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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 

그동안 긴 학습 과정을 거치며 갈고 닦아온 실력을 마음껏 

펼쳐야함에도 불구하고 나이 30이 넘도록 할 일없이 

아까운 젊음을 소모하며 빈둥대는 자식들을 볼 때마다 

부모들은 울화가 치밀고 속이 뒤집힌다. 

그래서 정치를 욕하고 

나라살림을 엉망으로 만든 이들에 대해 화를 낸다. 

갖은 고생을 하며 잘 공부시키고 멀쩡하게 키워놓은 아이에게 

아무 기회도 주지 않는 사회가 정말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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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도 문제가 있지만 

자식이 한 사람의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일과 역할을 찾지 못하는 책임의 상당 부분은 

사실 부모 자신들에게 있음을 모르고 있다. 

귀한 자식을 어른 아이로 만들어 놓은 사람이 바로 부모 자신들임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식을 키우며 대부분의 부모들이 늘 답을 제시해 온 것처럼 아이는 

또 다른 정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모들에게는 더 이상 

답을 마련해줄 능력이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부모는 늦도록 단지 배우에 불과한 아이의 극작가였으며 연출가였고 

무대감독이었는데 

어느 순간 아무 준비도 못 갖춘 아이에게 이제 대본 없이 

스스로 연출을 하며 자신의 선택과 통제아래 연극을 진행해보라고 하니 

답답한 것은 그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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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진작 실수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며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키우고, 적응하며 도전하는 역량을 갖춰가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갔어야 했는데 

부모들은 아이의 선택권 행사를 보류해 둔 채 

자신들이 경험한 보편타당성의 답만을 

강요하면서 나이가 차 세상에 혼자 던져질 때까지 

부모가 마련한 프로그램대로 길러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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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딱한 것은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세상이 

부모가 확신하고 주입해온 공식과 

전혀 다른 풀이 방법들을 요구하고 있다는 데 있다. 

부모들이 경험을 통해 믿어왔던 그 모범답안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음을 

어른들은 너무 늦게 깨달아 가고 있다. 

직업의 내용과 형태가 바뀌고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해지며 

요구되는 능력이 세분화되어감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자신들의 시대에 우세했던 직업군의 추세 연장만을 

오랫동안 믿고 강제해온 잘못을 저질렀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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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이제 가르칠 것은 다 가르쳤으니 네 능력대로 살아보라’며 

내놓는다면 그런 아이들이 최소한 정답과 보기가 주어지지 않은 

복잡한 세상을 대면하면서 움츠러들어 계속 부모의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존재가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넘어지고 깨어지며 스스로 세상을 사는 걸음마를 배우지 못하고, 

방황하며 고민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보지 못한 채, 단지 졸업장과 몇 가지 기능적 능력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우리가 마주치는 삶이 너무 험하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변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임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함수 값에 익숙하고 효용성을 잃은 공식만 외워온 아이들에게 

대책 없이 맞닥뜨리는 삶은 무섭고 막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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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정말 멋진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작은 것 하나부터 

자신이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어른들의 계획이 아닌 아이들의 상상력과 진정 좋아하는 일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지지하고 성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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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 게재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