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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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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4일 19시 19분 등록
누군가가 당신의 통장에 매일 1,440만원씩 돈을 입금해 준다면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1,440만원이라는 것은 하루 분량의 분(시간)이다. 하루에 1,440만원의 금액은 누구에게는 많은 돈이고 누구에게는 아닐 수 있으나 범인에게는 상당한 금액이다. 오늘 사용하지 않으면 내일은 사라지는 이 금액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시간의 중요성을 위해 그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삶에 있어 이러한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 돈을 주고 사고 있다고 하면 어떠한가?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택배, 삼각 김밥, 이삿짐 센터, 피부 관리에서 국배달, 샴푸방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많은 것들이 바로 우리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시간이다. 아웃소싱이 가능한 것은 상당 부분 이미 상품화 되어 있으며 우리는 시간 절감과 편리성을 이유로 이러한 시간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시간 그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에도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많은 부분의 감동이 문화 예술에서 상품 광고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 계산이 되어 제공되고 있다. 요즘 TV 광고를 보면 감동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모 그룹의 글로벌 나눔 경영 광고를 보면 가슴이 다 뭉클해 진다. 내가 구입하는 브랜드가 러시아 소녀의 발레리나 꿈을 실현하는 것에, 이란의 청소년이 지뢰로 다리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에, 중국 소년의 눈을 뜨게 해주는 것에 기여한다는 것은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 최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이제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과 감동이라는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캐리어 에어컨은 ‘상품’을 판매하는 대신 설비 임대 및 관리 계약을 통해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공간의 체험’을 판매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제 자동차를 한대 더 파는 것보다는 다양한 변신의 기회를 보장하는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물건 자체보다 우리가 지금 체험하고 있는 서비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시간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구입해야 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삶’이 되어 가고 있다. 의학의 발달로 인류의 수명이 늘어 갈수록 이제는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삶의 길이도 어쩌면 구입해야 할 ‘상품’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시간이 점차 ‘돈’이 되어 가고 있고 각각의 삶의 부분이 ‘상품’이 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크로노스’적인 시간을 ‘카이로스’적인 시간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KTX를 타고 절감한 2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 버린다면 내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시간은 이중의 낭비가 되는 것이다. 핵심에 집중하는 80:20의 원칙에 입각하여 나의 생산성의 80%가 나오는 시간 20%의 시간을 과감히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늘려 나가야 할 것이다. 반면 80%의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20%의 생산성을 보이는 업무는 과감히 아웃소싱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다.

시간이 우리를 위해 일해 줄 수 있도록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것으로 축적되고 그 깊이를 더해 갈 수 있는 일에 투자하도록 하자. 지금 당신의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무엇인가? TV인가, 오락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인가? 당신이 지불하고 있는 금액을 다시 계산해 보아야 할 것이다.
IP *.9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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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4.06 01:14:19 *.58.17.34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한다는 것, 이것 참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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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2005.04.06 06:38:03 *.253.83.176
우리가 사고 파는 것이 결국 시간이었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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