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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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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9일 20시 16분 등록
주간칼럼 4 - 작지만 강한 기업 2 : CEO의 고민

사례 1

약 1년 반전에 창업한 반도체 테스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회사가 있었다. 사장은 전에 있던 회사에서 이 분야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술력과 인력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와 돈 없이 시작하였다.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돈 얘기였다.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하였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 해결된다는 말인가?
기술력이 있으니 굴지의 S전자나 H사에서 납품을 받아 준다고 하였다. 설비 한 대를 들이는데도 몇 억이 소요된다고 하니 과연 돈이 있어야 되나 보다 생각하였다. 기술은 자타가 인정하는 기업이니만큼 돈만 있으면 되겠다 싶었다. 창업한지 6개월 정도 지나서 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어려워서 반도체 테스트 부분을 인수하게 되었고 고정매출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경상이익이 50%가 넘는다고 했다. 매출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돈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돈이다.
최근 다시 만난 이 회사의 사장은 역시 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문제가 돈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 내가 보기에는 돈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이 회사는 돈이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준비해 나갈 핵심 인력 확보에 소홀한 것이 원인인 것 같았다. 사장은 핵심기술을 알고 있는 엔지니어 출신이니 기술개발과 기술영업에 전념하고 돈 문제와 내부관리를 맡을 관리전문가를 영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소위 믿고 맡길 수 있는 No 2가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사례 2

출입통제와 모바일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IT회사 사장이 얼마 전 사업을 접는다고 한다. 창업부터 지금까지 옆에서 지켜본 회사라 내부 사정을 좀 아는 편이다. 이 업종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의욕 하나로 시작하였고 그것으로 일어설 줄 알았다. 회사와 오너에 충실한 직원도 있었고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력을 알고 있는 직원도 보유하고 있었다. 초기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당분간은 매출이 없어도 먹고 살 돈도 있었다.
사장은 돈이 없다고 항상 돈 구하러 돌아다녔고 그 회사는 항상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하였다. 주변에서는 아이템이 불분명하다고 충고하였고 어느 정도 내용을 찾아 가는 듯 하였다. 그러면서 만날 때 마다 돈 얘기를 하였다. 결국 돈이 없어 망한 것 같았다.

- 아니다. 이 회사도 돈이 없어서 망한 것이 아니다. 사업 아이템을 잡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고 그 사이 누적된 적자가 다시 재기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 주 원인이었다. 그리고 매출을 올리는 영업에 사활적이지 못했다. 폼생 폼사였던 것이다. 관리와 영업이 오너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사례 3

항생제에 관계된 기술을 만드는 바이오 기업이 있는데 이 회사의 특징은 기술력은 외국 특허까지 받아 놓고 국내 대기업에게도 로얄티를 받고 있을 정도로 얼핏 보면 꽤 괜찮은 기업이다. 이 회사의 사장도 만나면 돈 얘기다. 돈만 있으면 다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술을 응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언제까지 매출을 얼마정도로 올려서 단번에 올라설 수 있다고 큰소리다.
기술도 있고 제품도 나오고 괜찮은 것 같은데 회사는 잘 굴러가지 않는다. 여기 저기 벌려놓은 일은 많고 수습해서 앞으로 나가려니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여전히 돈 타령이다.

- 이 회사는 아이템은 분명하고 파생할 수 있는 상품의 형태가 꽤나 괜찮은 기업이다. 그런데도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돈도 있지만 오너의 기업운영능력이 아직 부족한 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상품이 괜찮으면 마케팅과 조직이 갖춰주어야 한다. 돈은 그 다음 문제가 아닐까?

느낌

대부분의 기업 경영자들이 말하는 것이 돈 문제다. 돈이 없어서 사업 못하겠다고 한다. 도대체 정부는 돈 풀어서 중소기업 안 살리고 뭐하냐는 불만이 너무 많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물론 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그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기업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조직의 운영 내에서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분야마다 책임인력을 준비해야 한다.

돈은 내용이 분명하면 들어오게 되어 있다. 돈 될만한 상품에는 돈이 몰리는 것이 자본주의사회이다. 또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작게 시작해야 한다. 지출해야 할 비용이 적으면 적을수록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법이다.
IP *.247.5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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