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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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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9일 15시 27분 등록


피아니스트가 열정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다 일순 멈춘다.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피아니스트를 주목한다.

두근 두근 …

곡은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로 순간 청중을 사로잡는다.
순간 음계를 채운 것뿐만 아니라 음조의 중간 중간 인터벌이 더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화의 아름다움은 ‘여백’에 있다고 한다.
그려진 듯 안 그려진 듯한 공간은 감상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준다.
어디에나 있는 듯한 자연과 집속에서 당신은 자신의 추억을 보고 당신만의 상상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특별히 색을 주지 않아도 흰 공간은 그대로 물도 되고 하늘도 된다.

송•원대의 선종(禪宗)화가들은 수묵화를 자신들의 종교 이념을 표명하는 도구로 간주하여 일획법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감필(減匹)에 의한 표현 억제의 의의와 심상의 도(道)를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완당의 ‘세한도’나 ‘난’ 그림도 그러한 사상과 철학의 발현인 것이다. 이러한 그림에서는 여백과 그림의 배치 그리고 여백과 그림의 비율등, 여백도 그림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마하트마 간디는 때때로 침묵속에서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때로는 침묵은 백마디의 말보다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 나무라지 않고 용서하는 침묵등은 상대에게 더 큰 마음의 부담과 반성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불가에서는 ‘묵언수행’을 수련의 중요한 단계로 여긴다. 사람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본성이며 이를 거슬러 침묵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테레사 수녀는 침묵과 신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신은 침묵의 친구지요. 자연, 나무, 풀이 어떻게 침묵 속에서 자라는지 보세요. 별, 달 그리고 태양을, 그들이 어떻게 침묵 속에서 움직이는지 보세요… 혼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요하죠” 라고 말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참고 넘기고 아무말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를 때 가능 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꼭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갖혀산다. 그러나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않음으로서의 비움과 여유가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연주하지 않음, 그리지 않음, 말하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공간은 우리에게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현재의 시간은 무엇이던 ‘적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나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생긴다. ‘적극적으로 무엇을 함’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않음’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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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6.30 21:09:52 *.235.2.218
노자의 '무위(無爲)'를 터득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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