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기원
- 조회 수 204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듯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논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 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아마도 나의삶을두고한듯)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북동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하면 뿌리를 흔들어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된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겟는가?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99 | 사부곡 (사부님을 그리며) [2] | 운제 | 2013.04.18 | 2031 |
2098 | 선물과 뇌물의 차이 [1] | 홍승완 | 2005.10.18 | 2032 |
2097 | '영감은 일상의 성실함에서 나온다'에 붙여 [7] | 심장호 | 2010.03.08 | 2032 |
2096 | 나는 게으른 사람일까? [3] | 신재동 | 2007.02.10 | 2033 |
2095 | 봄을 타나 봅니다. [4] | 사무엘 | 2008.03.18 | 2033 |
2094 |
[오리날다] 평범함의 가치 ![]() | 김미영 | 2010.04.03 | 2033 |
2093 |
딸기밭 사진편지 53 / 저녁 ![]() | 지금 | 2010.07.13 | 2033 |
2092 | 제8기 지적레이스 2주차 칼럼-나는 누구인가 [6] | ![]() | 2012.02.26 | 2033 |
2091 | 컴이 가출하고 시는 날아가버리고 [12] | ![]() | 2012.03.10 | 2033 |
2090 | 겨울이 버틴다 | 장재용 | 2013.04.20 | 2033 |
2089 | -->[re]5시 55분에 기상하기 [2] | 가인 | 2003.09.06 | 2034 |
2088 | -->[re]선택과 우연 그리고 사랑 [2] | choice | 2004.01.09 | 2034 |
2087 | -->[re]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3] | 구본형 | 2007.03.07 | 2034 |
2086 | 나의 신부여, 나의 벗이여 [2] | 유인창 | 2008.03.22 | 2034 |
2085 | 내안의 신화찾기 2 [5] | 신진철 | 2010.04.27 | 2034 |
2084 | 매일95 : 손쉽게 존중받는 솔선수범 청소하기 [1] | 인희 | 2010.10.16 | 2035 |
2083 | 10기 <연구원 10년 공저 기획안> 김정은 [6] | 앨리스 | 2014.03.14 | 2035 |
2082 | 아주 특별한 여행 [2] | 강종출 | 2008.03.24 | 2036 |
2081 | 칼럼2. <나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3] | 이선형 | 2010.02.21 | 2036 |
2080 | 나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9] | 박미옥 | 2010.02.27 | 20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