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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8일 22시 13분 등록
1. 기억나는 대사
“ 복싱은 일종의 존경 같은 것이다. 스스로 그것을 끌어 내기도 하고, 상대로부터 그것을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분야이던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될 수 있다. 또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끌어져 나올 수 있다.

“ 복싱은 변칙적인 활동이다. 모든 것을 반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펀치를 먹이기 가장 좋은 방법은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뒤로 너무 많이 물러서면 싸울 수 없다.”
어떤 일을 계획할 때 기존 사고에 묶여 원래 방식대로만 했던 것은 아닌가 한다. 복싱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우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역발상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 투지가 있는 것하고 때릴 준비가 되어있는 것 하고는 다르다.”
의지와 생각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을 실천해 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배운 것은 다르다. 몸으로 익힌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휘된다.

“ 복싱에 마법이 있다면 엄청난 인내력을 가지고 시합을 치르는 것이다. 상처가 벌어지는걸 참고, 신장이 파열되어도 참으며 말이다. 그건 누구도 아닌 당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는 마법이다.”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 그것이 비록 살이 찢기고 피가 나는 아픔일지라도 말이다

“ 문제는 복싱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거예요. 제가 복싱을 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면 전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셈이죠. 절 올바로 가르쳐 주시면 전 챔피언이 될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녀에게는 그것이 전부이다. 진정으로 그것을 원해서 그것이 전부가 되어버리고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 그녀는 이미 챔피언이다.

“ 복싱에 룰이 있다면 어느 때던지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진정 자신을 아끼는 것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도 희생해서는 않되는 것이다.

“ 누구나 처음에는 지게 되어있어 자넨 세계 챔피언으로 돌아올거야.”
링에서 한껏 두드려 맞은 플립(데인져)에게 그랜트가 해주는 대사이다. 가슴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말인 동시에 언제나 힘들 때 마다 생각해보고 싶을 명대사이다.

“나는 세상을 봤어요. 내 이름이 아닌 당신이 지어준 이름으로 사람들이 날 불러줬죠. 내가 꿈꾼 거라고 생각해요?. 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싸웠어요. 제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었어요.”
그녀가 본 세상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세상의 인정보다 단 한사람의 인정과 믿음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에게 남은 것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는 매기를 잃고 그 자신을 잃게 되었던 것일까? 아닐것이다. 프랭키 대신 돌아온 댄져가 또 이 편지를 읽고 있을 친 딸이 다른 희망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2. 소감
꿈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모든 것을 감수하며 진정으로 갈망해 본적이 있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나이든 여자 복서와 성공 뒤의 좌절이 두려운 지혈자의 이야기 이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할리우드 스토리 류의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무참히 깰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이다.

주인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인내한다. 편견에 맞서 노력하고 그것을 통해 주변에 열정을 감염시켜 도움을 얻고 꿈에 거의 가까이 간다. 이 영화의 주요한 장면은 주로 어두운 배경에서 이루어 진다. 프랭키가 매기의 트레이닝을 수락하는 것, 만남, 화해, 애정의 확인 등의 장면이 그러하다. 나는 이것이 감독의 의도적인 노력이 아닌가 한다. 중요한 것은 어두운 곳 즉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는 꿈을 이루어 가는 것,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변화를 추구하는 것,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것 등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영화 전반에 걸쳐서 담담하게 그려가고 있다. 이 영화에는 다양한 상처받은 영혼들이 등장한다. 32살의 나이인 여자로 복싱만이 희망인 웨이트리스, 성공 뒤의 좌절로 인한 상처와 가족과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의 골로 괴로워하는 노장의 지혈사,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돈 때문에 한쪽 눈마저 실명한 전직복서, 동성애인에게 버림받고 조금은 허황된 꿈을 키워가는 젊은이, 가족의 의미를 돈에서 찾으려는 가족, 동유럽의 매춘부였던 과거를 지닌 잔인한 복서가 그들이다.

