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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21일 20시 03분 등록
<변화학 칼럼 18>

세상안의 세상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변화라는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준비물
변화라는 여행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따라내야 할 거품도 많다. 그리고 그 길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장애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걱정이 들다보면 좀더 치밀한 준비와 추가적인 변수를 다 고려해 놓아야 마음이 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수도 있다. 인생은 때로 ‘저질러 버려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저지르기 전에 이것 하나만은 갖추고 떠나야 하지 않을까? 모든 연료를 다 준비해갈 필요는 없겠지만 다음 주유소까지 갈 정도의 넉넉한 기름정도는 준비해야 할것이다. 기본적인 변화의 에너지를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나는 ‘긍정적 감정으로 충만한 마음’이라고 하고 싶다. 간단하게는 ‘자기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변화는 삶의 미세한 정서의 결들이 일어나 긍정적 감정들로 충만함을 의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면 긍정적인 감정으로 충만하다는 것은 변화여행의 준비물이 아니라 알파와 오메가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고통에 찬 변화는 정말 싫다.

'뭐, 재미난 일 좀 없을까?'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는 뭘 해도 재미가 없다는 사람이 많다. ‘요새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물어보았을 때 시원하게 답해주는 사람이 없다. 다들 세상사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 쉴 새 없는 자극의 홍수와 ‘남과의 비교와 비교 당함’ 때문에 우리는 기쁨, 다행감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반대로 자기상실과 방향성 혼란으로 인해 까닭 없는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하게 흥분하거나 필요이상 위축되어 살아간다. 안타깝게도 옆에 있는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위무해줄 수 있다는 믿음까지 놓아버린 사람도 많다.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더 강한 쾌락과 망각을 얻기 위해 단절된 공간 속에서 무언가에 탐닉하고 깊이 빠져든다.

감정 역치(emotional threshold)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감정의 역치는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겠지만 같은 자극에도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그 감정적 반응역시 천차만별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작은 일에도 기뻐하는 사람도 있고 사소한 일로 발광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사람마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역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과 반응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부분에 인간의 특성과 위대함이 나타나 있다. 인간만이 자극에 대한 반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적 기준선은 부정적인 자극에 대해서는 예민하고 긍정적인 자극에 대해서는 둔감해져 있는 부조화 상태에 빠져있다.

여러분의 감정 유형(emotional type)은?
감정의 역치를 토대로 감정유형을 구분해 보았다. 유형화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편의상 8가지 정도로 나누어 보았다.


1. 여기서 언급하는 우울형, 조증형은 특정시기에 일시적으로 보이는 비정상적 감정상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한 개인의 감정유형을 말한다.
2. 두 가지 감정유형을 번갈아가며 보이거나(예: 조울증) 섞여 있는 경우는 복잡성 때문에 제외하였다.


1) 표준형 :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의 기준선이 평균선에 머물러 적정선 이상의 자극에 대해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
2) (경)조증형 : 마냥 좋은 상태이다. 불안이나 회의감이 없이 자신에 대해 무조건적인 자신감과 들뜸의 상태가 지속되는 유형이다.
3) 우울형 혹은 분노형 : 마냥 좋지 않은 상태이다. 세상과 자신에 대해 늘 분노하거나 비관적이며 슬픔에 차 있다. 세상을 살면서 좋은 느낌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4) 둔감형 : 과도한 억압이나 상처로 인해 감정이 질식된 상태이다. 세상을 머리로만 살기 때문에 기쁨도 슬픔도 좌절도 없다. 오직 자신만의 닫힌 세계가 있을 뿐이다.
5) 감정과잉형 : 감정의 과대화로 이성이 힘을 못 쓰는 상황이다. 넘쳐나는 감정이 때로는 삶의 에너지로 작용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파괴시켜 버린다.
6) 긍정감정 충만형 : 부정적인 정서가 없는 상태는 아니라 적게 느끼거나 이를 삶의 또다른 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이라는 일상의 시간에서 다행감, 일체감, 기쁨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다.
7) 부정감정 충만형 : 긍정적인 정서는 좀처럼 느끼지 못하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충만한 상태이다. 원하는 모습을 달성하는 미래에 행복해질 준비를 하고 변화를 시도해 보지만 에너지 부족으로 중도포기하고 만다.
8) 일체형 : 좋고 나쁘고의 기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현실적인 유형이라기보다는 이상적인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넣었다.

삶의 긍정적 정서의 결을 세우는 방법
자신이 생각하는 유형과 남이 보는 유형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내 주변에는 스스로 3,4,5,7번 이라고 인정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참 많다. 아무튼 변화를 실천하는 사람은 6번의 유형에 가까워지거나 더 깊이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 기준선(역치)을 변동시켜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오늘 다 언급할 수 없지만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자신의 내부에 침잠하는 시간을 갖으셨으면 좋겠다. 이성과 가치판단 활동을 다 내려놓고 세상을 느껴 보았으면 좋겠다. 그럼, 여태껏 존재했지만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까짓것! 행복이 별것 있나? 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라고 선언하고 미소한번 머금었으면 좋겠다.

나에게서 벗어나는 모든 것들을 나는 변화라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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