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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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간에서 '네티즌의 힘을 보여 줍시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보곤 한다. 네티즌의 힘이라는 것이 처음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러한 구호성 글이 다소 신선하게 읽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그러한 구호를 심심치 않게 접하다 보니 특유의 경계심이 발동한다. '잘 나갈 때 조심하자'라는 말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네티즌의 힘을 보여 줍시다."
이 문장에는 '정의의 힘으로 불의를 몰아내자' 혹은 '처벌하자' 정도의 뜻이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네티즌은 정의이고 그들에게 비판 당하는 누군가는 불의인 것이다. 그들은 일단 불의로 낙인 찍은 대상에게는 가혹하기 그지 없다. 하긴, 불의라고 생각되는 것과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보통 불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엄밀히 따져 보면 본인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심할 경우 언어 폭력도 불사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들도 당당히 하나의 힘으로 인정 받고 있다. 주요 매체에서 그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일정 부분 정책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당사자인 네티즌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애초에 아무런 힘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별안간 그것이 생겼으니 신이 날만도 하다.
그런데 그 힘을 너무 과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빈도가 늘어 난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주요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힘은 가졌을지언정 그것을 합리적으로 쓰는 단계는 아닌 것이다. 마치 힘이 없어 한을 품었던 사람에게 칼이 쥐어진 형세라고나 할까. 자신은 정의로운데 힘이 없어 핍박 받다가 칼을 얻었으니 이제 그것으로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식이다.
요즘 들어 그러한 폐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로 실명제가 거론되고 있고 그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극명하고 나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은 과도기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정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말든 그것은 정책 담당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대신 왜 그리도 온라인 상에서 폭력적인 글들이 난무할까 하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에 대한 견해 중 가장 공감되는 것은 현실공간에서 억눌려 있는 것을 온라인 공간에서 풀어 내고 있다는 견해이다.
그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추측하자면 학교, 회사, 가정 등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것을 어디에 하소연 한다든가 풀어 놓을 수 있는 여유라도 가진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든 그것을 해소해야 하는데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이제 웬만한 곳에서는 다 접속할 수 있고 누가 나를 알아보는 것도 아닌 비교적 안전한 공간이다. 그래서 평소에 억눌려 있다가 그 감정을 풀어 놓을 수 있는 먹이감(?)만 발견하면 인정사정 없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내뱉는 것이다.
주위에 자신의 속을 마음껏 털어 놓을 수 있는 대화상대만 있어도 그러한 폭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면 비약일까?
현대인은 외롭다고 한다. 어쩌면 온라인 상의 폭력은 그러한 외로움을 잘못된 방법으로 해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하나의 사회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 외로움을 나름대로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손쉬운 방법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술을 즐겨 찾고(나도 술을 마시긴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이 공격할 대상을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화풀이 할 대상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IP *.38.214.85
"네티즌의 힘을 보여 줍시다."
이 문장에는 '정의의 힘으로 불의를 몰아내자' 혹은 '처벌하자' 정도의 뜻이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네티즌은 정의이고 그들에게 비판 당하는 누군가는 불의인 것이다. 그들은 일단 불의로 낙인 찍은 대상에게는 가혹하기 그지 없다. 하긴, 불의라고 생각되는 것과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보통 불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엄밀히 따져 보면 본인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심할 경우 언어 폭력도 불사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들도 당당히 하나의 힘으로 인정 받고 있다. 주요 매체에서 그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일정 부분 정책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당사자인 네티즌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애초에 아무런 힘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별안간 그것이 생겼으니 신이 날만도 하다.
그런데 그 힘을 너무 과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빈도가 늘어 난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주요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힘은 가졌을지언정 그것을 합리적으로 쓰는 단계는 아닌 것이다. 마치 힘이 없어 한을 품었던 사람에게 칼이 쥐어진 형세라고나 할까. 자신은 정의로운데 힘이 없어 핍박 받다가 칼을 얻었으니 이제 그것으로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식이다.
요즘 들어 그러한 폐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로 실명제가 거론되고 있고 그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극명하고 나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은 과도기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정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말든 그것은 정책 담당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대신 왜 그리도 온라인 상에서 폭력적인 글들이 난무할까 하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에 대한 견해 중 가장 공감되는 것은 현실공간에서 억눌려 있는 것을 온라인 공간에서 풀어 내고 있다는 견해이다.
그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추측하자면 학교, 회사, 가정 등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것을 어디에 하소연 한다든가 풀어 놓을 수 있는 여유라도 가진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든 그것을 해소해야 하는데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이제 웬만한 곳에서는 다 접속할 수 있고 누가 나를 알아보는 것도 아닌 비교적 안전한 공간이다. 그래서 평소에 억눌려 있다가 그 감정을 풀어 놓을 수 있는 먹이감(?)만 발견하면 인정사정 없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내뱉는 것이다.
주위에 자신의 속을 마음껏 털어 놓을 수 있는 대화상대만 있어도 그러한 폭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면 비약일까?
현대인은 외롭다고 한다. 어쩌면 온라인 상의 폭력은 그러한 외로움을 잘못된 방법으로 해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하나의 사회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 외로움을 나름대로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손쉬운 방법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술을 즐겨 찾고(나도 술을 마시긴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이 공격할 대상을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화풀이 할 대상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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