세상에 상처 없이 또 꿈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주인공들은 모두 상처 받았으며 또 서로 다른 희망과 시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삶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모두 의도된 대로 내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주인공들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어쩌면 우리 자신과 닮아서 외면하고 싶은 그러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

간절히 원하던 것에서 한번 넘어지고 상처 받으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떠한 상처는 너무나 뼈에 가까워서 지혈이 힘들기 때문이다. 혼자의 힘으로 이러한 것을 해내기는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가족과 친구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 마저도 어쩌면 좀 잔인하게 짓밟는다. 가장 가깝고 서로 이해해 주어야 할 가족마저도 없는 것만도 못할 만큼 냉정하다. 이것은 종교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프랭키가 매기에게 마지막으로 해주는 말처럼 진정한 혈육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진짜 가족과 상처받은 그들은 복싱이라는 꿈으로 새로운 가족과 친구가 된다.

프랭키에게는 두명의 제자가 있었다 챔피언 타이틀을 위해 떠나가 챔피언이 된 윌리, 프랭키만을 믿고 그의 곁을 지켜 가족이 된 매기 그들은 둘 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 행복했을까? 프랭키와 매기의 안식처로 인용되었던 예이츠의 시를 마지막으로 다시 읽으며 이 글을 마친다.
<이니스프리 호수섬> _ 예이츠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3. 내가 감독이라면 이렇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영화였다. 감독이 그린 모습들이 좀 더 현실적 이었을 수는 있지만 나는 좀더 밝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을 것이다.

프랭키와 매기가 진정한 혈육애를 느끼면서 그것을 통해 프랭키는 가족과 화해하고 매기는 좀더 용기를 내어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려 주었을 것이다. 프랭키는 어떤 이유로 가족가 소원해진 것인지 매번 편지를 돌려보낼 만큼 풀리지 않는 앙금은 무엇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왠지 그러한 장면이 서글펐다. 영화에서만이라도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지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또한 조금은 더 일반적인 성공 스토리를 그렸을 것이다. 중간에 실패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이겨내는 스토리를 그렸을 것이다. 매기가 단기간에 우승을 연속해 나가는 것은 ‘주인공이니깐’, ‘영화니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좌절하고 그것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 에디의 109번째 시합도 스크랩해서 넣을 것이다. 에디도 큰 스승의 한명으로 주인공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게 할 것이다. 109번째 시합은 프랭키와 에디의 감동과 교류의 중요한 부분인데 간단히 언급만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개인적으로 모건 프리맨의 배역이 좀 더 비중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그 역시 모든 것을 매기에게 가르쳐 줄 수 있었으므로 그의 배역과 역할을 좀 더 키워줬을 것이다.
매기가 일방적인 성공만을 이루어 나가지 않고 실패와 좌절도 이겨내는 과정이 있었더라면 매기가 마지막 순간에도 혀를 깨무는 극단적인 행동 외에 다른 길을 찾게 해 주었을 것이다.
줄거리상 늘 선수의 보호를 위해 애쓰던 프랭키가 챔피언 중 가장 악랄한 블루베어와 시합을 주선한 것이나 그녀의 패배가 실력차가 아닌 반칙에 의한 사고였다는 것은 좀 작위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생략과 나레이션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지만 몇가지 부분은 좀 아쉽다.

매기의 밝은 웃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혹은 그녀의 죽음을 통해 달라지는 무언가를 보여주었더라면 좀 더 희망적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 영화의 화자는 에디이다 마치 편지를 쓰듯이 이야기를 해 나간다. 그럼 이 편지는 누구에게 보내는 것이었을까? 영화의 마지막에 그 해답이 있다. “나는 네가 네 아버지가 어떠한 사람인지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바로 딸 케이디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좀 더 희망적이기도 하다. 케이디의 깨달음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더라면 더 깊은 여운과 희망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영화에서 두번이나 말하지 않았던가? 복싱은 변칙적인 활동이라 모든 것을 반대로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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