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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1일 04시 04분 등록

늘 새롭게 정의하라!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사랑은 온 우주가 단 한 사람에게 좁혀지는 기적!’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사랑의 정의였는데 한동안 잊혀지질 않았다. 내가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쩌면 이렇게 잘 표현해 줄 수 있을까 싶어 쉬이 잊혀지질 않았나 보다. 찾아보니 한 영화속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이야기한 대사의 한 부분이었다.

나는 ‘정의(定義)내리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의 체험적 정의를 듣는 것 또한 좋아한다. 괜히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삶(혹은 사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식의 생뚱한 질문을 곧잘 한다. 사람에 따라 다소 황당해 하거나 흠칫하는 사람도 많지만 곧잘 자신이 생각하는 체험적 정의를 조심스레 들려준다. 그러면 나는 그 대답을 곰곰이 음미하며 그 사람의 숨결을 느껴본다. 어떤 개념을 몇 마디 단어로서 정의하는 것은 나에게는 단순한 지적 유희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너무 거창한 듯싶지만 정의내리는 것이란 내면의 진실에 도달하는 지름길이자 삶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의는 그 사람의 삶을 담아주는 그릇
우리는 알게 모르게 경험을 토대로 정의를 내리고 수정하며 그 정의에 맞추어 세상을 살아가고 사람을 만난다. 정의 속에는 정의 내리는 주체의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갈등과 미래의 기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어떤 개념에 대한 그 사람의 정의를 듣노라면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보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든다. 정의에는 공통적인 연상도 들어 있지만 많은 부분은 개별적인 그 사람만의 경험이 집약된 연상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념에 대한 체험적 정의는 백인백색이며 정의는 살아 움직이는 그 사람을 담아 주는 그릇이 된다.

‘정의내리는 것!’은 과연 중요할까?
그렇다. 정말 중요하다.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과 자신의 정의가 맞지 않으면 우리는 혼란에 빠진다. 이럴 때면 차이가 나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고쳐야 하는데 행동이나 감정을 취소하거나 부정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정의를 수정하거나 확대함으로써 혼란을 피해 나간다. 한 개인에게 사랑의 정의가 어떠냐에 따라 이성에 대한 비슷한 감정도 어느 시기에는 고귀한 사랑이 되지만 어느 시기에는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가 되고 만다. 다른 예를 들어 ‘넘어지는 것’을 실패라고 정의하는 사람이면 그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거나 아예 달리지 않는 삶이 된다. 만일 그가 ‘넘어진 후 일어나지 않은 것’을 실패로 정의내리는 사람이 된다면 그의 삶은 달라진다. 하물며 삶에 대한 정의의 중요성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럼, 당신의 삶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그 정의를 바꿀 필요를 느끼는가!

기업도 끊임없이 재정의해야 성장한다
이러한 정의는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는 자신의 경쟁자를 콜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경쟁자를 ‘사람이 마시는 모든 것’으로 정의하고 시장 점유율도 콜라시장의 판매점유율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위장 점유율’로 재정의함으로써 경영 부진을 씻고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업은 자사 제품과 시장의 정의와 영역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고민함으로써 변화를 모색할 수 있고 새로운 요구를 창조해낼 수 있다.

정의내리는 것은 수동적 표현이 아닌 능동적 활동
‘삶’, ‘사랑’, ‘사람’, ‘종교’, ‘변화’, ‘나’, ‘성공’, ‘실패’ 등등 우리는 수 없이 많은 개념에대한 정의를 가지고 산다. 또한 수많은 생산품들의 정의에 대한 무차별적인 광고 때문에 불필요한 욕구를 느끼고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험과 학습에 의해 정의가 생겨나지만 정의에 따라 우리의 삶이 제한되거나 반대로 도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정의 내리는 것’은 경험의 수동적 표현만이 아닌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의 능동적 활동이며 삶의 근본적 변화를 끌어내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그 자체만으로 진한 맛이 우러난다. 그리고 그러한 압축의 미(美)에다가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관점이 덧붙는다면 정의는 논리가 아닌 감동이 된다.

그래서 나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변화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들려주고 싶다. ‘변화를 원하시는 여러분! 변화란 늘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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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5.04.12 23:49:22 *.111.251.128
잘 읽었습니다. 막연하게 느끼며 흘려 보냈던 것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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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4.17 23:23:59 *.51.85.23
정의내린다는 것이 저에게는 해석으로 다가오는군요. '사랑은 온 우주가 단 한 사람에게 좁혀지는 기적!'이라는 말 감동적입니다. 에스프레소 커피가 어떤 맛인지 궁금하네요. 정의 좀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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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2005.04.18 12:39:00 *.72.66.253
좀 엉뚱하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신 후에는 쓴 포도주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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