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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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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9일 10시 53분 등록
밀리언달러 베이비

1. 기억나는 대사
- 권투, 때론 방법이 없을 수도 있지
- 타이틀전은 한번이야. 두 번은 안줘
- 엄만 깜둥이에게도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하셨죠.
- 전, 웰터급 챔피언이 되고 싶어요
-자신만 볼 수 있는 꿈땜에 모든걸 ...
- 자기 자신을 알아야지
- 떠나야 할 것 같아요
- 미키는 사업가야. 거기선 배울게 없어
- 필요한 건 당신에게 다 배웠죠
- 그래도 난 두눈은 멀쩡해. 붙여준다고 다 이길까?
- 내겐 기회였어
- 내 선수를 자네처럼 늙게 하고 싶진 않아
- 그렇듯 복싱은 모든게 거꾸로지
- 또 한해 식당종업원을 더 하는거죠
- 복싱이 너무 좋아요
- 당신이 받아주면 전 챔피언이 되죠
- 전 트레이너를 원하죠
- 절대 의문이 있더라도 ‘네’
- 열정, 기쁨, 연습, 훈련...
- 복서가 되려면 기초를 알아야 되
- 알고 있었던 걸 뼛속부터 잊어야 해
- 오직 트레이너의 소리만 들어야 해
- 항상 보호가 먼저야
- 나를 또 버릴건가요?
- never
- 나처럼 실패한 인생을 살아선 안 돼
- 모큐슈라 = 소중한 내 새끼
- 엄마 주려구요. 융자없이 샀어요
- 개같은 선수 하나는 키워봤지
- 제겐 당신뿐이예요. 프랭키
- 손을 내리지 말았어야 하는데, 항상 몸부터 보호하라 그렇게 말했는데
- 전 뭔가를 해냈고 세상을 봤어요
- 떠나는 길도 그렇게 가고 싶어요
- 세상에 오는 길을 어렵게 왔어요
- 피눈물나는 노력의 결과죠
- 난 정말 행복했어
- 자네가 그렇게 해 줬어
- 난 정말 기회를 잡았어. 나라면 여한이 없을거야
- 싸움이란 질때도 있다는걸 알았어요
2. 소감

‘밀리언달러 베이비’라는 제목이 주는 어감과 주인공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기사에서 받은 느낌은 미국식 눈물 짜는 감동드라마이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록키가 연상되었으니 무리가 아니었다. 다만 감독, 주연이 클린턴 이스트우드란 점에서 조금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하였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1센트짜리 물건만 판매하는 가게에서 발견된 백만달러 가치의 물건’이란 뜻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짓는데 비하여 이 영화는 비극으로 끝난다. 한 때 영광을 향하여 질주하다 결정적 국면에서 미끄러져 패배의 아픔속에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조연의 모습이 주연으로 나타난다. 그들만의 리그다. 기대, 배신, 새로운 희망, 믿음, 사랑, 패배, 아픔, 죽음, 쓸쓸함, 어둠, 희망에의 갈망 ......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과 다른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영화는 꽤나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감동을 주며 히트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주인공 매기는 미국 조그만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식당종업원이다. 14살 때부터 식당종업원으로 살아왔지만 권투를 배우고 싶어하는 31살의 노처녀이다. 3년전부터 권투를 배우려고 혼자서 연습하고 있지만 그때까지 그저 그런 권투지망생중의 하나였다. 또 다른 주인공 프랭키는 자신의 선수이자 전직복서였던 친구랑 복싱도장을 어렵게 운영하면서 힘들게 키운 유망주가 더 빨리 챔피언이 되고 싶어, 성공의 유혹에 꾀어 돈많은 트레이너를 찾아 떠나도 그가 시합에 나설 때 마음속으로 그가 이기기만을 바라는, 한 번도 성당가는 일을 놓치지 않고 딸에게 매 주 편지쓰는 늙은 고집센 트레이너이다.
