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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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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0일 11시 47분 등록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올리는지 파악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은 자신이 '어떻게 배우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읽는 자인지 듣는 자인지를 파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세상 어디에서나 배우는 데에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만이 있다는 가정 아래,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의 배우는 방법이 똑같다는 가정 아래 학교가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배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사람마다 각자 배우는 방법이 다르다. 떠오르는 악상을 그때그때 기록해 두는 방식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 베토벤이 한 것처럼 말이다. 반면에 슬로언은 회의 도중에는 아무런 기록도 하지 않고 대신 회의가 깥는 후에 사람들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이 스스로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쓰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행하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드러커) 에서..


책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와 닿았던 부분이다.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적어!!' 라는 말이다. 학창시절을 회상할 때 앞에서는 선생님께서 열심히 무언가를 말하고 학생들은 종이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학원에서도 혹은 회의실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그러한 작업이 다소 곤혹스럽다. 가장 큰 이유는 글씨를 워낙 못 쓰기 때문이다(직접 본 사람들이 100% 공감했다). 기껏 열심히 적어 놨는데 나중에 다시 보면 뿌듯함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짜증이 난다.
또 하나의 이유는, 무슨 얘기인지 이해도 하지 못한 채로 무작정 받아 적는 것이 참 싫다. 혹시나 중요한 말을 놓칠까 싶어 말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지언정 무작정 적어대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그 중 핵심적인 것만을 메모하는 편이다. 세세한 것을 다 적지 않는다. 그런 방식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나타나는 때는 컴퓨터와 관련된 학습을 할 때이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울 때, 함께 배우던 수강생들 중에는 강사의 말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게 적는 사람을 받아 적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렇게 적은 것을 다시 들여다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시 봐도 소용 없는 것이 프로그래밍은 암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적은 내용은 대부분 관련 서적에 이미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내용이었다. 차라리 강사가 설명하는 동안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직접 컴퓨터에서 구현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의 경우엔 주로 읽으면서, 혹은 들으면서 학습을 하는 쪽이다. 적는 경우도 있지만, 다시 들여다 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듣는 그 순간, 그 말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함이다.

배움에 왕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방식이 어떤 분야에서는 잘 들어맞을지 모르지만, 그 방식이 다른 분야에서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공부 잘 하는 사람의 학습 습관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개성이 한껏 발휘된 다양한 학습방법이 표출되었으면 좋겠다.
IP *.38.2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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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5.18 01:27:51 *.51.82.119
대략 적는 방식은 저와 비슷하군요.
핵심 키워드만 나중에 음미하는 식이죠.
재동님은 칼럼 쓰는 걸보면 적는 걸로도 충분히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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