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관
- 조회 수 332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아래 글은 아들과 딸을 둔 평범한 한 주부가 쓴 글입니다.
글을 읽고 난 뒤 얼마간 코로 맡을 수는 없지만
향기가 도는군요...
삶의 향기가...
# 삼십년 차이
과묵한 여덟 살 짜리 아들에 비해,
다섯 살 짜리 딸아이는 필요 이상으로 말을 즐겨 한다.
저녁 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아들이 울면서 내 품속으로 뛰어들어왔다.
"잉잉...., 엄마. 쟤가 자꾸 말대꾸 해."
아들은 분하다는 듯 제 여동생을 가리켰다.
"아들! 너 쟤랑 몇 살 차이야?
세 살이야. 세 살.
세 살 많은 놈이 그렇게 쩔쩔 매냐?"
늘 여동생에게 밀리는 아들이 답답해서 난 가슴을 탕탕 쳤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딸아이는 어디서 꺼냈는지 때아닌 파리채를 흔들면서,
"사내아이가 울긴 왜 울어? 사내아이가?"
하며 빈정거렸다.
순간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딸! 너 저기 가서 손들어!"
딸은 쭈삣거리며 내가 가리킨 구석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았다.
하지만 벌 설 생각은 하지 않고 까만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잽싸게 두 손을 뒤로 감추는 것이었다.
"어쭈? 너 엄마가 손 들으라고 한 말, 못 들었어?"
하지만, 딸은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난 손 없어."
너무나도 태연한 대답에 나는 약이 바짝 올랐다.
"그럼, 뒤로 감춘 건...., 대체 뭔데?"
그러자 딸은 감춘 손을 천천히 빼내며 말했다.
"이거?"
"그래, 바로 그거!"
내 인내는 한계시점에 다달아 목소리가 있는 대로 갈라졌다.
"이건...., 날개야~"
딸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볍게 날개 짓을 하기 시작했다.
핫~
난 딸아이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앙증맞은 동작에 어이가 없어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이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아들이 한마디 던졌다.
"엄만 쟤랑 몇 살 차이야?
삼 십 년 차이지? 맞지? 삼 십 년? 그치?"
삼십년..
강산이 세번이나 변했을 시간인데도
지지고 볶는 삶의 모습은 변함이 없나 봅니다.
IP *.229.146.37
글을 읽고 난 뒤 얼마간 코로 맡을 수는 없지만
향기가 도는군요...
삶의 향기가...
# 삼십년 차이
과묵한 여덟 살 짜리 아들에 비해,
다섯 살 짜리 딸아이는 필요 이상으로 말을 즐겨 한다.
저녁 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아들이 울면서 내 품속으로 뛰어들어왔다.
"잉잉...., 엄마. 쟤가 자꾸 말대꾸 해."
아들은 분하다는 듯 제 여동생을 가리켰다.
"아들! 너 쟤랑 몇 살 차이야?
세 살이야. 세 살.
세 살 많은 놈이 그렇게 쩔쩔 매냐?"
늘 여동생에게 밀리는 아들이 답답해서 난 가슴을 탕탕 쳤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딸아이는 어디서 꺼냈는지 때아닌 파리채를 흔들면서,
"사내아이가 울긴 왜 울어? 사내아이가?"
하며 빈정거렸다.
순간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딸! 너 저기 가서 손들어!"
딸은 쭈삣거리며 내가 가리킨 구석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았다.
하지만 벌 설 생각은 하지 않고 까만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잽싸게 두 손을 뒤로 감추는 것이었다.
"어쭈? 너 엄마가 손 들으라고 한 말, 못 들었어?"
하지만, 딸은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난 손 없어."
너무나도 태연한 대답에 나는 약이 바짝 올랐다.
"그럼, 뒤로 감춘 건...., 대체 뭔데?"
그러자 딸은 감춘 손을 천천히 빼내며 말했다.
"이거?"
"그래, 바로 그거!"
내 인내는 한계시점에 다달아 목소리가 있는 대로 갈라졌다.
"이건...., 날개야~"
딸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볍게 날개 짓을 하기 시작했다.
핫~
난 딸아이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앙증맞은 동작에 어이가 없어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이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아들이 한마디 던졌다.
"엄만 쟤랑 몇 살 차이야?
삼 십 년 차이지? 맞지? 삼 십 년? 그치?"
삼십년..
강산이 세번이나 변했을 시간인데도
지지고 볶는 삶의 모습은 변함이 없나 봅니다.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9 | [영원의 시 한편] 행복해진다는 것 | 정야 | 2014.12.26 | 2205 |
158 | [영원의 시 한편]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정야 | 2014.12.29 | 2095 |
157 | [영원의 시 한편] 우리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해도 | 정야 | 2014.12.30 | 2335 |
156 | [영원의 시 한편] 공원 | 정야 | 2014.12.31 | 2042 |
155 | [영원의 시 한편] 시(詩)처럼 살고 싶다 [1] | 정야 | 2015.01.01 | 2333 |
154 | [영원의 시 한편] 아침 | 정야 | 2015.01.02 | 1884 |
153 | [영원의 시 한편] 초대 | 정야 | 2015.01.03 | 1808 |
152 | [영원의 시 한편] 생의 계단 | 정야 | 2015.01.05 | 2976 |
151 | [영원의 시 한편] 물 긷는 사람 | 정야 | 2015.01.06 | 2376 |
150 | [영원의 시 한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정야 | 2015.01.07 | 1948 |
149 | [영원의 시 한편] 국수가 먹고 싶다 | 정야 | 2015.01.08 | 1981 |
148 | [영원의 시 한편]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 정야 | 2015.01.10 | 2665 |
147 | [영원의 시 한편] 어린왕자 21 | 정야 | 2015.01.12 | 2395 |
146 | [영원의 시 한편]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정야 | 2015.01.14 | 2654 |
145 | [영원의 시 한편] 그 사람 | 정야 | 2015.01.14 | 1957 |
144 | [영원의 시 한편] 침묵의 소리 | 정야 | 2015.01.15 | 2251 |
143 | [영원의 시 한편] 나에게 던진 질문 | 정야 | 2015.01.17 | 3232 |
142 | [영원의 시 한편] 비밀의 목적 | 정야 | 2015.01.19 | 1924 |
141 | 거기에 한 사람이 있었네. [1] | idgie | 2015.01.20 | 2192 |
140 | [영원의 시 한편]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2 [1] | 정야 | 2015.01.20 | 2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