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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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심 가지는 일에 대해서는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시작을 한다. 하지만 초기에 관심을 가지는 정도가 지나쳐 머지않아 곧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 스스로가 지쳐가게 되는 것이다.
인형 만들기를 시작하려면, 우선 인형 만들기에 대한 3-4권의 책을 한꺼번에 사 들인다. 그리고 오 만원이나 하는 강의를 덥썩 수강 신청 한다. 2-3일만에 기본을 배우고, 인형 한마리를 무난히 만들어 내지만, 나는 벌써 이 일을 그만하고 싶어진다.
누구나 시작할 때의 마음은 다 같으리라 생각한다.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이것만 된다면 큰 성공을 이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것을 잘만 한다면 내다 팔고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그처럼 쉬운 일은 없다. 무언가를 계속 한다는 것은 그 일의 시작을 결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내가 강의 신청을 하거나 몇 만원을 들여서 책을 사 들이는 것만큼, 그런 시작만큼 계속하는 일이 쉽다면, 실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혹은, 어쩌면 커다란 시작이 내가 걸어가는 과정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주일에 하나씩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을 나는 욕심이 앞서 3일만에 만들어 내고서는 손에 물집이 앉아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 시작할 때 무엇인가를 이루어 낼 것처럼 성급하게 큰 한 보를 내딛는다면 그 시작과 함께 하는 내내 불편하고, 무엇인가 이루어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 온 힘이 다 빠지게 된다. 그리고 계속 해 나갈 힘이 없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 할 만큼 시작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반이 '계속 해 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항상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시작되어 반만을 이루어 놓은 채 계속 해 나가야 하는 나머지 반쪽을 잃어버린 인생을 사는 것 같다.
지금까지 27년 동안 무언가를 시작만 해 왔었다면,
이제 나는 그것들을 계속 해 나가는 연습을 해야하겠다.
이번 연구원 모임에서 수많은 말들 중 내 가슴을 울렸던 것은.
"하루를 놓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시작하라. 계속하라. 매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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