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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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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2일 22시 16분 등록

“플라톤의 『파에톤Phaethon』편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고 한다-사람은 다른 사람과 말을 할 때 듣는 사람의 경험에 맞추어 말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목수와 이야기할 때는 목수가 사용하는 말을 써야 한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중에서.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4가지 원리’로 ‘지각(perception)', '기대(expectation)', '요구(demand)',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상호의존성' 등을 들면서 제1원리로 ‘지각’을 말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사람은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누군가 듣는 사람이 없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없다는 것이다. 즉, 지각하는 행위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지각은 발신자가 수신자의 언어 혹은 수신자가 사용하는 용어로 말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용어들은 수신자의 경험에 기초한 것이어야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아이에게 얘기할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소통'이란 그 사회의 성격과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즉 과거에는 사회가 신분이나 집단으로 구성되었다면, 오늘날에는 의사소통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IT 산업의 발전이 우리의 일상을 시시각각 바꾸어놓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얘기에 대해 실감한다. 이러한 새로운 문명이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지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이고, 지식 근로자 혹은 전문가들은 소통을 위해 자신과 자신의 전문 분야 두 가지 모두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소통은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화, 즉 ‘이야기한다’는 것은 문명이 존재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다. 상호이해를 이끌어낼 때 비로소 문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 곧 문화의 역할이다. 이처럼 소통은 문명의 전제조건이자 문화의 성립조건이다.

우리는 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개인의 관계망 속에서 타인들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소통하며 살아가지 않을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이유가 결국 ‘이야기하기 위해서’라고 하는 얘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언젠가 칼텍의 동료교수 한 사람이 파인만(Richard P. Feynman: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에게 질문을 던졌다. “스핀이 1/2인 입자들이 페르미-디락의 통계를 따르는 이유가 뭘까?” 파인만은 즉각적인 답을 회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내용으로 1학년생들을 위한 강의를 준비해보겠네.” 그러나 몇 주가 지난 후에 파인만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자네도 짐작하겠지만, 아직 강의노트를 만들지 못했어. 1학년생들도 알아듣게끔 설명할 방법이 없더라구.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가 아직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야. 내 말 알아듣겠나?”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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