '문화재 말하기'를 요구할 것이고 그는 그 요구들을 버선발로 나가 맞이 할 것을

우리는 안다. 

IP *.51.145.19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92401
798 책을 읽으며 나우리 2008.10.22 5713
797 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게이치로 [2] 햇빛처럼 2008.10.30 6278
796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 file [2] 구해언 2008.11.02 7306
795 금방 까먹을 것은 읽지도 말라.-장경철 [6] 햇빛처럼 2008.11.03 6335
794 책과 사랑에 빠진 청년의 이야기 - 나는 읽는대로 만들어... 이기찬 2008.11.04 6137
793 당신도 책을 쓸 수 있다-내 인생의 첫 책쓰기 [2] 한명석 2008.11.29 5166
792 혼자 놀기 ? 자신과 대면하여 자신을 알아 가는 과정 [3] 신재동 2008.12.01 5884
791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2] 김미영 2008.12.07 5893
790 행복한 성공은 쉽다, 방 영백 file 하의연 2008.12.08 6831
789 Just Do It의 놀라운 힘 - 혼자놀기 [2] 이기찬 2008.12.09 4960
788 인생 반전 프로젝트,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2] 박승오 2008.12.11 6235
787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 자신의 삶을 사랑한 결과물 [2] 신재동 2008.12.11 5078
786 '긍정적 선동'과 '필요한 진실' 사이 - 내인생의 첫책쓰기 [2] 이기찬 2008.12.16 4468
785 신과 나눈 이야기 [1] 책우 2008.12.17 5774
784 그대 소통과 협상력이 고민이라면 -이너서클 [9] 한명석 2008.12.24 5441
783 파일첨부 안되는 경우 참고하세요 file [13] 관리자 2008.12.30 9934
782 [책울림]클루지(Kluge) - 게리 마커스 [2] 햇빛처럼 2009.01.05 6266
781 [책울림]하악하악 - 이외수 [3] 햇빛처럼 2009.01.07 5798
780 [소개글] 4개의 통장 - 고경호 거암 2009.01.09 6310
779 "혼자놀기"를 읽으며 혼자놀다! 강소라 2009.01.12 5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