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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28일 23시 11분 등록

당신은 왜 여기에 서 있습니까?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아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던 '물라'는 길에 떨어져 있는 새알 하나를 발견했다. 새알을 보면서 아들이 그에게 물었다.

"아버지, 새가 어떻게 알 속으로 들어갔지요?"

말문이 막힌 물라가 대답했다.

"새가 어떻게 알에서 나오는지 알기 위해서 나는 평생을 바쳤는데,
너는 내게 더 어려운 문제를 내는구나."

사람들은 언제나 자문한다.
'내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들로부터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내 한계, 내 고통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답은 오히려 어떻게 그 안으로 들어갔는지에 있지 않을까?

훌륭한 스승은 우리에게 말한다. '네가 어디서 왔는지 말해준다면, 네가 어디로 갈 것인지 알려주마!'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알 속으로 들어갔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 행복한 바보성자 물라, ‘새는 어떻게 알속으로 들어갔을까?’ 중에서 -


나는 정신과 의사로 진료실에서 다양한 문제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문제는 다양하지만 많은 분들이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당연히 그 해법도 외부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풀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외부를 변화시키는 것은 자신의 통제밖의 일이거나 제일 어려운 일임을 얼마가지 않아 알게 된다.

현대인의 비극은 쉼없이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조차 모름은 물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에 있는 것 같다.

사람들과 함께 앉아 문제를 되짚어 나가면 나갈수록 문제는 충분히 피해갈 수 있었고 피할수 없었다 하더라도 그 불행을 줄일 수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그 위기를 자초한 경우도 수없이 많다면 믿겠는가!

삶의 불행과 위기에서 타인과 세상을 원망만 하거나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만 고민하는 사람은 설혹 위기탈출에 성공하더라도 또 다른 위기를 만난다. 아니 위기속으로 뛰어든다. 구멍속에 빠져서 오히려 구멍을 더 깊이 파는 것처럼 자기 발등을 찍고 만다.

반대로 위기속에 왜 빠졌는지를 자각하고 그에 따라 위기를 헤쳐나온 사람과 조직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모름지기 변화의 으뜸 원칙은 문제의 원인과 변화의 힘은 내부에 있다는 것이며 변화의 방향이란 내부에서 외부로 향한다는 것에 있다.

오늘 문제에 부딪혔거나 위기에 빠졌다고 느끼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 당신은 왜 여기에 서 있습니까?"
IP *.245.16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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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5.03.29 00:08:27 *.111.251.128
우리 몸을 비쳐주는 거울이 있듯이 마음을 비쳐주는 거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MBTI, 에니어그램 못지 않은 마음의 거울이 자꾸 나온다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좀 더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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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5.03.29 00:15:58 *.110.49.100
부드러운 요한 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군요. 현장의 힘이 목소리로 나온 것일테지요. 난 아직 현장을 소화하지 못합니다. 마음만 앞서서 허전해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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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영
2005.03.29 01:45:00 *.80.165.110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 데인저가 했던 질문이 생각 나네요.. "궁금한 것이 있어요.. 이 얼음이 어떻게 입구가 좁은 병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었을까요?" 한참을 웃고 넘겼었는데... 깊은 의미가 있는 대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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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3.29 10:06:29 *.241.103.8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강의'의 구절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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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3.29 14:51:53 *.150.115.69
세나님의 글과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쟁력과 문제라는 소재는 틀리지만 근원을 내부에서 찾는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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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03.29 17:01:10 *.247.50.145
위기에 왜 빠졌는지를 안다면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다고 하죠.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알면서도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내부에 더 깊이있게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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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06.15 23:15:51 *.190.172.240
왜 여기 서있느냐 하면요? "나의 밖에도 서있지 못하고 나의 안에도 서있지 못하기에..."안과 밖은 하나입니다. 그하나 이전은 "0"영입니다. 모든 것은 영에서 귀결이 됩니다. 내안에서 소중한 것은 내밖에서도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을 뛰어넘는 무엇... 그것은 無라고 생각합니다. 무우=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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