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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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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1일 14시 46분 등록
실제 전쟁에서 내일 적군이 총 공습해 오는데 꼭 지켜야 할 항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면적으로 대치한다면 수적 열세로 총공세를 당 해낼 수 없는 상황이다. 고민에 쌓여 있는 당신에게 누군가 와서 감쪽같이 항구를 없앴다가 다시 생기게 준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의 한 장면이라 생각하는가? 이것은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 마술사인 영국인 재스퍼 마스켈린(Jasper Maskelyne)이 알렉산드리아 항구를 지킬 때 썼던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술과 같은 일이 어떻게 실재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비법은 바로 관점의 전환이다. 그는 조종사의 관점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조종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알렉산드리아 항구와 유사한 곳에 가상의 항구와 전투 기지를 마련하고 가포를 통해 그곳으로 공격을 유도했던 것이다.

관점을 바꾸어서 본다는 것은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소비자의 관점을 읽을 수 있다면, 리더가 팔로워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바로 관점을 전환 할 수 있다면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다. 관계와 접속이 중시되는 시대에 있어 주객의 전도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맥킨지의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창출 비용 보고서에 의하면 기존 고객 유지는 1달러가 들지만 신규 고객을 창출 하는 데는 5달러가 든다고 한다. 또 고객을 잃는데 10분이 걸리지만 그 고객이 다시 오는 데는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처럼 이제는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가 기업 성패의 관건이 되었다.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해 잘 이해 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에서 그 사람이 되어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겸손한 마음과 ‘신뢰’의 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21세기의 리더쉽은 ‘코칭(coaching)’의 방법론으로 가고 있다. 각자가 자기의 분야에서 최선의 답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삼국지의 유현덕과 같은 정신으로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스스로도 이로워 지는 상생의 동양 철학의 재해석인 것이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의 문제를 찾도록 격려한다는 것은 그의 배움을 독려하는 것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맹자는 책을 읽는 것을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이라고 하였다. 원래 나 안에 있던 것을 책을 통해서 찾아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나’를 찾아가면서 동시에 나를 버려 나가는 것이 유연한 자아를 갖추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길이다. 나를 버려 나간다는 것은 우물 안에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나만의 고집, 나만의 인식이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책속에 그림속에 자연속에 음악속에 또 일상속에 있는 내 자신을 찾아 진정한 나를 채우는 것이다. 내가 아닌 내가 되어 나로 돌아오는 歸야 말로 진정한 내가 되는 길이자 나와 남의 경계를 허물고 삼라만상의 조화의 일부로 자신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고객의 마음을 가진 기업, 부하의 마음을 가진 상사, 아이의 마음을 가진 부모, ‘너’의 마음을 지닌 ‘내’가 될 수 있다면 21세기 최고의 마술과 같은 순간을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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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4.17 23:44:03 *.51.85.23
알렉산드리아 항구 이야기를 얼마전에 MBC 서프라이즈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마술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표현이 역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세나님은 충분히 역지사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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