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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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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2일 00시 45분 등록
다소 극단적인 질문 하나.
과거를 떠올릴 때 즐거운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내 경우에는 지금 순간에 그 답이 너무도 명쾌하다. 전혀 몰랐던 사실은 아니지만, 왠지 그것을 수면 위로 끌어내 보아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상상 속에서 어린 시절 모습으로 돌아가 본다. 지금 기분은? 뭔가 울적하다. 과거를 회상할 때 대체로 첫 느낌이 그렇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아주 불쌍한 모습은 아니지만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체념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릴 적에 안좋은 경험을 많이 겪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매사에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어릴 적에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한 것일까? 약간 우울해 보이는 이들은 모두들 부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한 것일까?

그런데 그런 경험에 관계 없이 언제나 낙천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불행한 일을 겪더라도 잠깐 괴로워 할 뿐, 이내 툭툭 털어 버리고 다시금 예의 밝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것은 어떤 경험을 더 많이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인가 보다. 의식적으로 그런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흐뭇한 기억들만 자기 안에 남겨 놓는 듯이 보인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잘 떠올릴 때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언뜻 보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를테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실수를 무서워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미래의 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은 크게 그려 놓았는데 행여 나중에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경우 나에 대한 실망이 얼마나 클지 미리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늘 그런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 속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었나 보다.

지금 적어도 한 가지는 명쾌해지는 것 같다. 과거에 어떤 경험을 더 많이 했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려 하고 있다면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즐거운 겅혐, 성취 경험을 많이 떠올려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이론상으로야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나같이 부정적인 경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변화를 꿈꾸면서도 선뜻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가만히 있으면 현상유지라도 하는데 괜히 일을 벌였다가 잘 되지 않으면 자신에게 또 실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변화의 폭을 크게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과거의 경험에 의해 그 폭이 제약 받는다면 의식적으로 과거를 조작해야 할 필요도 있지 않나 싶다. 그것은 내가 나에게 하는 '선의의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봐도 지금 내게는 그러한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당분간 내게 그러한 거짓말을 하려 한다. 그럼으로써 다소 오만해져도 좋다. 아니, 오히려 오만해져야 할지 모른다.
IP *.111.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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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5.07.12 11:01:24 *.104.60.245
신재동님의 오만을 축하 드립니다
실패할까봐 해보지도 않는거....웬지 시시하잖아요
피터지게 한번 싸워 보는거죠
죽기 밖에 더하겠어요
재동님의 오만함에 한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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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2005.07.13 10:27:30 *.46.233.115
저도 과거의 경험들은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그래서 문득 과거의 실수와 부끄러운 일들이 생각나서 몸을 비비 꼬기도 하지요.. 그리고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몰라 배 째! 또는 나말고는 아무도 그 일을 기억하지 않아!..
그러면 약간이나마 느낌이 바뀌는 거죠. 그냥 과거의 웃겼던 일들로 바뀌게 됩니다. 과거의 해프닝이 되는거죠... 과거의 경험에서 우리는 도움만 받으면 될 거 같습니다. 그 때의 아픔이나 고통, 좌절이 그대로 다시 필요하진 않을 테니까요..
재동이형의 억양을 생각하면서 형 글을 읽으니 더 재미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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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7.17 17:07:10 *.229.38.247
저도 재동님의 오만, 아니 거만함에 한표 던집니다.
저는 사고방식이 서구적인 패턴이라서 그래서인지 과거는 과거일뿐,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생각이 지배적이네요.
저같은 경우는 과거의 아픔이 세월이 지날수록 추억으로 느껴지는군요.
어쨌든 재동님의 미션 석세스를 위하여.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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