권투를 하고 싶고 권투에 모든 것을 거는 여주인공 매기의 재능을 뒤늦게 안 프랭키는 본격적으로 복서로 키우기 시작한다. 하루빨리 챔피언이 되고 싶은 매기의 욕심에도 챔피언전은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실전을 통한 실력배양에만 집중하는 프랭키. 그러나 매기의 타고난 복싱재능은 더 이상 4라운드선수들을 구할 수 없어 돈을 거꾸로 주어야만 대전선수를 찾을 만큼 물이 올랐다. 6라운드 게임, 체급을 올린 게임, 영국 챔피언과의 대전, 영국과 프랑스를 원정해 벌이는 시합, 그리고 화려한 미국권투계로의 복귀. 이제 그녀는 아무도 그 뜻을 모르지만 ‘모쿠슈라’라는 닉네임을 가진 인기 있는 여자복서가 되어 있었다.
하나의 목표아래 뭉친 부녀사이 같은 트레이너와 복서, 그리고 그의 친구이자 동반자 같은 에디. 마치 가족사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에도 웰빙의 개념 중 하나인 가족이 들어가는 것은 감동과 새로움을 선사하며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까? 수애의 가족처럼.
드디어 결전의 마지막 시합. 상대선수의 반칙과 비겁함에 어이없이 쓰러진 주인공 매기.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땐 목 위 머리 부분만이 정상인 식물인간이 되어 있었다. 슬퍼하기 보다 트레이너를 원망하기 보다는 ‘먼저 팔을 내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몸을 보호해야 했는데...’하며 트레이너를 감싸는 매기. 그를 바라보는 늙은 주인공 프랭키의 마음은 착찹해져만 가고 수많은 병원도 치료를 더 이상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매 주 어딘지 모를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김없이 되돌아오는 장면에서 프랭키는 매기에게서 딸의 체온을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다리마져 자르고 난 매기는 혀를 깨무는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려 하지만 그마져도 뜻 되로 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하였고 하고 싶은 만큼 해봐서 기뻤다는 매기. 그 순간만큼은 그녀의 심장소리가 가식적이지 않았다. 결국 프랭키는 매기의 소원대로 산소마스크를 떼내고 그녀의 삶을 그녀의 꿈이 있는 곳으로 보내준다.
변화경영연구원이 된 기쁨에 다른 일을 뒤로 미루고 혼자 영화관으로 가서 보았다. 숙제를 염두에 두고 감상하는 영화라 그 자체에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전 영화보다 잘 그려졌다. 원하는 것에 대한 열망, 그것을 이루기 위한 끝없는 노력(동전을 모으는 부분),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는 주인공, 배반한 복서의 전철을 밟지 않는 매기의 대사에 뭉클함도 들고, 마지막 생에 대한 아쉬움보다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기쁨으로 삶을 보내려는 주인공의 긍정적인 마지막 등이 인상 깊었다.
본인이 복싱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주인공 매기는 오직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한다는 즐거움으로 권투를 한다. 남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그저 자신의 시간에만 집중한다. 그러다 가끔씩 프랭키를 바라본다. 이제 되지 않았어요? 라고. 식당종업원의 생활도 참아낼 수 있는 유일함이 그녀의 시작과 전부가 되버린 권투라는 사실은 나름대로 유능한 그러나 돈과는 별 관계없는 트레이너의 관심 속에서 그녀의 전부가 된다. 나는 여기에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환상이 들었다. 나의 전부가 될 내 직업이 즐거움으로 가득 찰 때 내가 가야할 길을 나를 지켜보는 어느 트레이너가 알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게임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승리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환호하는 관중들을 휘어잡는다. 결과는 게임에 집중할 때 제대로 그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고객에 대한 집중’이 게임에의 집중과 오버랩 되었다. 그것은 일상이 즐거움으로 직업을 가득채우는 연습만이 가득 차야 한다는 사실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영화에만 집중하지 못해 감동은 덜했으나 에디(모건 프리먼)의 연기도 프랭키를 도와 세사람의 조화를 잘 이룬 것 같다. 간만에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를 보았다.

