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양고비 사막

낮에 사막을 보면
그것이 여인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어
너무 부드러워
쏟아지는 햇빛처럼 숨막히는 여인임을 알 수 있어

모든 유혹은 부드럽지
부드럽지 않으면 매끄러운 유혹이 아니지

젖과 허리와 엉덩이
그렇게 여럿의 여인들이
실오라기 벗고 첩첩이 모로 누워있어

손가락 대는 순간
와르르 쏟아져내려
온몸을 뒤덮고
입과 코가 젖무덤에 덮혀 질식할
극히 위험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사막은
날마다 태양으로 단련된
뜨거운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밤이 되기 전까지는












밤에 우리가 부르고 싶었던 사막의 노래 - Vincent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s and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u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y to say to me
How you suffer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y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 listen now

Starry starry night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Reflect in Vincent's eyes in China blue

Colors changing hue
Morning field of amber grain
Weathered face lined in pain
Are soothed, beneath artist's loving h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y to set 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 listen now

For they could not love you
But still your love was true
And no hope was left inside on that
Starry Starry night
you took your life as lovers often do
But I have told you, Vincent
This wor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Starry starry night
Portraits hung in empty walls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Like the strangers that you have met
The ragged man with ragged clothes
The silver thorn with bloody rose
Like crushed and broken on the virgin snow

Now I think I know
what you try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y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re not listening still
Perhaps they never will











별똥별


별똥별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꼭

눈 깜짝할 사이에
마음 속 그리움 간절히 말하면
영원히 이루어져 하늘에 새겨진다

그러나
별똥별 질 때마다
소원을 놓치고 만다

그리움은 찰라에 말할 수 없는 것이기에
간절함은 늘 우리를 조금 망설이게 하는 것이기에
조금 더듬거리지 않으면 너무도 뻔뻔한 고백이기에

별똥별 떨어질 때마다
가슴 속 뒤져 간절한 그리움 찾아내지만
재빨리 말하지 못하고
별똥별만 센다

하나, 둘, 셋...일곱
바양고비의 사막에서
일곱 개의 별똥별을 흘려 보냈다
그리고
다시 세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다 하여
저 하늘이 그걸 모르랴
그걸 모르면
하늘이라 하랴









별

다음 날 밤에 다시
사막으로 나가 누었어
오늘은 딱 12시에 맞추어 나갔지

열 한시가 다 되어 백야의 해가 지고
모기들은 희미한 어둠을 즐겨
이때 피를 찾아 날아다니지
밤이 깊어져
별들이 또렷해지면 갑자기 추워지고
모기들은 꽁꽁 얼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못해
우린 12시 괘종시계가 땡땡 울린 후
있는 대로 옷을 껴입고
사막으로 갔어

포도주와 칭기스 보드까도 가지고 갔어
뜨거운 커피도 한 통 가득 들고 갔지
각자 편한 사막의 젖무덤 위에 누워
팔베개하고 하늘을 쳐다보았어
모래는 벌써 싸늘하게 식어 있었지

누군가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어
노래는 저 멀리 사라져가고
청춘도 그렇게 빨리 사라져 간 걸 알게 되었지

우린 각자가 무슨 생각을 했는 지 알 수 없어
농담 밖에는 안했거든
아무도 진지한 이야기를 꺼낸 기억이 없어
간 혹 누가 웃겨서 웃었을 뿐이야
삶은 무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삶은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사막에 누워 있는 것이지

은하수 흐르는 어두운 하늘을 보며
저기 달린 저 별들이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별인지
죽은 사람들의 별인지 궁금해졌어
동양에서는 누구나의 별이 하늘에 떠있어
죽어야 그 별이 진다하고
서양에서는 죽은 후 신들이 그 사람을 하늘에 매달아 준다하니
어떤 놈 말이 맞는 지 모르겠어

난 둘다 할래
살아서도 떠 있고 죽어서도 떠 있을래
날마다 내 별 바꿔가며 매일 새롭게 살래
자고 날 때마다 죽고 태어나는 것처럼 새로워지면
날마다 새별처럼 살 수 있을 껄






바양고비 앞 돌산

바양고비 캠프의 기둥 어딘가에
그런 글이 새겨져 있다는군
난 보지는 못했어 누가 그러더군

어떤 외국인이 캠프장에서
바로 앞 돌산까지 다녀오는 데 20분 걸렸다는거야
자기 보다 더 빨리 다녀온 사람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번호를 남겨 놓았대

새벽까지 별을 본 다음 날 아침
난 그 돌산을 올라가 보았어
조그맣게 보이던 그 산은
올라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하나의 봉우리밖에 없던 것이
봉우리 속에 또 봉우리가 펼쳐지면서
더 높은 봉우리가 나타나지 뭐야

꼭대기에 올라 밑을 보니
드넓은 초원 한가운데로 핏줄 같은 작은 개울이 흐르고
꽤 넓은 늪이 짙게 펼쳐져 있었어
멀리 그러나 조금 더 밖으로는
막 사막이 되어 가는 고비의 모습이 보였지
모래가 되기 전의 돌맹이와 알 큰 모래가 질긴 풀과 어울려
사막도 아니고 초원도 아닌 불모의 척박함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이빨을 보이고 있었지
사막보다 더 적대적인 불모지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 따라 나섰던 캠프장 검둥개도 돌아가고
작년 혹은 몇 년 전 피었던 이끼가 살아나지 못하고
노랑물감처럼 변해 물들인 바위에 앉아
오래도록 그 풍광을 보고 있었어
저 멀리 어제 밤 별을 보며 누워있던 알 고운 모래 사막이 보였어
아주 작고 귀여운 사막이었지

기둥에 전화 번호를 남겨 놓았다는 그 외국인은
그곳에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지
그 산에 올라 가 본 사람은 다 알 수 있는 일이야
봉우리 뒤로 봉우리들이 연하여 길게 펼쳐진 산이라는 걸 몰랐던 게지
봉우리처럼 보이는 그 봉우리는 진짜 봉우리가 아니라 뒤에 숨은 봉우리를
감싼 툭 튀어나온 똥배 같은 것이라는 걸 몰랐던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