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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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없애기 위해 본인은 미혼임을 미리 밝힌다.
당연히 키울 아이도 없다(우스개 말로 숨겨 놓은 자식도 없다).
다만 어린 아이들을 보면 그냥 웃음이 절로 나오고,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다보니 -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 육아, 아동 교육 쪽에도 종종 관심을 가져보곤 한다. 학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일상에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몇 마디 해보려 한다.
한 때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본 경험과,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대해본 적은 없다는 한계를 깔고서....
아이들을 대할 때 자주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눈높이'이다. 모든 사람들간의 관계는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 중 어른이 아이와 의사소통을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따금 어린 아이의 말에 대해 어른 시각으로 반응하는 경우를 본다. 아이는 내심 진지한데 어른 쪽에서는 하찮게 넘겨 버린 다든가, 아이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 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시시한 답이라 생각하여 바로 답을 알려줘 버리곤 한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실제 그 또래가 되어 대화해 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몇년 전, 컴퓨터 방문교육을 할 때 새로이 한 집을 방문하게 됐다. 5학년 정도로 기억되는 '오빠'와 1학년 '여동생'을 함께 교육하기로 했다. 그런데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오빠보다 여동생이 훨씬 수업에 적극적이었다. 하나를 설명하면 '아~' 하고 감탄사를 내보내고, 질문도 빈번히 던지는데 그 질문이 그 아이의 나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오빠는 엄마에 의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고 여동생은 본인의 관심과 호기심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오빠는 아직 더 지켜봐야 했고 여동생은 한 눈에 봐도 컴퓨터 쪽에 자질이 있는 아이였다.
그런데 교육을 마치고 나서니 어머니의 반응이 의외였다.
"너 오빠 수업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서 같이 들여 보냈는데 수업 방해나 하고.. 다음부터는 수업에 들어가지마"
'남의 자식' 키우는 문제에 왈가왈부 할 수 없기에 아무런 참견도 하지 않았지만 무척 안타까웠다.
여동생은 컴퓨터에 무척 관심이 많아 오빠 수업시에 슬그머니 방문을 열어 보곤 했으며 그때마다 어머니께 꾸중을 듣곤 했다. 시일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 못내 아쉬움이 남아 그 어머니께 넌지시 말을 건내 보았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 아이(여동생) 컴퓨터에 대해 호기심도 많고, 조금만 가르치면 잘할 것 같던데요"
"호기심만 많으면 뭐해요.. 항상 엉뚱한 것에 관심 갖고, 엉뚱한 질문만 해대고.."
그 순간만큼은 그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아동교육 전문가라도 되고 싶었다.
부모라면 설령 엉뚱함이라도 - 엉뚱하다는 것도 사실 어른의 시각이다 - 그것이 아이의 특징이라면 아이가 왜 그런 엉뚱함을 보이는지, 어떤 생각을 통해서 그런 행동을 나타내는지 유심히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단지 어른들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무작정 없애려 하거나 고치려 한다면 그것은 일찍부터 아이를 일정한 틀에 가두려는 시도일 뿐이다.
아이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기질이 보인다면 그것을 당장 고치려 하기 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당장 어른이 보기에 그것은 부족한 점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지 몰라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기질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IP *.111.251.128
당연히 키울 아이도 없다(우스개 말로 숨겨 놓은 자식도 없다).
다만 어린 아이들을 보면 그냥 웃음이 절로 나오고,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다보니 -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 육아, 아동 교육 쪽에도 종종 관심을 가져보곤 한다. 학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일상에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몇 마디 해보려 한다.
한 때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본 경험과,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대해본 적은 없다는 한계를 깔고서....
아이들을 대할 때 자주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눈높이'이다. 모든 사람들간의 관계는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 중 어른이 아이와 의사소통을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따금 어린 아이의 말에 대해 어른 시각으로 반응하는 경우를 본다. 아이는 내심 진지한데 어른 쪽에서는 하찮게 넘겨 버린 다든가, 아이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 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시시한 답이라 생각하여 바로 답을 알려줘 버리곤 한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실제 그 또래가 되어 대화해 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몇년 전, 컴퓨터 방문교육을 할 때 새로이 한 집을 방문하게 됐다. 5학년 정도로 기억되는 '오빠'와 1학년 '여동생'을 함께 교육하기로 했다. 그런데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오빠보다 여동생이 훨씬 수업에 적극적이었다. 하나를 설명하면 '아~' 하고 감탄사를 내보내고, 질문도 빈번히 던지는데 그 질문이 그 아이의 나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오빠는 엄마에 의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고 여동생은 본인의 관심과 호기심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오빠는 아직 더 지켜봐야 했고 여동생은 한 눈에 봐도 컴퓨터 쪽에 자질이 있는 아이였다.
그런데 교육을 마치고 나서니 어머니의 반응이 의외였다.
"너 오빠 수업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서 같이 들여 보냈는데 수업 방해나 하고.. 다음부터는 수업에 들어가지마"
'남의 자식' 키우는 문제에 왈가왈부 할 수 없기에 아무런 참견도 하지 않았지만 무척 안타까웠다.
여동생은 컴퓨터에 무척 관심이 많아 오빠 수업시에 슬그머니 방문을 열어 보곤 했으며 그때마다 어머니께 꾸중을 듣곤 했다. 시일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 못내 아쉬움이 남아 그 어머니께 넌지시 말을 건내 보았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 아이(여동생) 컴퓨터에 대해 호기심도 많고, 조금만 가르치면 잘할 것 같던데요"
"호기심만 많으면 뭐해요.. 항상 엉뚱한 것에 관심 갖고, 엉뚱한 질문만 해대고.."
그 순간만큼은 그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아동교육 전문가라도 되고 싶었다.
부모라면 설령 엉뚱함이라도 - 엉뚱하다는 것도 사실 어른의 시각이다 - 그것이 아이의 특징이라면 아이가 왜 그런 엉뚱함을 보이는지, 어떤 생각을 통해서 그런 행동을 나타내는지 유심히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단지 어른들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무작정 없애려 하거나 고치려 한다면 그것은 일찍부터 아이를 일정한 틀에 가두려는 시도일 뿐이다.
아이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기질이 보인다면 그것을 당장 고치려 하기 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당장 어른이 보기에 그것은 부족한 점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지 몰라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기질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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