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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9일 11시 44분 등록
글을 쓴다는 것

최근 들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전에 없이 심각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업무상 서류를 작성할 때 외에는 글을 써본 적이 없는 나에게 글 쓰기는 전혀 낯선 세상이었던 것이다. 어지럽게 스쳐간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글 쓰기는 그것이 일기가 됐든 소설이 됐든 시가 됐든 기본적으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활자체로 옮기는 행위이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잘 써서 멋지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만큼 그 행위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듣고 보는 것과 달리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은 능동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연습이 부족해서라고도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내 생각엔 우선 현실적인 문제로 글을 쓸 시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일기만 해도 그렇다. 초등학생 숙제 해가듯 매일 쓰지 않아도 되는 일기조차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잘 써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시간이 없다는 이유에 앞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필요하지 않거나 절박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거기에 필요한 시간은 얼마든지 낼 수 있을 테니까... 글 쓰기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자기 글에 대해 져야할 책임에 대한 부담감이 아닐까 한다. 그 글이 자기 자신과의 약속일 경우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역시 일기를 예로 들 수가 있겠다. 일기를 쓰는 것이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수단이고 현장인데 그것이 늘 즐겁지만은 않기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일기 등을 통해서 자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어쨌든 자기의 느낌과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는 것에는 그 행위 자체를 뛰어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말이나 글에 책임을 지는 등의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러한 의미있는 행위인 글 쓰기를 더욱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잘 쓴 글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는 위의 범위로만 한정하기로 하자.

방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가 한 번쯤 본다면 도움이 될 만한 영화를 소개 한다. 이 글을 쓰려다 문득 떠오른 영화인데 바로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2)이다. 이 영화의 초반부에 아주 진지하고도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목사인 아버지가 주인공인 아들에게 매일 작문 숙제를 내주는데, 글이 완성되면 그 글을 처음 작성한 것의 절반으로 줄여오게 한다. 이 과정을 몇 번을 반복한 후 최종 작문이 아버지의 마음에 들면 아버지는 비로소 아들을 밖에 나가 놀 수 있도록 허락한다. 이것은 일종의 훈련인 셈인데 어린 아들에겐 바깥놀이에 대한 아버지의 허락이 글을 써야하는 가장 절박한 이유가 됐을 것이며 그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가장 명쾌하게 보여준 명장면이라고 생각된다. 글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자기 글을 그만큼 많이 읽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픈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는 데다 핵심적인 내용만으로 축약해서 표현해내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게 될 것이다.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데도 결국은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면 우선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많이 읽고 정리하면서 좋은 단어나 문장을 모아 조금씩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역시 많이 써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읽는 것과 쓰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이다. 여기서 많이 쓴다는 것은 우선은 짧게 자주 쓴다는 의미이다.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긴 글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짧게 자주 쓰되 집중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나름대로의 마감 시간을 정해놓고 쓰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글 잘 쓰기 혹은 책 잘 읽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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