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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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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8일 07시 33분 등록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듯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논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 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아마도 나의삶을두고한듯)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북동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하면 뿌리를 흔들어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된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겟는가?
IP *.82.18.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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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2005.04.28 07:35:02 *.82.18.232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신영복님의"강의" 이책을 읽을 수있게 해주신 고운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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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ie
2005.05.06 01:37:55 *.42.252.182
여름 소나기 같은 비가 두들기더니 조용해졌습니다. 이제 자러가야겠어요. 이런 강의를 듣는 학생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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