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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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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4일 23시 08분 등록
상우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고 했을 때 은수는 단호하게 "우리 헤어져"라고 말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 중에서

조금 바꾸어 보자.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
처음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그땐 나 자신을 잘 몰랐고(관심이 없었고) 그런 상태에서 남을 바꾸려 했기 때문에 난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변화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나와는 다른 사람인 경우에 그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난 그 사람의 변화에 책임지지 않아도 됐으니까... 아니 오히려 그 사람이 변함으로써 내게 이로운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내가 원하던 일인 셈이다. 결국 나 자신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 한 것이다.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나를 중심으로 바뀌어 주기를 원했던 것이었다.

그럼 그 욕심의 본질은 무엇일까? 소극적인 욕심으로는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일 것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욕심을 낸다면 상대의 변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 마음일 것이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않기로 결심했을 경우 그 과정과 결과를 계산하고 무의식중에 그에 따를 고통과 기쁨을 느낀다. 그 과정과 결과가 고통을 수반한 경우 사람들은 가능한 한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나 아닌 다른 것들이 변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자신은 오로지 달콤한 결과만 챙길 뿐이다.

하지만 나 자신부터 변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특히 다른 누군가에게 변화를 강요하여 그에 따른 이익을 챙기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며 그런 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모든 변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나를 바꿈으로써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관용과 포용력이 생겨난다. 일단 그렇게 되면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상대방과의 조화를 원할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변화를 강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반대로 뭔가 다른 방법들, 좀 더 근본적인 방법들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문제의 열쇠가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출발점으로 좀더 여유있고 너그러운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변화의 좋은 점을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변화는 습관적으로 이어지는 생활이어야 한다. 막상 변화의 시기가 닥쳤을 때에는 이미 너무 늦었을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한 방법을 피터 드러커로부터 배울 수가 있다. 그는 매 3∼4년마다 자신의 관심사를 바꿔가며 공부했다고 한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혹은 우리를 둘러싼 주위 환경에 대해 그리고 변화의 요구에 대해 방관만 하고 행동을 취하지 않거나, 불평 불만을 늘어놔도 변하는 것이라고는 없다. 그렇게 2006년, 2010년은 다가오게 되어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절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단지 그 절박함을 자각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변화에 저항하는 우리 자신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헤어져"
IP *.74.17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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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5.04.05 22:29:18 *.147.136.125
선사께서 말씀하셨다... ' 깨우쳐 돌아와 보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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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4.06 01:26:59 *.58.17.34
'그럴 수 있나..?' vs '그럴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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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2005.04.06 06:32:40 *.253.83.176
마지막 문장이 확 눈에 들어오네요. 아직 안봤지만 영화 클린의 대사처럼 '사람은 필요하면 변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절박함이 아쉬울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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