3. 내가 감독이라면
영화를 보는 것만 했지 만드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아 고민만 끙끙 앓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없을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영화만 몇십년을 해온 전문가들 아닌가?
나는 출연진들을 좀 더 젊게 만들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상황에서라면 프랭키나 에디정도의 나이 든 연기자의 역할은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故 김득구선수와 관계된 주변인들의 현실적인 나이는 50대 전후가 어떨까? 매기는 적당한 나이다.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보여 진다.
프랭키를 배신하고 떠난 흑인선수와 매기와의 공존시간이 더 오버랩 되었으면 어떨까? 매기가 대장이라고 부르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돈에 배신당한 프랭키의 고뇌와 이를 바라보는 매기의 안타까움, 그래서 그 흑인선수를 찾아가서 한바탕하고 그 트레이너 소속의 여자권투선수와 찾아간 현장에서 즉석 시합을 하고 어지러울 즈음 나타난 프랭키와 함께 돈보다는 의리와 믿음이 더 소중한 것임을 일깨우면서 전반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지...
좋아하고 그래서 더 잘하는 면은 인정하지만 중반 이후의 설정에서 매기의 일방적인 승리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경기란 지고도 또 도전하는 맛에 있는 것이 아닌가. 중요한 챔프전이야 고르고 골라야 하겠지만 지면서 도전하면서 승리하는 과정과 희열을 느껴야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익숙한 단련이 단지 샌드백 몇 번 치고 볼 때리는 장면과 식당에서 움직이는 발놀림만으로 이해시키기에도 어딘지 부족한 생각이 들어 나는 그 과정에 좀 더 집중했으면 싶다.
에디의 110회전 승리의 과정은 무리한 설정이 아닐까. 슈거레이 레너드도 내 기억엔 60전 정도 밖에 안 했는데 110전은 철인의 기록이다. 110전이란 단지 스파링파트너라면 모를까 챔프전을 가질 정도의 복서의 기록은 아닌 것이다. 나는 에디를 젊은 40대 초반 정도의 나이에 시력을 잃은 불운의 복서로 만들어 매기의 스파링상대도 겸하고 그녀와 땀흘리며 일정한 거리의 감정을 가지는 관계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좀 더 냉정하고 지적인 역할보다는 열정을 가슴속에 품고 사는 스스로의 운명을 다른 이를 통하여 이루려는 희망으로 프랭키를 돕는 역할이었으면 더 역동적이지 않을까?
매기의 자살소동이후 프랭키와 에디의 감정적인 충돌을 매기의 눈빛으로 해소하고 매기의 죽음이 좀 더 의미있게 만들었으면 한다. 진짜 감동은 이 곳에서 나오도록 말이다. 바랬고 원했으면 행복했고 그래서 즐거운 생이었노라 다시 태어나도 대장과 함께 권투를 다시 하겠노라고 등등 상투적이지만 대화보다는 독백스타일로 제3자 화자타입으로 해도 어떨까?
영화의 생명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화면을 지배하는 영상일 것이다. 30대 여자복서, 40대 은퇴한 불운의 복서, 50대의 냉정하지만 지적인 트레이너의 삼각구조로 엮어가는 방식의 재미와 권투시합과 연습과정의 피땀의 냄새, 호흡, 눈빛 등의 감동. 적당한 지적인 대화체의 생각하게 만드는 언어와 영상처리 장면들 ......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놓치지 않고 찍을 수 있다면 괜찮은 영화 하나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39일만에 찍은 영화치곤 대단한 감동을 주는 것이 철저한 준비와 여주인공 힐러리 스웽크의 수개월에 걸친 하루5시간의 운동으로 복서의 모습을 완벽히 재연한 몰입과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결국 감독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인간적인 모습이 물씬 나는 시나리오, 빠져들 수 있는 배우, 연출하는 감독의 능력과 의지가 합쳐져야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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