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손수일
  • 조회 수 174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5년 3월 28일 15시 29분 등록
틱낫한 스님의 ‘평화로움Being Peace’이라는 책에는 '한 장의 종이'로 불교의 연기론緣起論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간단 명료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옮겨 봤습니다.
-------------------------------------------


여기 한 장의 종이가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이 종이 안에 구름이 떠있는 것을 볼 것입니다. 구름 없이는 물이 없고 물 없이는 나무가 자랄 수 없고 나무 없이는 종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구름이 있습니다. 이 페이지의 존재가 구름의 존재에 의존됩니다. 종이와 구름은 아주 밀접합니다. 햇빛같이 또 다른 것에 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햇빛이 매우 중요하니 그것이 없이는 숲이 성장할 수 없고, 인간 또한 햇빛 없이는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나무꾼들도 나무를 자르기 위해서 햇빛이 필요하고, 나무도 나무가 되기 위해서 햇빛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이 종이 안에서 당신은 햇빛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보살의 눈으로써, 깨달은 자의 눈으로써 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 구름이나 햇빛뿐 아니라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음을 봅니다.

나무꾼이 먹을 빵을 만드는 밀, 나무꾼의 아버지-모든 것들이 이 한 장의 종이 안에 있습니다.

'화엄경'에서는 이 한 장의 종이와 관련이 되지 않는 것은 하나라도 지적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장의 종이가 종이가 아닌 요소로 만들어졌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구름은 종이가 아닌 요소입니다. 숲은 종이가 아닌 요소이며, 햇빛은 종이가 아닌 요소입니다.

종이가 종이가 아닌 요소로 만들어졌는데, 그 모든 종이 아닌 요소를 그 근원으로 즉 구름은 하늘로, 햇빛은 해에게로, 나무꾼을 그 아버지에게로 되돌려 보내면 종이는 텅 비게 됩니다.

무엇을 비우느냐고요? 분리된 자아를 비우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아가 아닌 요소, 종이 아닌 요소로 만들어졌으며, 이 종이 아닌 요소를 제거하면 그것이 참으로 비게 되어 독립된 자아가 없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빈 것은 종이가 모든 것, 전 우주로 가득 차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아주 작은 종이의 존재가 전 우주의 존재를 증명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개인은 비개인적인 요소들로서 구성되었습니다.

당신이 선원(禪院)으로 들어갈 때 어떻게 모든 것을 뒤에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 가슴에 지니고 있는 고통, 그것은 사회 자체입니다. 그것을 당신은 함께 갖고 들어옵니다. 당신은 그것과 함께 그리고 사회와 함께 들어옵니다.

당신이 명상을 할 때 그것은 당신 자신 뿐만 아니라 전 사회를 위해서입니다.

당신이 지니는 문제의 해결책은 당신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입니다.


IP *.237.201.11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강의 외전外傳3]불교의 관계론關係論 손수일 2005.03.28 1747
3738 [1] 수련(修鍊)의 길 [5] 홍승완 2005.03.28 1726
3737 [1] 당신의 경쟁 상대는 누구 입니까? [5] 오세나 2005.03.28 2498
3736 <변화학 칼럼1> 당신은 왜 여기에 서 있습니까? [7] 문요한 2005.03.28 2203
3735 [주간칼럼_01] 지식 근로자의 자기 계발과 사회적 책임 [3] 이익상 2005.03.28 2405
3734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 [7] 신재동 2005.03.28 2137
3733 일을 잘하려면 [4] 오병곤 2005.03.29 2286
3732 같으면서도 다른 것 [1] 김성렬 2005.03.29 1858
3731 지성인과 지식인 장박사 2005.03.30 2051
3730 -->[re]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 아닐까요? ^^ 강미영 2005.03.31 1600
3729 주간칼럼2 - 실패 [4] 박노진 2005.03.31 1637
3728 나무를심는 사람들("지오노" 의 원작에서... ) [6] 나무의기원 2005.04.03 4594
3727 프로세스 개선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2] 오병곤 2005.04.04 28524
3726 [2] 몰입 [4] 홍승완 2005.04.04 1869
3725 [2] 시간이 돈이 되는 시대 [2] 오세나 2005.04.04 1751
3724 <변화학 칼럼2> 살아 숨쉰다는 것 [4] 문요한 2005.04.04 1978
3723 [주간칼럼_02]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3] 이익상 2005.04.04 1786
3722 인연의 끈에서 자유로워지기 [4] 강미영 2005.04.04 1797
3721 운명이라는 것 [3] 손수일 2005.04.05 1949
3720 아이 키우기에 대한 소견 [6] 신재동 2005.04.05 1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